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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더이상 길거리농구가 아니다' 소중한 1승 거둔 3X3 남자대표팀

  • 2017-06-22 17:20|유병철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배성문 기자] 22일(한국시간) 프랑스 낭트에서 끝난 ‘3X3 농구월드컵’에서 한국 남자대표팀이 값진 1승을 거뒀다. 지난 20일 조별예선 세 번째 경기인 인도네시아 전에서 12-7로 승리한 것. 앞선 네덜란드, 뉴질랜드와의 두 경기에서는 6-22, 13-15로 각각 패했다. 네덜란드에게는 신체조건부터 기술, 팀워크 모두 압도적으로 밀리며 완패했지만, 뉴질랜드와는 연장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미국에게 4-21 완패하며 1승 3패로 D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언뜻 초라해 보이는 성적이지만, 첫 출전이고, 참가 20개 국가 중 가장 세계랭킹(53위)이 낮은 최약체임을 감안한다면 소중한 1승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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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며 부둥켜 안은 주장 최고봉(가운데). [사진=FIBA 홈페이지]

■ 열악한 환경, 크나큰 자부심

이번 한국대표팀은 선수 전원(4명)이 프로 출신으로 구성된 윌(WILL, 대표 정용기) 팀이 선발됐다. 멤버는 이승준(39, 205cm), 최고봉(34, 186cm), 신윤하(34, 194cm), 남궁준수(30, 200cm). 이들은 1년여 전 팀을 결성한 뒤 한국보다 3X3리그가 활성화돼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세미프로리그에 참여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어쩌면 두 번으로 나눠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회 준우승-2회 우승으로 태극마크를 달은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겉은 화려하지만 한국 최초의 3X3 대표팀은 열악한 환경에 고충이 컸다. 대표선발 이후 선수들이 각자 생업에 쫓기며 여가시간을 이용해 훈련을 했다. 제대로 된 연습 상대가 부족해 이승준이 주한미군부대에 개인적으로 연락하기도 했다. 이렇다 할 지원이 없는 가운데 대회 준비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대회 기간 현지에서도 고생은 이어졌다. 코칭스태프, 팀 닥터, 팀 트레이너, 매니저 등을 포함한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농구강국과는 달리 한국대표팀은 선수 네 명에 단장 1명(김도균 경희대 교수)이 고작이었다.

힘든 여건이었지만 대표팀은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하나로 이를 악물었다. 이승준을 제외한 3명은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첫 태극마크의 의미는 컸다. 주장 최고봉은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코트에 그대로 무릎을 꿇으며 흐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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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상대로 호쾌한 덩크슛을 꽂는 이승준. [사진=FIBA 홈페이지]


■ 농구최강 미국도 3X3는 4위

정규농구(5대5)의 최강자는 미국이다. 그리고 3X3농구에서도 역시 강했다. 하지만 5대5 농구만큼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예컨대 5대5 농구에서 FIBA랭킹 84위에 그쳐 있는 네덜란드는 3X3에서는 7위로 강호이고,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우승은 세르비아). 조별 예선에서도 미국을 19-12로 가볍게 누르기도 했다.

5대5농구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시되는 3X3농구에서는 신체조건이 좋은 동유럽권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다. 실제로 3X3농구 세계 1~4위는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러시아 순이다. 기동력보다는 몸싸움과 개인기가 중시되는 특성 때문이다.

C조에서도 카타르(FIBA 50위, 3X3농구 49위)가 강호 폴란드를 제치고 조 2위를 차지하며 결선 리그에 진출했다. 또, A조의 이집트(FIBA 41위, 3X3농구 41위)는 4패로 A조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3X3농구 세계 1위 세르비아에게도 15-17로 석패하는 등 4경기 모두 2점 차 이내의 접전을 펼쳤다. 3X3농구는 ‘팍스아메리카’가 없고, 주변국가에게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3X3농구는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정식종목은 대부분의 나라가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향후 대한민국농구협회의 노력이 중요하다. 확실한 것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이제 막 걸음마 수준인 한국 3X3농구는 향후 적극적인 후원과 관리가 더해진다면 5대5농구에서 경험하지 못한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다. 더 이상 ‘길거리 농구’가 아니다. 올림픽정식종목 ‘3X3농구’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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