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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아시아투어, 출범 9년 만에 빈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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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볼보 대회 퀄리파잉을 여는 것으로 원아시아 올해 시즌이 시작된다. [사진=원아시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중국-호주 3개국 골프협회가 나서서 2009년 설립한 원아시아투어가 9년 만에 빈사(瀕死) 위기에 처했다. 최근 원아시아투어가 홈페이지에 올린 올해 상반기 스케줄을 보면 현재 확정된 대회는 3개에 불과하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수트라하버에서 3월7일부터 4일간 볼보차이나오픈의 퀄리파잉(Q)스쿨을 시작한다는 것이 올해 원아시아투어의 공식 일정이다. 이 Q스쿨에서 우승하면 전체 원아시아투어에 출전할 수 있으며 2위에게는 10개 대회의 출전권을 준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열릴 대회는 현재로선 4개뿐이니 1,2위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오는 4월27일부터 4일간 베이징 탑윈G&CC에서 열리는 제23회 볼보차이나오픈은 유러피언투어와 공동 개최되는 대회로 총상금 290만 달러가 걸린 이벤트다. 지난해 베이징의 탑윈으로 대회장을 옮긴 뒤 두 번째로 열리는 국제 골프행사지만 원아시아투어라기보다는 유러피언투어 자체 대회나 마찬가지다.

원아시아투어는 5,6월에 한국에서 두 개의 대회가 열린다. 4~7일 경기 성남의 남서울CC에서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리고 6월1~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제60회 코오롱 한국오픈이 개최된다. 하반기에는 호주에서 에미리트 호주오픈이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원아시아투어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대회는 사라지고 각국 투어에 숟가락만 얹어놓은 형상이다.

아시아를 대표한다는 취지로 3국의 대표 골프기구가 합심한 지 9년이 경과한 성적표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 2009년 5개 대회로 시작한 원아시아투어는 2011년 퀄리파잉스쿨을 여는 등 외연을 넓혀 2012년에는 11개의 대회가 치러졌다. 매 대회마다 최소상금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 이상의 규모로 개최하겠다고 표방하면서 미국PGA투어, 유러피언투어에 맞서는 아시아의 독자적인 투어 기구로서의 세력화를 도모했으나 유명무실한 상황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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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차이나는 유러피언투어가 시작해 원아시아가 참여하는 대회다.


이렇게 된 데는 세 가지 정도의 요인이 있다. 첫째, 미국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의 견제가 있었다. 원아시아투어를 독자적인 투어로 인정하지 않았고 세계랭킹 포인트도 적게 주었다. 둘째, 2004년 설립된 선수 중심의 기존 투어조직인 아시안투어와는 별도의 시장개척을 표방했으나 끊임없이 부딪쳤다. 셋째, 잠재력이 가장 큰 중국 시장에서 중국골프협회(CGA)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14년부터 시진핑 정부가 골프를 부패의 온상으로 여기는 강공 정책을 펼치자 중국 자체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2015년에는 호주PGA챔피언십이 떨어져 나갔고, 중국 자체투어인 난산차이나 대회가 중단됐다. 또 인도네시아 PGA챔피언십은 아시안투어로 이전했다. 그 결과 원아시아투어는 그해 7개를 개최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는 SK텔레콤오픈이 원아시아투어를 탈피해 한국 KPGA투어 독자대회로 개최됐고 타일랜드오픈과 피지인터내셔널은 유러피언투어-아시안투어 공동 개최로 옮겨가면서 결국 4개 대회만 열렸다.

지난해 여름에는 투어 지도부마저 급작스럽게 교체됐다. 전상열 커미셔너와 테니얼 추 CEO가 물러나고 중국의 단티송 커미셔너 체제로 바뀌었다. 전 커미셔너는 SBS방송과의 긴밀한 연결 고리가 있고, 추 CEO는 미션힐스를 통해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으나 감쪽같이 사라졌다. 단 신임 커미셔너는 ‘올해 차이나클래식을 개최하고 대회 수를 늘리겠다’고 표방했지만 아직 일정 발표는 없다. 해외에 공식적으로 취임을 선포하고 취임식도 치르지 않은 상태다. 단지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 4개의 대회를 치른다”면서 “첫 대회를 빅 이벤트로 시작하고 차이나클래식 일정도 순차적으로 밝히겠다”고 적었다.

자수성가한 단티송 커미셔너는 신장 194cm로 젊은 시절 농구선수를 했다. 광산, 부동산업으로 큰 돈을 벌어 지난해 매경오픈에 개인 헬기를 타고 대회장을 찾기도 했다. 베이징, 선전, 홍콩을 무대로 활동해 투어 사무국도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옮겼다. 그와 보조를 맞추는 조나단 오우양 CEO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부투어인 차이나투어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지도부가 교체된 사태는 안타깝다. 아시아 투어의 골프 자생력은 아직 먼 얘기 같아서 더 아쉽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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