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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외국선수도 프로의식이 필요하다
* 21일 경기결과

안양 KGC 인삼공사(37승 15패 1위) 79-63 창원 LG 세이커스(23승 29패 7위)

이날 경기는 동상이몽 매치였습니다. KGC와 LG가 같은 듯 다른 목표를 바라보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KGC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LG는 6강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인 6위를 위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초반부터 KGC쪽으로 경기가 기울어지며 기대와는 달리 원사이드 게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날 경기 결과로 KGC는 매직넘버를 1로 줄였지만, LG는 플레이오프 자력 진출이 힘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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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주전 슈터 조성민. LG는 경기 초반 안정환 등의 활약으로 그의 공백을 메우는 듯했으나, 결정적인 해결사 부재는 해결할 수 없었다. [사진=KBL]


유일한 시소게임 1쿼터, 조성민 공백 메운 LG의 외곽포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시점은 1쿼터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1쿼터 이후에는 키퍼 사익스(23득점 3점슛 2개 2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와 데이비드 사이먼(20득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 등 KGC 외국선수들의 맹활약에 LG가 완전히 무너져 버렸죠. 특히나 LG는 2쿼터에 연속 3개의 턴오버를 남발한 뒤 벌어진 점수 차를 이후 전혀 좁히지 못했습니다. 승부는 사실상 이때 갈렸다고 봅니다.

다만, 1쿼터 조성민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LG 국내선수들이 쏠쏠한 외곽포를 지원해준 점은 고무적입니다. 안정환(12득점 3점슛 4개 4리바운드) , 기승호(5득점 3점슛 1개), 최승욱(3득점 2리바운드)이 연달아 3점포를 쏴올린 것입니다. KGC는 사이먼과 오세근(15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을 앞세워 골밑을 점령했지만, LG의 외곽포에 경기 초반 고전할 뻔했습니다. 그러나 LG 외국선수들의 침묵으로 LG의 외곽포는 반쪽짜리가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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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와 박인태를 나란히 무득점으로 묶어내는 등 골밑을 지배한 KGC 오세근. [사진=KBL]


리바운드를 제압한 KGC, 시종일관 게임을 제압하다

25-12, 42-32. 이날 경기의 전반 리바운드 스코어와 후반 리바운드 스코어입니다. LG는 김종규(무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와 제임스 메이스(16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이 버티는 높이가 강점인 팀입니다. 그러나 김종규는 득점 없이 리바운드도 4개를 걷어내는 데 그쳤고, 리바운드 5개 이상을 걷어낸 선수가 박인태(무득점 5리바운드)와 메이스뿐입니다. 사실상 메이스가 홀로 골밑에서 분전을 펼쳤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반면, KGC는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은 사이먼을 비롯해 오세근과 양희종(4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1블록슛)이 각각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았고, 식스맨 김민욱(3득점 5리바운드 2블록슛)도 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총 42개의 리바운드를 잡았습니다.

리바운드는 팀 전체가 참여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높이가 좋고 자리싸움을 잘하는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팀원들이 전원 박스아웃에 함께 가담하지 않는다면 혼자서 해낼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KGC가 수비 조직력, 궂은일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LG를 압도했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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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불성실한 태도로 경기에 임하며 전반 4점에 미미한 활약을 보인 LG 제임스 메이스. [사진=KBL]


LG 외국선수들의 사라진 투지... 국내선수들에게만 강조할 게 아닌 프로의식

LG 입장에서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패인은 외국선수들의 미미한 활약이라고 봅니다. 단순 평균치에 못 미친 활약이 문제가 아닙니다. LG는 플레이오프 막차를 노리고 있는 팀이기에 KGC보다 절실함이 필요했습니다. LG는 전승을 해도 경우의 수에 따라 탈락 할 지도 모르지만, KGC는 전패를 해도 경우의 수에 따라 1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LG가 주전 슈터인 조성민이 부상으로 빠지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선수들이 경기 시작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소위 말하는 '태업'하는 듯한 플레이를 보여줬죠.

메이스는 경기 초반부터 의욕 자체가 없어 보였습니다. 평소 즐겨(?)하던 무리한 플레이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지샷도 놓치는 등 전반 4점으로 최악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컨디션에 따라 활약 여하는 달라질 수 있지만, 문제는 국내선수와의 마인드 차이입니다. 외국선수들은 올시즌을 끝내면 당장 본국으로 떠납니다. 미련이 없죠. 특히 지금의 LG의 경우 플레이오프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메이스는 마치 자기 자신이 미리 플레이오프 탈락을 확정지어 놓은 마냥 '대충 빨리 끝내고 집에 가자'는 식의 플레이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날 경기 내내 메이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저도 외국선수들과 선수생활을 같이 해봤고, 또 지도도 해봤지만 기본적인 프로선수의 마인드는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설사,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며, 지더라도 박수 받고 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Man Of Match - 안양 KGC 오세근

경기 MVP뿐만 아니라, 시즌 MVP로도 거론되고 있는 오세근입니다. 이날 활약 역시 대단했습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어시스트면 어시스트, 리바운드면 리바운드. 그야말로 팔방미인같은 활약이었습니다. 특히나 매치업 상대였던 김종규와 박인태를 무득점으로 묶어낸 활약도 인상 깊었습니다.

금주의 빅매치(3월 넷째 주)

# 창원 LG 세이커스(23승 29패 7위) vs 원주 동부 프로미(25승 27패 5위) 3월 23일(목) 19:00 창원실내체육관

LG의 운명이 걸린 승부입니다. LG는 나머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고 동부와 전자랜드의 경기를 지켜봐야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이날(21일) KGC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부담이 덜했을 텐데, 필승의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동부 역시 나머지 경기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습니다. 윤호영에 이어 두경민까지 부상을 당해 비상이 걸린 동부인데, 과연 마지막 창원 원정에서 웃을 수 있을지 주목이 되는 경기입니다. [정리=배성문 기자(헤럴드경제 스포츠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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