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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충우돌 여자야구 도전기] (16) 여자야구단 동계훈련 파헤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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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 하체, 하체' 하체의 중요성은 타격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신나게 던졌으니 이제는 열심히 배트를 휘두를 차례다. 타격 훈련은 티 혹은 토스 배팅을 중심으로 개인별 자세 교정이 진행된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토스 배팅을, 초심자들은 티 배팅을 하며 타격 자세를 가다듬는다. 모든 훈련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라이브 배팅을 실시한다. 라이브 배팅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것이 한 번 쳐보라고 초저속으로 던져주는 공이지만 배트에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는 게 슬픈 현실이다.

타격 역시 투구와 마찬가지로 ‘하체의 중심 이동’이 핵심이다. 필자의 배팅 영상을 지켜 본 한 엘리트 야구선수는 “현재 하체 중심이 잡히지 않아 공이 약간 빗맞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앞다리 쪽 안정감만 잡힌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하체의 안정감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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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 캐치 연습 중인 필자의 모습. 수비 자세가 상당히 높다. 의도적으로 자세를 낮추려고 노력 중이나 쉽지 않다.


투구, 타격, 수비 세 가지 훈련 가운데 조별 난이도 차가 가장 큰 훈련은 수비 훈련이다. 리그 및 대회 경기로 바쁜 관계로 시즌 중에 기본기를 배우고 다지기 힘든 파트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수비 자세조차 몸에 익지 않은 채로 훈련 및 경기에 나서다보니 수비 시 손의 위치 때문에 타박상을 달고 살았다. 이를 고치기 위해 몇 주간 플랫 글러브를 활용해 포구 시 오른손의 위치를 잡는 연습에 매진했다. 공을 잡을 때 손동작이나 자세가 전에 비해 한결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자세에 이어 배운 것은 짧은 뜀뛰기(Crow Hop)다. 이는 외야수들이 송구하기 전 모멘텀을 얻기 위해 딛는 작은 점프 스텝을 말한다. 포구 후 제자리에서 살짝 뛰며 더 멀리, 더 빠르게 던지기 위한 추진력을 얻게 된다. 동작을 배운 후 집이나 회사 옥상에서 틈틈이 연습했다. 모든 훈련이 그렇듯 반복과 숙달은 기본이다. 주 1회 훈련만으로 야구가 쑥쑥 늘기를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도둑놈 심보다. 시간이 될 때 마다 배웠던 것들을 하나둘 되새김질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 시간 동안 훈련에 몰두하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계절을 잊는다. 실내라는 환경이 주는 쾌적함에 감사하지만 내심 ‘언젠가 실내연습장을 떠나 전지훈련을 가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상상도 해본다. 어느새 3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시즌을 향한 필자의 목표는 딱 하나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끊이지 않는 부상으로 잃어버린 2016년. 여기에 공식전 마수걸이 안타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정아름 기자는 눈으로 보고, 글로만 쓰던 야구를 좀 더 심도 깊게 알고 싶어 여자야구단을 물색했다. 지난 5월부터 서울 W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의 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금 큰 키를 제외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야구와 친해지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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