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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이승우에게 조금은 관대해야 할 이유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건우 기자] 얼마 전 한국에서 치러진 U-20 월드컵을 계기로 이승우(19 FC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한국축구의 중심에 섰다. 특히 국내에서는 언론 및 네티즌들로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그에게는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속앓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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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핑크색 머리. [사진=이승우 인스타그램]


조악하기만 한 경기 외적인 지적질

만 19세 이승우는 개성이 뚜렷하고,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그렇기에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에서 이런 모습은 자칫 거만하게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언론과 네티즌이 이를 지적하곤 했다. 머리 스타일과 색, 슛을 실패한 후 흥분한 것 등이 그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인 이유는 팀의 사기 증진을 위함이었고, 핑크색 머리는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할머니가 본인을 더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함이었으며, 슛을 실패하고 흥분하며 광고판을 걷어차던 그의 모습은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승부욕의 표출이었다고 해명했다. 납득이 가는 해명이었다. 한 축구인은 “발전가능성이 높은 어린 선수에게는 비난이 아닌 비판이 필요하다. 머리색에 대한 지적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고, 경기중 흥분은 대부분의 슈퍼스타들이 성장과정에서 거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발전가능성에 대한 혹평

U-20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자, 이승우는 영웅에서 역전으로 급전직하 했다. 이승우는 조별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고, 기대와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이내 포트투갈과의 16강전에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따지고 보면 한국은 아시아지역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해 16강이면 못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런데 16강에서 탈락했다고, ‘후전드’(후베닐A+레전드)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유력언론이 이승우를 비하했다.

여기에는 일부 외신보도가 근거로 작용했다. 스페인의 스포츠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는 ‘복수의 유럽 클럽들이 이승우를 영입하고 싶어하는 것과 달리 바르셀로나는 이승우 측에 승격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승우가 2군으로 승격되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이런 비판은 시기상조이고, 또 지나치게 비관적이다. 이승우는 아직 프로생활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세계 최고의 명문클럽이 적극적인 지원을 해 산하 유소년팀에서 그를 육성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승우의 상품성을 충분히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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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는 이승우. [사진=이승우 인스타그램]


또 FIFA U-20 월드컵에서 최고 유망주 20인에 선정되었고, FC바르셀로나가 아니더라도 다수의 유럽 클럽들로부터 영입제의를 받고 있다. 현재 영입의사를 밝힌 구단은 총 4개국 9개 클럽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도르트문트와 샬케04는 확실하게 영입 의지를 표했고, 프랑스와 포르투갈, 그리고 스위스 구단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승우는 출전 기회와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이적할 팀을 고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그 이전에 FC바르셀로나와 바르셀로나B 승격을 놓고 충분히 논의할 계획이다. 이 정도면 그의 가치는 여전히 높고, 그의 대처 또한 지극히 상식적이다.

이승우를 위한 변명

이렇듯 러브콜이 뜨거운 선수를 폄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이승우의 꿈은 바르셀로나의 성인팀에서 뛰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어린 나이에 스페인으로 떠났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살아남아 현재 프로 계약 직전까지 와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이승우의 바르셀로나 B로의 승격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꿈을 향한 그의 도전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결코 실패자라고 할 수 없다. 또 여러 명문 클럽들이 그의 영입을 원하고 있는 만큼 조금 돌아가는 방식으로 그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그의 성장을 바란다면, 따뜻한 마음은 아닐지언정 최소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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