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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57] 피치샷 정복하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아마추어의 골프는 사실상 세 번째 샷에서 결정된다. 드라이버 샷이 대단히 섹시하고 아이언 샷을 깃대 옆에 붙이면 영웅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대부분의 홀에서 스코어를 결정하는 건 세 번째 샷이다. 짧은 웨지 샷이 일반적인데, 이걸 흔히 피치 샷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홀에 붙이면 다행히 원 퍼트로 파를 잡을 것이고 그래도 한 번 더 퍼팅 스트로크를 해도 보기다. 그것 역시 밑지는 장사는 아니지 않나.

샷 노하우: 잘라낼 것인가, 파낼 것인가?
피치 샷을 할 때는 타이거처럼 풀을 깔끔하게 베어내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미켈슨처럼 디보트 자국을 만드는 것이 좋을까? 답은 그때그때 코스 상태에 따라 다르다. “디보트 자국을 만들 겠다면 자칫 팻샷이 나오기 쉬운데, 샤프트를 앞으로 기울이고 클럽의 날카로운 리딩에지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임팩트 때 샤프트를 보다 수직에 가깝게 세우고 완만한 다운블로를 시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그러면 리딩에지가 아닌 솔 뒤쪽의 바운스가 지면에 닿도록 신경쓰면 된다. 쉽게 익히는 비법도 있다. 어드레스 때 허리띠 버클과 그립 윗부분의 거리를 확인하고, 스윙을 하는 내내 같은 거리를 유지한다. 이 거리가 벌어지면 손잡이가 지나치게 앞으로 기울었거나(팻샷) 뒤로 기울었다는(빗맞는 샷)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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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스니드는 통산 82승을 거둔 PGA최고의 선수이자 뛰어난 샷 메이커다.


그립 쥐는 법: 새를 쥐듯 부드럽게
생애 82승을 거둔 샘 스니드는 ‘아기 새를 쥐듯이 클럽의 그립을 쥐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핸디캡이 20인 골퍼가 감각이 필요한 샷을 시도하는 걸 본 적이 있나? 정교한 거리 컨트롤을 요하는 짧은 샷을 할 때면 아마추어들은 대체로 클럽을 꽉 쥐는 경향이 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애덤 스캇의 숏게임 코치 브래드 말론은 “샷을 컨트롤하고 싶은 마음에 과도한 힘을 가하지만, 긴장으로 인해 오히려 정반대의 효과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립을 지나치게 힘껏 쥐면 임팩트 순간에 일관된 로프트를 기대할 수 없고, 그럴 경우 볼이 얼마나 높이, 또는 얼마나 멀리 날아갈지 알 수 없다.” 말론은 어드레스 때 설정한 로프트 그대로 샷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지는 무거워서 움켜쥐지 않는다면 클럽헤드의 관성으로 인해 적절한 로프트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립을 움켜쥐지 말고 가만히 잡고 있는다고만 생각해보자.

볼의 라이 대처하기: 떠있을 땐 쓸어준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피치 샷을 하러 갈 때 한 가지 생각뿐이다. ‘제발 라이가 괜찮았으면’ 가끔은 볼이 풀 위에 높이 올라앉아 있어 헤드가 볼을 제대로 맞히지 못한 채 그 밑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관건은 클럽헤드가 평평하게, 또는 쓸어내듯이 임팩트 구간을 통과하는 것이다. 셋업을 할 때 볼을 스탠스 중앙에 놓고 체중은 양발에 고르게 분산한다. 샤프트를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클럽을 최대한 지면과 평행하게 스윙하는 데 집중한다. 내리막 아크로 볼을 맞히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반대로 볼이 잔디에 깊숙이 내려앉았다면, 스탠스 뒤에 놓고 앞으로 기울여서 다운블로로 볼부터 맞혀서 튀어나오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팻샷 오류 교정: 볼을 앞에 두라
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조지 맥닐은 두꺼운 팻샷(Fat Shot)이나 빗맞는 샷을 피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관건은 몸의 스탠스 상태와 정확한 타격이다. 볼의 위치를 앞으로 옮겨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내 볼의 위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권하는 것보다 훨씬 앞쪽인데, 그러면서도 체중을 타깃쪽 발에 더 많이 싣는다. 다운스윙이 너무 가팔라지면서 일관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볼을 왼쪽 엄지발가락에 맞춘 다음 어드레스에서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볼이 몸 중앙에 놓인다. 그리고 내 스윙 아크도 바로 이 지점에서 최저점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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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도널드는 웨지샷을 뛰어나게 잘 하는 숏게임의 능력자다.


