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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U-20 월드컵을 계기로 본 한국과 유럽의 유소년 축구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현웅 기자]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이 1일 잉글랜드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잉글랜드를 비롯한 유럽 축구 강국들은 이번 U-20 월드컵에서 모두 16강 이상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유소년 축구 육성의 결실을 보였다. 유소년 축구는 한 국가의 축구미래를 좌우하는 시금석이다. 한국 역시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한국과 유럽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은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유럽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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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잉글랜드 선수들. [사진=FIFA 홈페이지]


유럽 축구 선진국의 경우 클럽 축구가 유소년 육성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면, 한국은 클럽 문화가 접목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엘리트 학교축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것이 가장 큰 차이를 낳고 있다.

유럽은 한 살 단위로 연령대가 나뉘어 세분화가 되어 있다. 스페인의 경우 유스 팀들끼리 매 시즌 풀리그를 치르며 한 시즌이 지날 때마다 기량이 기대이하인 선수는 팀에서 방출된다. 즉,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하면 도태되는 구조다.

반면, 한국의 엘리트 시스템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발전보다는 팀이 성적을 내는 것에 집중한다. 팀이 살아야 선수도 산다. 개인기량보다는 당장 팀이 이겨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도자들은 선수를 키우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은지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실천하지 못한다. 당장 이기지 않으면 자기 자리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경기 후 팀 미팅에서도 유럽과 한국은 큰 차이를 보인다. 유럽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수평적 관계로 서로 질문과 답을 주고받지만, 한국의 경우 지도자들의 이야기가 일방적으로 내려온다. 이런 톱다운방식의 대화는 창의적인 플레이에 방해가 된다.

공부하는 축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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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학생선수 마커스 래쉬포드.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래쉬포드(19)는 지난해 2월 28일 열린 15-16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아스날 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후 구단 트레이닝복을 걸친 채 애쉴튼온머지 스쿨로 등교했다. 여기서 보듯 유럽의 구단 관계자들은 축구 때문에 선수가 학업을 중단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학업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 또한 '공부하는 축구선수 육성'을 모토를 내걸었다. 이미 주중 토너먼트 방식으로 열리던 대회를 대신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매 주말 꾸준히 경기가 열리는 리그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아직은 과도기다. 성적을 내기 위해 주중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태반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한’ 독일의 사례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인내심과 장기적인 계획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유럽의 축구 강국인 독일은 주목할 만하다.

독일은 유로 2000 본선에서 1무 2패로 조별 라운드 탈락한 후 15년 동안 총 366개의 지역에서 1,000명의 코치를 통해 1만 4,000명의 선수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기 유소년 육성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러한 투자의 결실로 토마스 뮐러(27), 마누엘 노이어(31)와 같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으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축구 기반이 강한 독일도 이렇게 혁신에 착수하는데, 아직 세계정상과는 거리가 먼 한국은 시류에 따라 엘리트 운동선수에 대한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등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면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장기적이고, 확실한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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