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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65] 선수와 캐디의 오랜 동행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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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별을 발표한 필 미켈슨과 짐 매케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난 22일 필 미켈슨(47)이 25년이나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캐디 짐 매케이(51)와 결별을 발표했다고 발표했다. 22살 미켈슨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하던 1992년부터 선수와 캐디로 짝을 이뤘다. 600여개 이상의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두 사람은 상호 합의 하에 헤어지기로 했다.

미켈슨은 매케이의 도움으로 메이저 대회 5승을 포함해 49승을 달성할 수 있었고, 대륙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과 라이더컵을 11번씩 함께 출전했다. 최근 미켈슨은 지난주 US오픈에 딸의 고교 졸업식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지만 매케이는 미켈슨이 대회에 출전하게 될 가능성에 대비해 코스 답사를 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미켈슨은 기자들에게 돌린 결별의 메일에서 “우리 두 사람은 지금이 변화를 줄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매케이는 “미켈슨의 경기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매케이는 1992년 처음 미켈슨의 캐디를 하면서 ‘라이더컵에 나가보는 게 꿈’이라고 말했으니 소원은 달성한 셈이다.

매케이는 또한 “미켈슨의 경기력은 세계 정상급이니 그가 우승을 차지할 때 가장 먼저 축하해주겠다”고 덕담했다. 지난해 무릎 수술을 받은 매케이는 그러나 캐디로 은퇴하지는 않고 잠시 쉬면서 앞으로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켈슨은 이번 시즌 남은 기간에는 동생인 팀 미켈슨을 캐디로 쓴다.

필 미켈슨과 짐 매케이는 서로 성격이 완전히 달라 최고의 궁합을 이뤘다. 메케이는 어이없는 상황이나 슬픔을 꾹 참는 스타일이다. 반면에 필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시한다. 2005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지진으로 호텔이 흔들렸을 때 매케이는 미켈슨의 백을 챙기러 내려왔을 정도로 프로의식이 투철했다.

1992년 이후 지금까지 미켈슨이 공식 대회에 나서면서 매케이를 대동하지 않은 경우는 딱 두 번 있었다. 1993년 투산오픈에 미켈슨의 대학교 시절 코치였던 스티브 로이가 캐디를 맡았고 1995년 일본오픈에는 대학교 시절 룸메이트였던 로브 맨지니가 골프백을 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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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을 함께 한 크렌쇼와 잭슨.


크렌쇼와 잭슨은 최장 38년
역대 가장 오랜 선수-캐디 관계를 유지했던 조합은 누가 있을까? 퍼팅의 신으로 꼽히는 벤 크렌쇼와 칼 잭슨은 무려 38년을 함께 했다. 잭슨의 도움으로 크렌쇼는 1984, 95년 마스터스 2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95년 마스터스 출전 직전에 스승 하비 페닉이 세상을 떠났다. 제자인 패닉은 우승 소감에서 스승과 캐디에게 함께 공을 돌렸다.

두 번째로 오래 좋은 관계를 이어간 선수-캐디는 27년을 함께 한 톰 왓슨과 브루스 에드워즈다. 에드워즈는 왓슨의 PGA투어 32승을 도왔다. 1982년 US오픈이 열린 페블비치에서 마지막날 17번 홀에서 그린옆 칩샷을 준비하고 있었다. 에드워즈는 “홀컵에 붙이라”고 조언했다. 왓슨은 “제기랄, 그냥 넣어버리지”그러더니 실제로 집어넣었다. 왓슨은 2004년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에드워즈에 대해 “그는 내 영혼을 조금 더 열어준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미켈슨-매케이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고지순했다면 어니 엘스와 리치 로버츠는 20년간 4번을 헤어졌다가 만났다. 둘 다 남아공 출신으로 1992년 엘스가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할 때 처음 인연을 맺어 2년 뒤 PGA투어 진출도 함께 했다.

두 번인가는 뚜껑이 돈 엘스가 그를 다시 안볼 것처럼 해고했다. 하지만 1994년과 1997년 콩그레셔널까지 두 번의 US오픈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엘스는 ‘우리 둘다 완고하다’고 말하고 로버츠는 ‘서로 고집이 세다’고 말한다. 1998년 로열버크데일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둘 다 폭발했다. 할말 못할 말 다 쏟아붓고는 한 주 동안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가 다시 만나서 투어를 다녔다.

역대 5번째 커플은 20년을 해로한 원조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와 안젤로 아르게아다. 이들 둘이 PGA투어 44승을 거뒀다. 1980년 US오픈에서 잭은 뜻밖의 드라마틱한 우승을 거뒀다. 안젤로는 회색 머리칼과 검은 콧수염으로 인상적이었다. 물론 그 뒤로 나이가 든 니클라우스는 둘째 아들을 스미스를 캐디로 동반했고, 1986년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18승째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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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와 스티브 윌리암스.


윌리암스와 우즈는 메이저 13승 합작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스티브 윌리암스(54)와 호흡을 맞췄다. 윌리암스는 우즈와 메이저 13승을 이뤄냈다. 은퇴한 윌리암스는 뉴질랜드에 돌아가 장착을 패면서 전원생활을 즐기며 산다. 하지만 종종 호주의 애덤 스캇이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때면 백을 메기도 한다. 특히 2013년 마스터스에서는 스콧을 도와 서든데스 10번 홀에서 볼 라인에 대한 조언을 주어 메이저 첫승을 도왔다.

경험많은 베테랑 캐디인 윌리암스는 걸음걸이가 권위적이고 과단성 있는 행동으로 마치 호위무사처럼 갤러리로부터 선수를 막아냈다. 우즈는 윌리암스가 출전하는 뉴질랜드에서의 스피드카 레이싱 대회에 참석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우즈가 2009년 성추문으로 문제가 불거진 이후로는 관계가 소원해지더니 결국 결별했다. 헤어진 이후로 윌리암스는 우즈에게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 등 껄끄러운 관계가 됐다.

여성 캐디가 남자 선수와 동행하기도 했다. 영국의 스윙머신 닉 팔도는 스웨덴인 여성 캐디 패니 수네슨과 1989년부터 10년간 함께 했다. PGA투어 통산 6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팔도는 수네슨의 도움으로 4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수네슨은 퍼팅라인만큼이나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읽는 캐디로 알려졌다.

팔도는 “수네슨은 조용히 내 곁을 지켜 등뒤에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팔도가 은퇴한 뒤로 수네슨은 세르히오 가르시아, 프레드 펑크 등의 캐디를 맡았고. 미셸 위와도 함께 했다. 2003년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프로캐디협회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PGA투어에서 최근 1년간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캐디는 로리 매킬로이의 캐디 J.P 피츠제럴드다. 월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피츠제럴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65만 달러(약 18억5천만원)를 벌어 캐디 수입 1위에 올랐다. 이는 PGA투어 선수 상금 6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매킬로이가 프로 데뷔한 이듬해인 2008년부터 인연을 맺은 뒤로 10년간을 함께 하고 있다.

남자골프 세계 1위 더스틴 존슨의 동생이자 캐디인 오스틴 존슨은 160만 달러를 벌어 캐디 수입 2위에 올랐다. 오스틴은 형인 더스틴이 2007년 프로에 데뷔하면서 쭉 캐디를 하고 있으니 벌써 11년째 선수와 동행하는 셈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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