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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유 4연패, 시작부터 어긋났던 반 할 감독의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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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맨유 벤치. 사진=EPL 홈페이지

한 때 세계최고의 클럽이라고 불렸던 맨체스터UTD의 부진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맨체스터UTD가 26일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하고 말았다. 단순 스코어에서 밀린 것은 물론이고 경기력에서도 스토크시티에게 완패를 당했다. 반 할 감독의 전술적 문제와 더불어 선수들의 부진의 겹쳐지면서 벌써 리그 3연패,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하면 4연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위기론에 휩싸인 반 할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약간 변화를 줬다. 한동안 출전시키지 않았던 안데르 에레라를 펠라이니와 함께 선발명단에 넣었다. 또한 ‘캡틴’ 웨인 루니를 벤치에 대기시킨 후 멤피스 데파이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었다. 굉장히 공격적인 라인업이었다.

기대와는 달리 정작 맨유의 경기력은 공격적이지 못했다. 문제점이 너무 많았다. 우선 에레라를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다. 에레라는 원래 2선에 위치하면서 넓은 패스와 창의적인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스페인산 미드필더다. 최전방 공격수가 공을 받아주러 나오면 그 빈자리를 과감히 들어갈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문제는 이 날 에레라가 엉뚱하게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로 기용되었고 오히려 펠라이니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에레라는 낯선 위치에서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자신이 어느 위치에 서야할지 모르는 모습이었고 패스미스도 잦았다. 펠라이니도 너무 라인을 올린 나머지 3선과의 간격이 벌어지고 말았다.

펠라이니의 머리를 노리겠다는 반 할 감독의 계산이었지만 이마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완벽한 전술적 오판이었다. 아무리 스토크시티가 과거의 ‘남자의 팀’ 이미지를 벗었다고 해도 수비진의 높이는 여전히 강력하다. 쇼크로스, 카메론 등을 펠라이니 혼자 감당하기는 벅찰 수밖에 없었다. 확률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공격패턴이었다.

이와 더불어 끝까지 신뢰를 보냈던 데파이가 이번에도 기대를 접어버린 것이 너무나 컸다. 공격진영에서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자신감을 많이 잃은 모습인지 특유의 드리블 돌파를 잘 시도하지 못했고 자꾸 중앙 또는 후방으로 볼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그로 인해 공격속도가 죽어버렸고, 느려진 맨유의 공격은 스토크시티 선수들에게 너무 쉽게 느껴졌다.

전반 19분에는 치명적인 실수마저 저질렀다.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데 헤아 골키퍼에게 헤딩 패스를 하다가 글렌 존슨에게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공짜로 기회를 얻게 된 존슨은 중앙으로 쇄도하던 보얀 크르키치에게 패스를 넣어줬고, 보얀은 쉽게 골로 연결시켰다. 데파이의 어이없는 행동은 가뜩이나 밀리던 경기에 불을 지핀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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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선방을 보여준 버틀란드(좌)와 패배의 원흉 멤피스 데파이(우). 사진=EPL 홈페이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반 할 감독은 데파이를 빼고 루니를 투입하며 전술변화에 나섰다. 루니를 최전방에 놓고 마샬로 측면으로 빼며 포메이션을 다시 정비했다. 또한 에레라를 보다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득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사실상 기존의 4-2-3-1에서 4-1-4-1로 바꾼 형태로 볼 수 있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맨유는 날카로운 기회를 창출했다. 루니가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연계에 가담하면서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다. 에레라는 본래의 위치로 돌아오면서 다시 빛이 나기 시작했고, 부진했던 애슐리 영 역시 과감한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하지만 맨유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스토크시티에는 ‘삼사자 군단의 미래’ 버틀란드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다. 펠라이니가 루니의 패스를 받아 완벽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버틀란드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이를 막아냈다. 이어진 에레라, 루니 등의 좋은 슈팅도 번번이 버틀란드의 손을 피해가지 못했다. 한 골만 들어갔더라도 분위기는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선방은 더욱 빛났다.

찬스를 살리지 못한 맨유는 결국 득점을 하지 못한 채 13년 만에 박싱데이에서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반 할 감독은 위기론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이 흐름이라면 경질설이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술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계속해서 상황에 맞지 않는 전술을 들고 나오고 있다. 무리뉴 감독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반 할 감독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다시 한 번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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