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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의 축구화(靴/話)] (7) 전설의 귀환2 - 나이키 레전드 토띠, 아디다스 프레데터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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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티엠포 토티X로마 - 뒷부분에는 한정판 넘버가 새겨져 있고, 인솔에는 로마의 상징인 붉은색이 적용되었다.[사진=나이키]


나이키 티엠포 토티 X 로마(Nike Tiempo Totti X Roma)

지난 4월 나이키는 이탈리아 'AS로마의 영웅' 프란체스코 토티의 데뷔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정판 축구화를 출시했다. 이 축구화는 2,500족이 제작됐는데 마침 토티의 은퇴 소식이 전해지며 그 의미를 더했다. 1989년 AS로마 유스팀에 입단한 토티는 오직 한 팀만을 위해 축구인생을 바쳐왔으며, 오는 29일 AS로마에서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나이키는 이번 한정판에서 평소 토티가 즐겨 신는 나이키 티엠포 레전드 축구화에 그의 업적과 충성심을 기리기 위해 금색 컬러를 입히고, 안쪽 인솔에는 AS로마의 상징인 붉은색을 넣었다. 토티는 자신의 25년 커리어를 담은 축구화를 생각했을 때, 바로 금색이 떠올랐다고 한다. 자신의 가치와 가족, 그리고 AS로마와 로마라는 도시, 모든 것 담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또한 토티는 축구화의 텅(설포)이 끈을 덮도록 길게 내려오는 스타일을 고집하는데, 나이키는 이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

나이키 티엠포 토티 축구화는 4월 26일 해외사이트와 일부매장을 통해 출시되었으며, 수 분만에 품절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한 토티는 5월 8일 AC밀란과의 경기에 출전하진 않았지만 이 제품을 신고 연습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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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프레데터 매니아 샴페인골드 리메이크 광고사진 (모델 베컴) [사진=아디다스]


아디다스 프레데터 매니아 샴페인골드(Adidas Predator Mania Champagne Gold)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아디다스 프레데터 매니아 샴페인골드가 지난 5월 2일 리메이크되어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프레데터 시리즈는 단종되었지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제품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꽤나 많다. 어퍼에 달린 고무돌기와 끈을 덮는 밴드가 달린 텅(설포). 특히 당시 축구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베컴이 이 텅을 발등까지 내려 신으며 유행을 불러왔다.

리메이크된 아디다스 프레데터 매니아 샴페인골드는 과거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최신기술을 적용했다. 천연가죽에 스티칭을 넣은 오리지널 버전과는 달리 이와 유사한 느낌의 인조가죽을 사용하고 스티칭을 없애 무게를 최소화했다. 아웃솔은 최근 개발돼 아디다스 에이스 모델에 적용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썼다.

이 축구화는 뮌헨의 필립 람, 사비 알론소, PSG의 율리안 드락슬러 등 유명 선수들이 최근 경기에 착용하고 나왔으며, SNS에도 많은 이들이 태그와 함께 사진을 게시하며 축구화 레전드로서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

이렇게 축구용품 브랜드에서 한정판을 출시하는 이유는 정말 단순히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해, 또는 옛 제품이 그리워서가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특별함을 어필하고자 하는 판매기법의 일종이다. 축구화 하나에 스타의 스토리를 담아내거나(스토리텔링), 과거 인기 있었던 제품을 현대 기술로 리메이크(레트로 마케팅)한다. 그런 다음 한정판이라는 수식어를 달아, 하루에도 수 천 켤레씩 붕어빵처럼 찍어져 나오는 제품과 차별화하는 것이다.

또한 한정판은 아무 브랜드나 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브랜드의 역사가 짧거나 주목할 만한 스토리가 없다면 이런 전략을 구사해도 영향력은 크지 않다. 축구용품에서 역사가 짧은 ‘언더아머’와 ‘뉴발란스’가 한정판 얘기만 나오면 배 아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정판이 많은 판매량을 가져다주진 않지만, 희소가치를 높여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별한 기능도 없는데 가격만 높다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지만 구매는 어디까지나 개인 판단의 몫이다.

유럽축구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많은 스토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어떤 축구화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 신제품으로 출시될지 기대된다.

* 글쓴이 이상현은 신발 아웃솔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 후, 현재 3D프린팅 맞춤인솔 전문회사인 ‘피츠인솔’에서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할 예정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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