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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저니맨외인구단 최익성 구단주 “김인식 감독 게 섯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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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출신 최초 독립구단 구단주가 된 '저니맨' 최익성.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삼성 라이온즈부터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해태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까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6번의 트레이드로 7개 구단의 유니폼을 입었다. 사람들은 그를 이름 대신 ‘저니맨’ 이라고 불렀다. 은퇴 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KBO리그의 대표적인 ‘저니맨’으로 불리우는 최익성(44)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 이야기다.

팀을 떠돌며 굴곡 많은 삶을 살아온 최익성은 프로 야구사와 함께 성장해왔다. 누구보다 앞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2000년)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2005년)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역사의 방관자이기보다는 개척자에 가까웠다. 은퇴 후에도 야구육성사관학교를 창설하며 야구를 통해 인생을 가르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는 일에 몰두했다. 도전과 개척이 마치 운명과 같았던 최익성은 이제 ‘독립야구’라는 새로운 역사에 동참하기로 했다. 오는 3월 창단을 앞둔 저니맨 외인구단의 구단주 최익성으로 또 다른 독립구단인 연천 미라클 김인식 감독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최익성 대표는 다음 달 17일 구단 최종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조금은 들떠있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최초 독립구단 구단주가 아니냐고 묻자 최 대표는 매니저 역할에 가깝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야구선수 스스로 독립 운영하는 구단을 만들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다”면서 “ 야구선수 출신들이 만드는 시민구단 형태로 발전해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독립 구단이란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해 무적 신분인 선수들이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만들어진 준 프로급 야구단이다. 흔히들 알고 있는 고양 원더스가 바로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이다. 왜 굳이 독립구단이었을까. 최익성은 세상을 놀라게 할 선수를 키우고 싶은 욕심을 품고 있었다. “그동안 야구를 하며 떠돌아다니면서 후배들에게 꼭 필요한 구단이 있다면 바로 독립구단일 것이라 생각했다. 선수 개개인이 독립적인 힘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단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저니맨 외인구단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자생력’이다. 형님격 독립구단인 연천 미라클 관계자도 ‘이정도 자생력을 가진 팀은 처음 봤다’며 부러움을 내비쳤다. 최익성이 직접 평가한 외인구단의 자생력은 80% 수준이다. 코칭스태프도 모두 갖춰졌고, 숙소 및 실내 연습장과 같은 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다. 지난 5년 동안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집약된 육성 시스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연고지 문제 확정 후 차차 스폰서십을 통해 자생력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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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창단' 저니맨 외인구단은 내달 17일 최종 트라이아웃을 통해 옥석 고르기에 나선다.


구단 운영 모토는 ‘한국식 독립야구단’이다. 이미 독립야구 리그가 자리잡은 미국과 일본을 비교대상으로 삼기엔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 최익성의 생각이다. 구단에서 숙식을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장차 미국이나 일본처럼 일종의 급여를 지급하고 스스로 숙식비용을 부담하게끔 시스템을 바꿔보려고 한다. 하지만 독립구단은 프로가 아닌 세미프로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구단에 의지하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구단 창단만큼이나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바로 독립야구연맹 창설이다. 외인구단 뿐만 아니라 연천 미라클 역시 독립구단 및 선수들을 보호하고 독립야구 리그를 발전시켜 줄 연맹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공감대를 형성한 두 팀은 지난 1월 15일 독립야구연맹을 발족하며 첫 삽을 떴다. 연맹 정관을 만드는 것부터 초대 총재 옹립, 독립리그 타이틀 스폰서십 체결, 연맹 자체 기록원 및 심판진 구성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은 많다.

올해로 선수 육성에만 힘써온 지 5년이다. 수많은 선수들을 만나 온 그는 프로 진출을 위해 독립구단의 문을 두드리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했다.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은 기본적으로 갖춰야한다. 사실 기술 외의 부분들이 부족해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를 시작으로 유소년팀(포니야구단), 사회인야구단에 이어 독립구단 창단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 본 그는 현재의 성과에 대해 성공이라고 평가내리지 않았다. ‘항상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개척하는 사람, 야구라는 틀을 깨고 세상에 나온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최익성이 이끄는 저니맨 외인구단이 세상을 놀라게 할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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