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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허슬 빛난 삼성의 승리, 체력 아쉬웠던 전자랜드
* 8일 경기결과

서울 삼성 썬더스(3승 2패) 90-73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2승 3패)

5차전까지 가는 긴 혈투 끝에 6강 플레이오프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반대편 대진에서는 모비스가 비교적 쉽게(?) 동부를 스윕으로 제압하고 4강 진출을 미리 확정지었습니다. 반면, 삼성과 전자랜드의 6강 싸움은 벼랑 끝인 5차전까지 이어지며 흥미를 더했습니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삼성이 됐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전자랜드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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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위의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는 삼성 임동섭. [사진=KBL]


'던지면 들어간' 삼성, 뒤늦게 터진 전자랜드

이날 삼성은 쾌조의 외곽 슛감을 자랑했습니다. 1쿼터에만 무려 5개의 3점포를 터뜨리며 제대로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비록 시간에 좇겨 쏜 슛이긴 하지만 좀처럼 외곽슛을 쏘지 않는 리카르도 라틀리프(24득점 17리바운드 3점슛 1개 2블록슛)까지도 3점이 터질 정도이니, 그야말로 '되는 날'이었습니다. 삼성은 이날 10분 이상 코트를 밟은 모든 선수가 1개 이상의 3점슛을 터뜨렸습니다. 23개를 시도해서 13개를 넣었죠. 확률은 57%였습니다. 수치상 이 정도의 확률이면 체감상으로는 '던지면 들어간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터져준 외곽포가 승기를 잡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반면, 전자랜드의 경우 외곽 지원이 너무나도 미미했습니다. 2쿼터에 정영삼(18득점 3점슛 2개 3리바운드)이 물꼬를 트는 듯했지만 이내 침묵했죠. 그리고 경기 막바지 제임스 켈리(22득점 3점슛 3개 7리바운드)의 외곽포가 터졌지만 승부의 추가 이미 기운 상태였습니다. 켈리의 3점포가 3쿼터에만 터져줬더라도 경기의 향방을 알 수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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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플레이를 자제하고 팀을 먼저 생각하며 2,3 쿼터를 지배한 삼성 마이클 크레익. [사진=KBL]


불안했던 두 외국선수, 마지막 경기서 희비교차

이번 6강 시리즈 내내 양 팀은 '잘 되면 대박, 안 되면 쪽박'인 '흥 부자' 외국선수들에 의해 경기력이 좌우됐습니다. 삼성에는 마이클 크레익이, 전자랜드에는 제임스 켈리가 그 주인공이었죠. 크레익(15득점 3점슛 2개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은 시리즈 동안 무리한 개인플레이 등으로 실책을 남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없는게 낫다'는 평가도 들려왔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초반 보여줬던 우직한 모습이 다시 나왔습니다. 자신이 활약한 2,3쿼터를 지배해 승부의 추를 삼성으로 기울게 했습니다. 이날 플레이는 전혀 무리하는 법이 없었고, 확실한 찬스에서 확실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2~3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켈리는 크레이과 정 반대였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무리한 공격을 계속 했습니다. 야투율은 35%(7/20), 자유투 성공률도 45%(5/11)로 저조했죠. 2쿼터는 전자랜드가 충분히 분위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켈리가 계속해서 무리한 3점슛을 시도하는 등 팀의 상승 분위기를 끊어버렸습니다. 승부가 기운 뒤 3점슛이 터졌지만, 팀 사정상 센터 포지션을 소화해줘야 하는 켈리가 외곽포를 10개나 쏘며 분위기를 끊은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자유투에서의 집중력 또한 아쉽습니다. 전자랜드는 시즌 자유투 성공률 67.74%로 최하위였습니다. 자유투로 인해 발목이 잡혔던 경기도 많았는데, 이 점을 보완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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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지주'에서 '코트 위의 사령관'으로 복귀하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끈 삼성 최고령 주희정. [사진=KBL]


정신무장 돋보인 삼성, 체력 아쉬웠던 전자랜드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라틀리프와 크레익은 외국선수임에도 솔선수범해서 허슬 플레이에 앞장서며 코트에서 나뒹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습니다. '3위팀인 우리가 6위팀인 전자랜드에 질 수 없다'라는 필승의 전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패배했던 2, 3차전 전자랜드의 의지와는 또 달라 보였습니다. 실책이 15개 수준으로 올라갔던 2, 3차전과는 달리 실책도 10개로 확 줄었습니다. 그만큼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이 이전과는 달랐다는 것이죠.

2~3차전 강력한 압박수비와 트랩 수비 등으로 내리 2승을 거뒀던 전자랜드는 체력적 열세가 아쉬웠습니다. 국내선수 중 정영삼을 제외하고 10점은 마다하고 5점 이상 득점을 해준 선수도 김지완(6득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뿐이었습니다. 그만큼 지난 경기에서의 데미지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박찬희(2득점 1리바운드)가 경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손가락 부상을 당했고, 정효근(3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도 경미한 발목 부상을 안고 뛰어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는 점도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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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에서도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의 든든한 버팀목 리카르도 라틀리프. [사진=KBL]


Man Of Match - 서울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

삼성의 든든한 버팀목 라틀리프입니다. 이날 경기에서 외곽포가 승부를 갈랐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라틀리프가 지키는 든든한 골밑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외곽 수비수들이 라틀리프에게 도움 수비를 갈 때 나오는 찬스가 상당합니다. 지역방어로 내곽 수비에 치중하게 되도 외곽이 허술해지게 되죠. 라틀리프는 이날 경기에서도 24득점 17리바운드로 공수에서 제 몫 이상을 해줬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KBL 데뷔 이후 최다인 40득점을 쓸어담으며 삼성의 영웅으로 거듭난 라틀리프가 이번 경기 역시 맹활약하며 삼성의 4강 진출의 중심이 됐습니다. [정리=배성문 기자(헤럴드경제 스포츠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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