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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의 해축야화] 위기는 곧 기회, 감독 교체 후 살아난 3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병두 기자] 축구 감독들은 늘 성적의 압박에 시달린다. 성적을 잘 내지 못하면 중도에 경질되고, 이후 감독으로서의 커리어에 큰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성적 부진으로 인해 기존 감독이 일자리를 잃으면 누군가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게 된다. 선수들은 새로운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전보다 더 활기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일시적으로 경기력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유럽축구에서 감독 교체 후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타고 있는 3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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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의 새 사령탑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레스터시티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대단한 업적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레스터시티의 성적은 처참했다. 25라운드까지 5승 6무 14패로 디펜딩챔피언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경질됐고,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수석코치가 새로이 레스터시티를 이끌게 됐다.

셰익스피어는 감독 대행 첫 경기에서 리버풀을 3-1로 격파했다. 이후 헐시티와 웨스트햄을 차례로 꺾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세비야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단순히 결과만 낸 것이 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결국 레스터시티는 이런 성과를 인정했고, 셰익스피어를 정식 감독으로 임명하며 올 시즌의 마무리를 맡겼다.

선수 시절 날카로운 왼발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했던 셰익스피어 감독은 2008년 처음으로 레스터시티의 일원이 됐다. 나이젤 피어슨 감독을 보좌하며 레스터시티를 이끌었고, 피어슨 감독을 따라 잠시 헐시티에 몸담기도 했다. 이후 또 피어슨 감독을 따라 레스터시티로 복귀했고, 이후 라니에리 감독을 보좌하며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이끈 공신이 됐다. 오랜 기간 동안 2인자로 머물렀던 셰익스피어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레스터시티의 감독으로 남아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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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군단'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폴 클레멘트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스완지시티

스완지시티가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스완지시티는 올 시즌 두 번이나 감독을 경질했다. 첫 번째는 지난 시즌부터 감독직을 맡았던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이었다. 귀돌린 감독 체제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새로운 감독으로 밥 브래들리 감독을 데려왔다. 본인 스스로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등 최고의 명장과 동급이라 칭한 브래들리 감독은 귀돌린 감독 시절보다 더욱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브래들리 감독의 승률은 약 18%로 10경기 이상 치른 역대 스완지 감독 중 가장 낮은 승률이었다.

결국 스완지시티는 두 번째 경질을 선택했고, 바이에른뮌헨의 수석코치 폴 클레멘트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혔다. 클레멘트 감독은 첼시, PSG, 레알마드리드 등 빅클럽의 수석코치 경험이 많았다. 감독으로서의 경험은 부족했지만 큰 클럽에서 팀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스완지시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서 톰 캐롤을, 노리치시티에서 마틴 올손을 데려오며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리버풀 전 3-2 승리는 스완지시티 상승세의 기폭제가 됐고, 지더라도 좋은 경기를 펼치는 팀이 됐다. 덕분에 스완지는 최하위를 탈출하며 한숨 돌린 상태다. 그러나 최근 올손의 부상 등으로 인해 전력에 공백이 생겨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이런 위기마저 넘긴다면 클레멘트 감독 역시 오랜 기간 ‘백조군단’의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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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밀란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 [사진=세리에A 홈페이지]


인터밀란

인터밀란은 2014-15시즌 과거 인터밀란 감독 경험이 있는 로베르토 만치니를 사령탑으로 앉혔다. 만치니 감독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던 인터밀란을 구해냈다. 이후 2015-16시즌 4위를 기록하며 다시 인터밀란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만치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소 어이없는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대부분 내보내고도 토트넘에 1-6으로 완패했기 때문이다. 인터밀란 팬들은 만치니 감독의 퇴진을 요구했고, 결국 구단과 합의해 백수 신세가 됐다.

만치니 감독의 빈자리는 아약스를 이끌었던 프랑크 데 부어 감독이 대신했다. 데 부어 감독은 초반부터 경질설에 시달렸다. 특히 UEFA 유로파리그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또 외국인 감독이라는 이유로 텃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결국 데 부어 감독의 인터밀란 생활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끝이 났다.

유소년 팀을 이끌던 스테파노 베키가 감독 대행 역할로 잠시 팀을 이끈 뒤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이 인터밀란의 지휘봉을 잡았다. 피올리 감독은 사수올로, 키에보베로나, 팔레르모, 볼로냐, 라치오 등 이탈리아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이었다. 유로파리그 탈락은 막을 수 없었지만 리그 경기에서 17경기 동안 12승 2무 3패를 기록하며 유럽대항전 진출권이 주어지는 5위에 안착했다. 아직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에 피올리 감독에 대한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감독 교체 후 반등에 성공한 3팀에 대해서는 ‘축덕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해축야화 57화’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아래 URL 클릭)

http://www.podbbang.com/ch/1069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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