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A대표팀 그리고 U23대표팀까지 병신년에도 ‘빵훈이’ 열풍은 계속된다.

U23대표팀이 16일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예선 2차전 예멘과의 경기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동안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던 권창훈이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으로 팀의 대회 2연승을 이끌었다.

권창훈에게는 오랜만의 선발 라인업 복귀였다. 지난 시즌 막판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그였다. 다행히 파열이 아니라 단순 염좌였기 때문에 복귀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로 인해 UAE, 사우디와의 평가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과의 대회 1차전까지 모두 교체로 출전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것에 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권창훈의 몸상태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부상 복귀 후에 교체로 출전했던 경기에서 권창훈은 그만의 저돌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드리블 돌파는 길었고 패스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번 경기 전에도 그러한 우려가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권창훈은 역시 권창훈이었다. 4-1-4-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 된 권창훈은 경기 시작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창민, 황희찬 등과 짧은 패스플레이를 시도하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하면서 상대의 역습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좋은 경기력은 득점으로 연결됐다. 전반 14분 김승준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골문으로 쇄도하는 권창훈에게 정확히 패스를 찔러줬고 권창훈은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오른발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중앙으로 잘라 들어오는 김승준의 움직임과 시야, 황희찬의 정확한 패스타이밍, 권창훈의 쇄도와 마무리까지 3박자가 잘 어우러진 득점이었다.

터지기 시작한 권창훈의 득점포는 한 골로 끝나지 않았다. 전반 31분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도한 권창훈은 중앙으로 쇄도한 뒤 이슬찬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두 번째 골까지 기록했다. 전반 44분에는 내친김에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세 번째 골까지 만들어내면서 전반전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3개의 슈팅만으로 3개의 골을 기록하는 결정력을 자랑했다.

전반전에 골 결정력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면 문창진의 투입된 후반에는 적극적인 도우미 역할을 수행했다. 포지션 파트너인 문창진은 물론이고 김승준, 류승우 등 다른 2선 선수들과 적극적인 스위칭 플레이로 공간을 창출했다. 전체적인 공격전개를 조율하면서 패스의 길을 만들어 내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결국 후반 28분 권창훈은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중원에서 볼을 잡은 권창훈은 드리블을 치고 들어오다가 패널티박스로 쇄도하던 류승우에게 정확히 패스를 넣어줬고, 류승우는 완벽한 골을 성공시켰다. 류승우의 쇄도와 마무리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완벽한 패스타이밍에서 더 완벽한 패스정확도와 세기를 보여준 권창훈 역시 돋보였다. 어시스트에 성공하자 권창훈은 다시 골욕심을 냈지만 아쉽게도 자신의 4번째 골은 성공하지 못했다.

한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권창훈이었다. 마지막 김승준의 골을 제외하고는 모든 골에 가담했다. 굳이 공격포인트에만 한정하지 않더라도 특유의 활동량과 드리블 돌파 그리고 수비가담까지 2선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해냈다. U23대표팀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아직까지 100% 컨디션은 아니라고 하니 차차 폼은 더욱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해보면 대표팀의 8회 연속 올림픽 진출도 매우 희망적으로 전망된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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