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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50주 골프원정단 다스팀] 33일째, 1만 킬로를 달리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리) 남화영 기자] 미국의 50개주를 횡단하는 64세 골퍼 다스팀(Dreaming Age Shooter)의 여정이 33일째를 맞았다. 단원은 최 연장자인 최금호 단장을 비롯해 이충렬 부단장, 양인승 총장, 윤갑병 감독 4명이다. LA에서 시작된 여정이 동남쪽 플로리다를 지나 조지아로 이동하고 있다. 대표 필자인 양인승 총장의 최근 3일치 여행기를 소개한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cafe.naver.com/bfandchoi)에도 연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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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팀은 항상 골프장을 갈 때마다 포섬 기념촬영을 빼먹지 않는다.


4월24일: 플로리다에서 맞은 30일째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족, 친지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환송식을 갖고 미국으로 대장정을 떠난 이후 한국보다 16시간 늦은 캘리포니아 LA에서 여정을 시작해 30일째다. 3월 27일 리마와 함께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대륙횡단을 발진하여 23일에 남부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미국 본토를 크게 놓고 보면 아래 서남부에서 대체로 동부를 지향하고, 2~3개주로 남부지역 띠를 형성하면서 지그재그로 달려 동남부 끝인 플로리다에 온 것이다. 결빙, 빗길, 강풍과 싸우면서 달린 날도 많았다. 총 이동거리는 9,123km, 18개주, 캠핑그라운드 26개소(3개소는 2박), 골프코스 19개소를 거쳤다.

지나온 30일 그리고 남은 60일도 그러하겠지만, 거의 매일 밤 잠자는 장소가 다르다. 다양한 환경의 캠핑그라운드가 우리의 90일 삶을 지배하는 핵심 요소다. 또 모든 주의 골프코스를 한 곳이상 다닌다.

타이트한 여정이 힘들게 해도 거기서 즐기며 에너지원을 얻기도 한다. 물론 이도 무리가 따르면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미국 생활중 변함없는 것은 우리의 여정을 아는 미국인의 우리들에 대한 태도다.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듯 관심을 갖고 친절하고 우호적으로 대할 뿐만 아니라 골프클럽 기념품, 콜라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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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출발한 다스팀의 미국 50개주 완주 여정이 벌써 플로리다에 이르렀다.


나름 우리는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90일 대장정 첫단추가 잘끼워지고 30일째 순항할 수 있었던 견인차는 그 무엇보다 최금호 단장을 중심으로 한 단원의 희생정신과 협동이었다.

30일째인 오늘은 미국 코스중 톱66에 랭크된 플로리다주 월드우즈 코스에 갔다. 36홀인데 오늘은 파인배런스 코스에서 라운드했다. 하늘은 구름이 많았고 플로리다 도처의 산불 영향인지 공기는 썩 맑지 않았다.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 곳곳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공을 집어 삼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30일째 무사고, 무갈등 운항을 해왔는데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돌아오는 길에 장을 봐 연어회, 프리미엄급 뉴욕스테이크로 30일 기념 자축파티를 열었다. 유별나게 음주를 금하고 있는 이곳 캠프 룰을 살짝 무시하면서 마신 술은 더 맛있었다. 이제 90일 대장정 절반을 향해 동부를 따라 북상하면서 우리는 또 새 역사를 써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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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가 우승한 TPC쏘그래스 클럽하우스에서 기념 촬영.


4월26일: 맷 쿠차, 잭 존슨과의 조우
여행 32일째 최경주 프로가 2011년 우승했던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TPC쏘그래스에 간다는 희망에 부풀어 기분좋게 아침을 맞았다.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베드라비치의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본부에는 ‘제5의 메이저’라 부르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대회장인 TPC쏘그래스가 있고, 가까운 곳에는 골프 명예의 전당도 있다.

플로리다 A1A North 도로 해안선 고속도로를 따라 47km 떨어진 TPC쏘그래스로 가는 짧은 길에 바닷가와 몇 군데 해안을 거쳤다. 해양관광지 플로리다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해안가에 있는 대저택이나 별장들은 누가 살까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클럽에 도착했다. 오는 5월9일부터 열리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 준비에 한창이었다. 1번홀에 계단식 갤러리석을 세팅하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우리는 프로숍에 들러 기념품, 티셔츠, 모자 등을 구입하고 직원의 안내로 최경주가 우승했던 사진 등 자료를 구경했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드라이빙 레인지 연습장도 아일랜드 파3 홀처럼 만들어 놓고 어프로치 깃발도 거리별로 다양하게 만들어 놨다.

최경주가 미국에 와서 가장 부러워한 것이 코스와 똑같은 잔디에서 연습을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도 TPC쏘그래스의 깔끔한 연습 잔디위에서 공을 쳤다. 한국에서와 뭔가 크게 다름을 느꼈다. 프로숍에서 PGA의 유명 프로 골퍼를 지나쳐 봤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났다. 볼을 치려고 밖에 나가는데 키가 큰 플로리다주 출신의 맷 쿠차인 것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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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팀은 TPC쏘그래스에서 맷 쿠차와 만나 기념촬영도 했다.


