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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아, ‘중국에 골프한류 보급’.. 1월부터 대표팀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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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중국 골프대표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 양영아 프로가 모처럼 한국을 방문해 벗꽃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사진=채승훈 기자]


“한국골프가 10이라면 중국은 지금 4~5정도입니다. 하지만 중국골프가 올라오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8~9까지는 금방 올라올 겁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중국은 한국골프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년 만에 만났는데, 양영아(39) 프로는 벌써 중국통이 돼 있었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모교인 테네시주립대학에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정도로 아마추어에서 맹활약했고,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미LPGA 멤버로 활약했던 그가 소리소문 없이 중국 골프대표팀의 코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은퇴 후 연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박사과정에 입학한 양영아 프로는 지난해 현역으로 잠깐 복귀했다. 7월 카이도MBC플러스여자오픈에 초청선수로 나섰다. 샷감각이 나쁘지 않아 시드전을 준비하던 중 중국골프협회(CGA)로부터 대표팀 코치직을 제의 받았다. 제법 고민했지만 길게 내다보고 ‘중국 골프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중국 골프대표팀은 특이하게 프로와 아마로 구분돼 있다. 아시안게임과는 달리 올림픽에는 프로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양영아는 중국 대표팀의 여자 아마추어선수들을 지도한다.

“지난해 12월에 한 차례 중국을 다녀왔고, 1월 3일부터 코치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선진골프를 가르치지만, 중국의 골프현실 등 제가 오히려 더 배우는 게 많아요. 중국골프협회의 부장(우리의 회장격)과 부부장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중국골프가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호사다마로 양영아는 손에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지난 설연휴 때 한국을 찾았는데, 모처럼 찾은 딸을 위해 아버지가 샤워기온수를 지나치게 높여놨다가 양손을 다쳤다. 그래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코치임무를 수행했고, 4월 치료차 귀국한 것이다.

양영아는 “노상 듣는 질문이 ‘한국선수들은 왜 (골프를)잘 치냐?’입니다.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손에 피가 나도록 연습한다’죠”라고 말했다. 양영아에 따르면 중국은 선수와 지도자 모두 기초가 약하다.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있어 황당함에 웃음이 터진 적이 있다. 또 아무래도 중국 내에서 부잣집 아이들이 골프를 하다 보니 헝그리정신이 없어 툭하면 “공 치기 싫어”라고 반응하곤 한다. 얼마 전 대표선발전에서는 아버지가 성적이 좋지 않은 딸을 때리기도 해 과거 한국을 연상시켰다고 한다. 어쨌든 대표팀 선수도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는 것을 소홀히 하고, 힘든 웨이트훈련을 잘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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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골프국가대표팀과 함께 포즈를 취한 양영아 코치(윗줄 가운데). [사진=양영아 프로]


당연히 양영아 ‘코치’는 연습을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못해도 하루 700~1,000개 연습장에서 공을 친다. 물집이 잡히는 것은 기본이다. 한국의 장하나 프로는 새벽 4시반에 훈련을 시작한다. 한국선수들의 훈련과정을 동영상으로 보면 아마 놀랄 것이다.’ 다행히도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던 중국선수들이 이제는 양영아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한다. 유망주도 몇 명 생겼다.

“현재 중국의 골프실력은 한국이 보기에는 별 볼일 없지만, 곧 달라질 겁니다. 주니어만 1만 명이 넘고요, 지난해 펑샨샨의 올림픽 동메달 이후 사실상 골프금지령이 해제되면서 정부 차원에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한국골프가 해야할 일이 많을 겁니다. 박희정 프로가 먼저 중국대표팀에서 코치를 하다 나갔기에 이제는 제가 선구자라는 생각에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할 각오입니다.”

이쯤이면 골프한류의 전도사라고 할 수 있다. 마침 한국은 주니어 골프선수가 급감하고 있다. 제주도지사배는 몇 년 전만 해도 1참가자가 1,500명이 넘었는데 올해는 ‘정유라 장시호 효과’가 번지며 340명으로 줄었다. 레슨 용품 골프장 등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에서는 골프로 먹고사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을 기반으로 세계 최강인 한국 여자골프가 본격적인 세계화에 나서야 할 때인 것이다.

“사드요(사드로 인한 반한감정)? 전 전혀 못 느꼈어요. 다른 건 몰라도 골프에 관한 한 중국은 한국을 많이 인정해요. 한국도 중국골프의 성장을 알 필요가 있어요. 기회가 되는 대로 중국에서 소식을 전할게요.” 양영아 프로는 지난 9일 중국으로 돌아가 대표팀에 합류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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