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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농구에는 '때밀이 응원'과 '갈매기 비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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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수단이 농구팬들과 스킨십을 나누고 있다. 사진=KBL 제공.

2015-2016 프로농구가 한창인 사직체육관. '때밀이수건'이 등장하는가 하면, 갈매기가 활개 치며 날아다니기도 한다. 이곳저곳에서 "제법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산 kt 소닉붐(단장 임종택)이 독특한 아이템을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kt의 마케팅은 팬들이 경기장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빠져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지난해와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농구팬 사로잡기에 나선 것이다. kt는 본사에 스포츠마케팅 부서가 생기면서 새로운 마케팅 시도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이색 좌석등장! 농구장에서 느끼는 또 다른 맛

kt는 가장 먼저 ‘이벤트 좌석’을 확충했다. 지난 시즌 ‘치맥존’을 신설하며 팬들의 선택폭을 넓힌 kt는 이번엔 캡틴석과 버킷시트, 그리고 1층 응원석을 새로이 마련했다. 캡틴석은 홈 벤치 바로 옆에 위치한 단 두 개의 좌석을 말한다. 이 곳은 감독이 내리는 지시사항은 물론, 선수 간 주고받는 사소한 대화까지 들릴 정도로 코트와 매우 근접해 있다. 심지어 판정에 항의하는 선수들의 애교 섞인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다. 농구경기의 또 다른 묘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캡틴석은 kt의 크고 작은 ‘속사정’이 드러나는 곳이기 때문에 선수나 감독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따를 법하다. 그러나 조동현 kt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조 감독은 “팬들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면 감수할 수 있다. 팬들이 있다고 할 말(?)을 안 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버킷시트와 1층 응원석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버킷시트는 고급스러운 소파식 좌석과 스마트폰 거치대, 음료 홀더 등이 갖춰있어 ‘황제 좌석’으로 통한다. 경기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호기심을 자아낼 갈 정도로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또한 kt는 1층에 있는 불필요한 공간을 축소해 이곳을 팬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1층 응원석은 중계팀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어 수훈선수 인터뷰를 즉석에서 지켜볼 수 있는 등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부산팬을 잡아라’ 지역특화 마케팅 그리고 때밀이 응원

부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갈매기. 야구장이 아닌 농구장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kt는 승부처 상황에서 비행기 모형을 띄우며 팬들의 응원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올해는 비행기가 아닌 갈매기다. 크기 면에서는 비행기를 따라갈 수 없지만 갈매기가 주는 ‘상징성’에 주목한 것이다. 그야말로 부산이기에 가능한 지역마케팅이다.

반응도 뜨겁다. 지난 10일 생애 처음으로 사직체육관을 찾았다는 대학생 신상민(23)씨는 “농구장에서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보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신선해서 기억에 남았고, 함께 온 여자친구도 좋아하더라”며 갈매기 퍼포먼스를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kt는 이밖에도 부산사투리를 활용한 응원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지역 팬들의 응집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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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야심차게 내놓은 때밀이 응원. 사진=kt 소닉붐 농구단 제공.


입때껏 농구장에서 보지 못했던 물건은 또 있다. 바로 목욕탕에서나 볼 법한 때밀이 수건. kt는 지난 10일 ‘때밀이 응원’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때밀이수건은 입장 시 무료로 지급되며 응원은 승부를 가르는 4쿼터를 앞두고 실시한다. kt는 때밀이 응원에 앞서 체계적인 연습을 실시하는 시간을 따로 배분했다. 그만큼 때밀이 응원의 정착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때를 미는 동작을 응용한 이 응원은 노라조의 ‘해피송’에 맞춰 진행된다. 뜨거운 응원 열기는 목욕탕만큼이나 금세 달아올랐다. kt 관계자는 “팬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농구 경기를 통해 시원하게 밀어(?)버렸으면 하는 소망을 담았다”며 응원배경을 말했다.

선수들을 활용한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kt는 매 경기 팬들과 선수 사이에 스킨십을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경기 종료 후 시작되는 ‘하이파이브 릴레이’가 그것이다. kt의 모든 선수들과 스킨십을 나눌 수 있는 이 이벤트는 경기장을 떠나기 전 팬들이 갖고 있는 마지막 아쉬움을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부산 팬들은 특히 성적에 더욱 민감한 것 같다. 하지만 팀 성적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팬들이 농구장을 더 많이 찾을 수 있게 다양한 환경을 마련할 것이다. 이것의 일환으로 색다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색 마케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kt의 색다른 마케팅을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농구를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헤럴드스포츠(부산)=정성운 기자@tjddns4504]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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