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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이슈] 베테랑 선수들, ‘우리 아직 안 죽었어!’

  • 2016-11-23 19:58|유병철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요즘 국내 배구계에서 베테랑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위 ‘짬 좀 되시는 분’들이 관록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팀에 베테랑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꽤 크다. 젊고 파릇파릇한 선수들보다 출전시간 은 적을지언정 코트 안에서 그들이 행사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또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코트를 호령하는 베테랑의 품격은 소속팀 동료뿐 아니라 V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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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봉우, 이선규, 방신봉. [사진=한국배구연맹]


남자부, 고참 센터 전성시대

남자부는 유독 센터 포지션에 베테랑이 많다. 2라운드가 한창인 현재 블로킹 선두를 다투고 있는 두 선수는 모두 30대 중반으로,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주인공은 윤봉우(34 한국전력)와 이선규(35 KB손해보험). 윤봉우는 세트당 평균 0.69개의 블로킹을 잡아내 리그 내 내로라하는 센터들을 모두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플레잉코치로 뛰었던 윤봉우는 은퇴 후 코치직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고사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한국전력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는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 내 최고참 방신봉(41)과 함께 트윈 타워를 구축해 한국전력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23일 현재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에 이어 리그 2위(7승 3패)를 달리고 있다.

또 한 명의 베테랑 센터 이선규 역시 올 시즌 새 유니폼을 입었다. 자유계약(FA)을 통해 삼성화재에서 KB손해보험으로 적을 옮긴 그는 V리그를 상징하는 센터다. 리그 최초로 블로킹 1,000개를 성공시킨(1,031개) 그는 말 그대로 ‘철벽’이라 불린다. 비록 소속팀이 최하위에 머물러있으나 이선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센터진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1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무려 11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 타이 기록을 세웠다.

방신봉은 리그 내 유일한 40대 선수다. 지난 시즌 후인정(42)이 현역 생활을 마감하면서 맏형 타이틀이 그에게 넘어왔다. 선발보다는 주로 교체 멤버로 코트에 나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7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고 있다. 경험이 풍부하다보니 상대팀 세터의 습성이나 코스를 읽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체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노련미나 감각의 측면에서 방신봉만한 센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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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이효희(5번)와 정대영(13번)의 호흡. 오른쪽 사진은 김사니. [사진=한국배구연맹]


여자부, ‘언니만 믿고 따라와!’

여자 베테랑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한국도로공사의 센터 정대영(35)은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으로 팀 내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2005년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올 시즌은 공격성공률 4위(37.38%), 블로킹 6위(세트당 0.48개), 득점 12위(92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보다 한 살 많은 세터 이효희(36)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효희는 2010~2011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당시 신생팀이었던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코트에 복귀했다. 정대영과 마찬가지로 그도 비 공격수로서 정규리그 MVP(2013~2014시즌)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에도 세트 부문 2위(세트당 11.13개)에 이름을 올리는 등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둘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도로공사는 최하위에 처져있지만, 시즌 초반임을 감안했을 때 반등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

IBK기업은행의 세터 김사니(35)도 여전한 존재감을 뽐낸다. 최근 왼쪽 종아리 부상과 부친상으로 4경기에 결장했지만 25일 현대건설전에 복귀할 준비를 마쳤다. 김사니는 지금도 주전으로 뛰며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희진-박정아-리쉘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와 김사니의 공격 조합은 어느 팀에 견주어도 우위를 점한다. IBK기업은행은 정규리그 2연패와 더불어 지난 시즌 놓친 통합우승을 거머쥘 준비를 마쳤다. 그들은 23일 현재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매 경기 뛰어난 활약으로 후배들을 한수 지도하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은 올 시즌 V리그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로 부족함이 없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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