반갑게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우린 한국에서 왔고 한국인들이 당신을 좋아한다’ 하니 맷 쿠차도 한국을 좋아한다고 화답했다. 기념촬영도 했다. 미국의 명문 골프코스에서 맷 쿠차를 만났다는 것은 골퍼로서는 기쁨이었다. 연습 볼을 치고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을 먹었다.

클럽하우스 레스토랑도 잘 꾸며 놨다. 친절은 물론 수시로 다가와서 리필할 것이 없는지, 음식에 대한 만족도도 체크했다. 웨이터(남자)와 보조(여자)가 같이 와서 서빙을 했다. 돈을 써도 아까운 생각이 안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윤감독이 실내가 춥다고 먼저 나갔는데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과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프로 잭 존슨을 만나 모자에 사인을 받았다. 엉겹결에 만나 사진을 못찍어 후회했다. 조지아주에 살고 있는 잭 존슨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 훈련차 온 것 같았다. 코스는 제5의 메이저 대회이자 최고의 상금이 걸린 골프코스답게 미려하고 섬세했다.

젊은 TPC쏘그래스 소속 청년 캐디가 왔는데 노련미, 친절미가 만점이었다. 티샷 방향도 봐주고, 클럽도 챙겨주고 퍼팅라인, 거리측정 등을 도왔다. 이런 캐디가 늘 옆에 있으면 타수가 좀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캐디는 ‘자기친구가 비제이 싱 캐디’라고 자랑했다. 함께 기념 촬영도 했고, 캐디팁도 충분히 챙겨줬다. 라운드가 끝나 더 머물고 싶어도 발길을 돌리지 않을 수없었다. 오래 기억에 남을 코스이고 라운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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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팀을 실어나느는 이동 가옥 리마의 내부.


4월28일: 리마, 1만 킬로 달성
미국인도 살고 싶어 하는 곳 휴양도시 플로리다주에서 무려 4박을 하고 19번째 주인 조지아주로 이동하기 위해 동트기 한참 전에 리마를 깨워서 시동을 걸었다. 동남단 플로리다를 찍고 북동쪽 첫번째가 조지아다. 영국에 맞서 미국 혁명이 일어났을 당시의 13개주 중 하나다.

오늘은 다스리마와의 인연을 맺은 지 1만km를 돌파하는 날이어서 돌파한 지점에서 리마를 잠시 쉬게 하고 그동안의 수고를 위로하고 배도 꽉 채워줬다. 다스리마는 전장 9.14m, 폭 2.56m, 높이 3.65m, 실내 높이 2.1m의 기본제원으로 되어 있다. 차량 뒷부분과 운전석 상단에 각 2명이 잘수 있는 공간이 있고, 또 회의용 테이블과 소파를 조정하면 3명 정도 잘 수 있어 최다 7명이 잘 수 있는 공간이다. 네 군데 공간별 한 곳에 1명이 매일 돌아가면서 잠을 잔다. 약간의 안락감과 선호도에 차이가 있어 공평하게 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뒷부분 침대를 1등석, 운전석 상단 침대를 2등석, 테이블 겸용 침대를 3등석으로 부른다. 소파겸용 침대는 윤감이 분양받아 침대가 고정되었다. 원래는 3등석이었는데 운전석 위는 사다리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니 새벽 화장실 갈 때 힘들다고 소파겸용 침대를 분양요구해서 합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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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를 타고 벌써 1만 킬로를 달렸다.


거의 매일 캠핑그라운드가 바뀌어 리마의 박차 장소도 바뀌는데 리마안에서도 매일 밤 자는 침대가 바뀐다.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익숙하다. 공간 확장 기능이 있어 슬라이드 아웃시키면 회의용 테이블과 주방공간이 한평 정도 늘어난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기본이고, 냉장고, 전자레인지를 갖추고 있고 프로페인을 사용하여 조리가 가능하다. 토스터, 커피메이커, 그릇, 접시, 유리잔, 스푼, 포크, 칼, 가위 등 기본 주방기구가 비치되어 있다. 옥외 식사시 외부 차양막을 펼칠 수 있고, 접이식 의자도 4개가 있다. 연비는 가솔린 1리터당 3km로 식성이 왕성해서 배를 채워 주려면 돈은 좀 들었다.

네 명이 순번대로 운전을 했는데 1만km를 찍을 때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충렬 부단장이 운전대를 잡고 있어서 평소 리마관리에 애썼던 그의 감회가 새로웠다. 우리는 580km를 이동해서 조지아주 레이크 오코네 KOA 캠핑그라운드에 도착, 예약 사이트를 조정해서 호수가 가깝고 잘 보이는 곳으로 리마를 세웠다. 다스리마 1만km 돌파기념 및 완주 기원 의식행사도 가졌다. 호수가에 부는 시원한 바람은 호수를 너울너울 춤을 추게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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