샷이 짧은 심리: 두려움이 만드는 위축
피치 샷을 할 때 미리 원하는 착지점을 선택한 후 그 지점에 초점을 맞추라는 해묵은 조언이 반복된다. 늘 착지점은 홀컵에 못 미치기 때문에 피치 샷을 충분히 공격적으로 하지 않게 된다. “아마추어들은 피치 샷을 충분히 힘껏 하는 경우가 드문데, 볼이 너무 멀리 날아갈까 봐 겁을 내기 때문이다.” 티칭 프로 롭 애킨스의 말이다. “그러므로 홀컵에 한참 못 미치는 타깃을 보라고 말할 경우 임팩트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는 원인이 된다. 심지어 아예 그린 근처에도 가지 못할 수 있다.” 이런 경향을 상쇄하려면 볼을 깃대 위에 떨어뜨린다는 생각으로 샷을 하라고 애킨스는 말했다. 그러면 더 공격적인 스윙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직관적으로 피치 샷이 좀 더 높이 날아가게 된다.

베스트 피치 샷: 왓슨이 황제를 꺾은 샷
1. 톰 왓슨(1982년 US오픈, 4라운드)- “성공하겠어.” 왓슨은 페블비치의 17번 홀에서 까다로운 피치 샷을 앞뒀을 때 캐디인 브루스 에드워즈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결국 버디를 기록하며 잭 니클라우스에게 2타 차 승리를 거두게 된다.
2. 타이거 우즈(2012년 메모리얼, 4라운드)- 우즈는 늘 뭔가 특별한 플레이로 승리의 종지부를 찍는 것처럼 보이지만, 긴 워터해저드가 도사린 16번 홀에서 그대로 성공시킨 15m 피치 샷은 중계탑에 있던 니클라우스마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3. 저스틴 로즈(1998년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 열일곱살의 로즈는 72번 홀에서 45야드 피치 샷을 그대로 성공시켰다. 여기서 버디를 한 그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공동 4위를 차지했고, 그건 평생에 한 번뿐인 환상적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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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게임의 천재로 불리는 필 미켈슨도 US오픈에서 실수했다.


최악의 피치 샷: 미켈슨도 세 번 실수한다
1. 필 미켈슨(2008년 US오픈, 3라운드)- 토리파인스에서 이 지역 출신인 미켈슨은 고집을 부리다 화를 자초했다. 파5인 13번 홀에서 미켈슨은 같은 로브 샷을 세 번이나 반복한 끝에 9타를 하고 말았는데, US오픈에서 자신이 기록한 최악의 스코어였다.
2. 아놀드 파머(1962년 US오픈, 4라운드)- 오크몬트의 파5인 9번 홀에서 솔에 맞는 둔탁한 피치 샷 끝에 보기를 했고, 당시 22세의 루키였던 잭 니클라우스에게 18홀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었다.
3. 닉 프라이스(1982년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 로열트룬의 457야드 15번 홀에서 왓슨에게 2타 앞서가던 프라이스는 세 번의 엉성한 샷에 이어 약 6m 짧은 형편없는 피치 샷을 선보였다. 투 퍼팅을 보내 더블보기를 한 그는 잠시 후 왓슨이 클라렛저그를 품에 안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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