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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13) ‘신태용호’ 강지훈, 천당과 지옥 오가며 얻어낸 월드컵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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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11번)이 노력 끝에 U-20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이제는 실전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지난 28일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바르셀로나 듀오 백승호-이승우를 포함한 21명의 대표팀 선수들이 다가오는 5월 20일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참가한다.

지난 2015년 1월 러시아에서 열린 ‘발렌틴 그라니트킨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준비한 U-20 대표팀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첫 소집 명단과 비교해서 최종 명단의 절반 이상이 바뀌었고, 사령탑마저 지난해 말에 안익수 감독에서 신태용 감독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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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참가할 한국 대표팀 명단.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만큼 ‘처음’과 ‘끝’을 함께 하기가 어려웠다. 용인대 강지훈(20)은 그 어려운 것을 견뎌낸 선수 중 한 명. 그는 안익수 전 감독의 신뢰를 두둑이 받으며 꾸준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신태용 감독 체재에서도 경쟁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강지훈은 대표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다. 27번의 공식 경기 출전 중 11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기록한 골에 비해 팀의 주축으로 나서지 못했다. 중요 대회 때마다 이승우, 조영욱, 백승호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명함을 내밀었다. 팬들의 관심은 물론이고, 언론의 집중도도 다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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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이 지난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사진=용인대 축구부 기자단]


그러던 중 강지훈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2016 수원 컨티넬탈컵에서 잉글랜드와의 2차전에서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렇게 본인의 이름 석 자를 그제야 각인시켰다.

그 기쁨이 오래가지 못했다. 강지훈은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대회인 지난 3월 말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에도 여지없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3차전인 에콰도르 전에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을 명받았다. 하지만 컨디션이 온전하지 못한 탓인지 실수를 연발했다. 경기 후 인터넷 뉴스 댓글에는 ‘7번 알아서 짐 싸자’라며 강지훈의 비난으로 꽉 찼다.

강지훈 본인도 이를 인지했다. “댓글도 조금 봤습니다. 2015년 JS컵 때도 욕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많이 낙담했어요. 그 일을 겪고 나니 이번에는 그러려니 했어요. 오히려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이 더 힘들어했어요.”

강지훈이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 감독은 한 번 더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 최종 명단 발표 전, 25명이 마지막 소집 훈련을 위해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 모였다. 1차 수원FC(2-3 패), 2차 전주대(1-0 승), 3차 전북현대(0-3 패)와의 연습 경기를 통해 최종 모의고사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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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가운데)이 연습경기를 통해 신태용 감독에게 본인의 가치를 어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고된 경쟁 끝에 강지훈이 본선행 최종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에 나설 21명에 포함된 것. 강지훈은 “기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아요”라며 운을 뗐다. 이어서 그는 “‘후회 없이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이전 대회를)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즐기려고 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선발로 피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 최전방은 이승우-조영욱-백승호로 꾸려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 강지훈은 주로 조커로 투입될 예정이다. 강지훈은 “저는 어떻게 들어가든 저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신 감독은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매번 강조했다. 제한된 선수 명단으로 빡빡한 토너먼트 대회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지훈은 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집 때 공격적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도 있지만,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좋게 봐주시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요. 뛰게 해주신다면 자신은 늘 있어요.”

마지막으로 강지훈은 대회에 임하는 각오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에도 후회 없이 즐기겠습니다”라며 “저희가 준비를 많이 했어요. 팬 여러분이 경기장에 직접 찾아주셔서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분명 저희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웃음)”고 전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강지훈은 악착같이 뛰고, 또 뛰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을 향해 축구화 끈을 꽉 조여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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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의 모바일 메신저 상태 메세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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