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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골프협회, 원아시아 버리고 아시안투어 손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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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상하이에서 양대 투어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왼쪽부터 팡정 CGA 부비서 왕리웨이 CGA 부대표, 조시 버락 아시안투어 CEO, 지미 마스린 아시안투어 회장, 자바 장 아시안투어 멤버. [사진=아시안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중국골프협회(CGA)가 아시안투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상호 공동 개최(Co-sanction) 대회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원아시아투어의 고립은 심화될 조짐이다.

지난 17일 양대 기구는 상하이에서 파트너 협약식을 갖고 올해 4개 대회를 중국에서 개최하며 이를 아시안투어와 중국투어에 공동으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차이나투어 선수들은 아시안투어 대회에 조건부 출전권을 갖게 되며, 차이나투어의 상금 랭킹 5위까지는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으로 직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 창설되는 대회의 상금 규모는 30만~50만달러이며 내년부터는 대회 규모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왕리웨이 CGA 부대표는 “지난 2008년 이래 다시 아시안투어와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중국에 다시 들어온 것을 환영하며 중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골프 시장 발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시 버락 아시안투어 CEO는 “중국협회와 이같은 파트너십을 재개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중국과 함께 아시아 전체의 골프 발전에 관한 동일한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게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버락은 “아시안투어 선수들도 중국에서 활동하게 된 만큼 이는 전체 아시아 투어 시장에도 큰 활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 열리는 새로운 대회의 우승자는 아시안투어의 출전권을 갖게 됐다.

이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이어온 원아시아투어에는 치명적이다. CGA는 대한골프협회(KGA), 호주PGA투어와 함께 원아시아투어를 창설해 운영해온 큰 축이었다. ‘아시아의 골프 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미국과 유럽 등 외세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낸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총상금 100만달러 이상의 규모 있는 대회만을 개최한다고 선언하고 호기롭게 출발해 초창기에는 난산차이나오픈이 창설되고, 인도네시아PGA, 태국오픈 등 각국의 내셔널 타이틀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미국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의 지속적인 견제 및 시진핑 중국 정부의 골프에 대한 부패 단속 강화 조치 의지로 인해 대회 수를 늘리는 데 한계를 가졌다. 시즌에 11개를 개최하던 대회수도 차츰 축소되었다. 2015년에는 7개를 개최하더니 지난해는 SK텔레콤오픈마저도 원아시아투어에서 탈피해 4개의 대회만 개최했다. 올해 역시 4개 대회만 스케줄에 올라 있다.


원아시아 투어 내부의 리더십도 안개속이다. 지난해 8월 전상렬 커미셔너와 테니얼추 CEO가 중국의 단티송 커미셔너 체제로 바뀌었다. 전 커미셔너는 SBS방송과 연결 고리가 있고, 추 CEO는 미션힐스로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으나 조용히 사라졌다. 단 신임 커미셔너는 ‘올해 차이나클래식을 개최하고 대회 수를 늘리겠다’고 표방했지만 아직 일정 발표는 없다. 해외에 공식적으로 취임을 선포하고 취임식도 치르지 않은 상태다. 원아시아투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 4개의 대회를 치른다’면서 ‘첫 대회를 빅 이벤트로 시작하고 차이나클래식 일정도 순차적으로 밝히겠다’고 적었다.

원아시아투어 내부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과 맞물려 CGA는 지난 1995년부터 2008년까지 파트너였던 아시안투어에 다시 손을 내민 것으로 짐작된다. CGA의 선수협회장인 오아슌은 “아시안투어와 파트너십을 맺어 기쁘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아시안투어를 통해 프로 데뷔를 한 만큼 이번 협약을 쌍수들어 반겼다. “나는 아시안투어에서 뛰면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왕리웨이 부대표와 아시안투어에도 감사드린다. 이제 두 개의 조직이 힘을 합치면 더 많은 것을 이뤄낼 것이다.”

CGA가 아시안투어와 맺은 파트너십은 사드 사태에서 촉발된 한중 스포츠 외교의 경색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중국-호주의 3대축 중에 호주는 몇 년 전부터 원아시아투어에서 한 발을 떼고 유러피언투어와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4월28일부터는 베이징에서 CGA가 주관하는 원아시아투어 볼보차이나오픈이 열리고, 5월4일부터 열리는 GS칼텍스매경오픈과 6월1일부터 열리는 한국오픈은 KGA가 주관하는 원아시아투어로 열린다.

CGA의 이번 조치가 기존의 원아시아투어 체제를 탈피해 아시안투어와 새로운 관계를 맺겠다는 것인지, 혹은 원아시아와 아시안투어를 둘다 손아귀에 두고 저울질하겠다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기존의 투어 환경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빈사 상태에서 회복 단계에 있는 국내 남자 투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의 차후 대응 전략을 고심해야 할 때로 보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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