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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 vs 야구 vs 농구..골프 최강팀은? 레전드 빅배치 뒷담화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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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농구(양희승 김승현) vs 축구(김병지 최진철)의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경기에서 농구팀이 간식을 먹으며 작전회의를 하고 있다. [사천=채승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사천)=유병철 기자] “희승아, 농구팀은 무슨 노인네 골프를 하냐? 젊은 친구들이 왜 그렇게 살살 쳐. 남은 홀에서 드라이브가 220m 이상 나가지 않으면 OB로 처리하자.”(축구 김병지)

“무슨 말씀이세요, 경로우대 차원에서 살살 하는 겁니다.”(농구 양희승) + “희승이형, 비도 오고 날씨도 추운데 우리가 경기를 빨리 끝내서 형들 따듯한 호텔방에서 좀 쉬시도록 배려하죠.”(농구 김승현)

이쯤이면 대학동아리 분위기다. 22일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시즌2’의 스페셜 경기인 축구 vs 농구의 나인 홀 포섬대결이 펼쳐진 경남 사천의 서경타니골프장 풍경이다. 레전드 빅매치는 서로 다른 종목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골프로 맞붙는 이벤트다. 시즌2는 2002 한일월드컵 4강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멤버들이 주축이 돼 ‘축구(이천수 최진철 김병지 고정운) vs 야구(서재응 이병규 박명환 고정운)’의 대결을 펼쳤고, 이날은 시즌1(축구 야구 농구 배구)에서 우승한 농구팀이 가세했다. 다른 건 몰라도 3박4일간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축구, 야구, 농구 레전드들이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진 건 분명하다.

이 대회를 주관한 위드윈스포츠의 이원형 대표는 “가장 큰 소득은 출연한 레전드들이 골프를 통해 종목의 벽을 넘어 가까워졌다는 사실입니다. 나중에 방송(jtbc골프)으로 보면 팬들도 무척 즐거워 하실 겁니다”라고 평가했다. 대회를 녹화중계하는 jtbc골프 관계자도 “알려지지 않았던 스포츠스타들의 진면목이 나와 놀랐다. 마해영, 최진철 등은 딱딱한 인상과는 달리 성격이 너무 좋았고, 이병규는 예능감이 뛰어나 향후 해설 등 방송에서 활약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당연히 선수들은 대만족이었다. 이천수-김승현, 양희승-이병규처럼 원래 친했던 사이도 있지만 대체로 이번 대회를 통해 친분이 두터워졌다. 최진철은 “아주 즐거웠다. 시즌3에도 꼭 불러달라. 시간을 내 무조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철은 맞대결을 펼친 이병규와 앙숙형 선후배로 가까워지면서 계속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

이런 분위기의 정점은 21일 오후 열린 ‘슛포러브’ 자선이벤트였다. 박명환 이천수 김병지 마해영 양희승 김승현 등 축구 야구 농구의 스타 6명이 한 줄로 늘어서 동시에 퍼팅을 성공해야 하는 미션이었다. 30분 가까이 시도한 끝에 마침내 성공하자, 참가자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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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열린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의 슛포러브 이벤트 도전 장면. 왼쪽부터 김승현, 양희승, 마해영, 김병지, 이천수, 박명환. [사천=채승훈 기자]


종종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포츠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이 펼쳐지곤 한다. 야구팬들은 “국내에서 야구인기가 훨씬 좋다, 올림픽 금메달까지 땄다”고 주장한다. ‘야구는 미국 중심의 로컬스포츠이고, 축구가 진짜 월드클래스 종목이다. 국가대표 A매치에 쏠리는 관심은 비교할 수가 없다’는 게 ‘축빠’의 논리다. 여기에 태권도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 하나를 내세워 ‘우리가 국기’라고 끼어들면 중구난방이 된다.

어차피 스포츠는 인간이 하는 신체활동 놀이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을 정형화한 것이다. 나름의 가치들이 있다. 기존의 틀을 깨고 노상 새로운 종목을 만들어야 한다는 ‘뉴스포츠’ 운동까지 있다. 중요한 것은 각기 다른 것이 만나야 더 좋은 것이 만들어진다는 문화의 로직처럼 스포츠도 서로 교류할 때 한층 풍성해진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이번 대회 기간 중 ‘배추도사’ 박명환은 “2005년 7월 김인식 감독이 양배추를 머리에 넣으면 열이 내린다 해서 쓰고 나갔다. 다음날 양배추 쓰고 던진 게 ESPN, CNN 등 외신에 나가며 유명해졌다. 그런데 골프를 해보니 야구보다 골프할 때 양배추가 더 효과적인 듯싶다. 양배추를 모자 안에 넣고 나가면 6도 정도 온도가 내려간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참 누가 이겼을까?실제로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내내 해당종목의 지인들로부터 “어떻게 됐냐?”, “꼭 이겨라”는 등의 전화를 숱하게 받았다. 의외로 관심들이 많은 것이다. 대답은 생략한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이벤트는 다큐가 아니라 예능이기 때문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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