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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격동의 2라운드,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
*<헤럴드스포츠>가 10월부터 '김유택 관전평'을 '김유택 주간브리핑'으로 업그레이드합니다. 경기 하나에 대한 미시적인 분석을 넘어, 전문가의 견해를 바탕으로 프로농구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농구팬 및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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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가 돌아왔다. 프로농구의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다.


■ 돌아온 국가대표 + 외인 2명 출전 = 격동의 2라운드


2015-2016 프로농구는 그 어느 시즌보다 많은 변화 속에 닻을 올렸습니다. 우선 개막 일정부터가 한달가량 앞당겨졌죠. 하지만 개막 전후 농구판을 둘러싼 잡음과 국가대표 차출 등 우여곡절 속에 1라운드는 팬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다행히 2라운드부터는 농구팬 여러분의 눈길을 끌만한 흥미로운 요소가 많아졌습니다.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죠. 먼저 아시아선수권을 마치고 각 소속팀으로 돌아간 국가대표선수들이 나란히 복귀전을 치렀는데요. 그 중에서도 양동근(모비스), 이승현(오리온), 이정현(인삼공사) 등이 쉽게 소속팀에 녹아들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또 하나, 2라운드부터는 3쿼터에 한해 외국선수 2명 출전이 가능해졌습니다. 사실 외국선수 2명 출전은 여러분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무려 9시즌 만에 부활한 이 제도는 지도자 입장에서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만큼 적응하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하는 일입니다. 외국선수가 두 명 뛰는 것과 한 명이 뛰는 건 천지차이입니다.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 자체를 바꿔야 할 정도로 크게 다르죠. 감독들은 두 명의 외국선수 간 조화를 고려하는 와중에 다시 외국선수와 토종선수 간 최적의 조합을 짜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현재 팀별로 2라운드를 한두 경기씩 치른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외국선수 조합이 가장 좋아보였던 팀은 모비스입니다. 특히 커스버트 빅터는 비록 지난 시즌 라틀리프만큼의 골밑 장악력을 보여주진 못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파워와 함께 내외곽을 겸비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성실한 조연’ 클라크가 골밑에서 버티고 있으니, 그 조화는 꽤나 인상적이더군요. 클라크는 그 어떤 외국선수보다 모비스 농구를 잘 아는 선수죠. 양동근까지 가세한 모비스가 다시 차오르는 건 어찌 보면 시간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KCC 추승균 감독은 골치가 조금 아프겠습니다. 리카르도 포웰과 안드레 에밋의 스타일이 서로 겹치기 때문이죠. 한명이 내외곽을 넘나들 때 다른 하나가 우직하게 골밑을 지켜주는 게 좋은 그림일 테지만, 둘 다 포스트형 빅맨이 아닌 포웰-에밋 조합에서는 이 그림이 쉽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결국 이 듀오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하승진이라는 옵션을 잘 이용해야 하는데,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승진이 들어오면 아무래도 기동성이 떨어지는 만큼 지역방어를 시도해야 할 때도 많고, 전태풍의 발끝에서 출발하는 빠른 농구도 어느 정도 손을 봐야 하죠. 2라운드 들어 아직 승리가 없는 KCC인데요. 추승균 감독이 어떤 비책을 준비할지 궁금하네요.

단신 외국선수를 보유한 팀들은 그들대로 또 나름의 고민이 있을 겁니다. 같은 가드라도 외국선수들은 포지션 역할에 대한 개념 자체가 한국선수들과 다른데요. 이는 조직력을 강조하는 한국농구의 특성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지도자가 열심히 머리를 굴릴수록, 재미는 더해지기 마련인데요. 아니나 다를까 최근 프로농구에는 예상외의 승부도 많고, 독주하는 오리온 외에 절대강자가 없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찾아온 느낌입니다. ‘격동의 2라운드,’ 정말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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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공격 농구를 지향하면서도 수비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10월 2주 UP & DOWN
UP! ‘어마무시한 공격력’ 오리온, ‘UTU(Up Team is Up - 콩글리시;올라갈 팀은 올라간다)’ 모비스

사실 해설자 입장에서 ‘춘추전국시대’는 그리 달가운 리그 판도가 아닙니다. 그만큼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죠. 다만 앞서도 언급했듯 단서를 하나 달자면, 그 와중에 ‘오리온’의 독주는 올시즌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온은 지난주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며 5연승을 질주했습니다. 올시즌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밟은 팀이 됐죠. 다들 아시다시피 올시즌 오리온 농구의 키워드는 어마무시한 ‘공격 농구’입니다. 전천후 공격수 애런 헤인즈를 중심으로 문태종, 허일영 쌍포의 삼각편대는 가히 KBL 최강의 공격옵션이죠. 어디 이뿐일까요. 김동욱, 전정규, 정재홍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고, 이제는 이승현까지 가세했습니다. 이승현이 지난 9일 인삼공사전에서 찰스 로드를 막는 모습을 봤는데요. 정말 힘 하나는 타고난 것 같더군요.

하지만 결국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강한 수비력입니다. 과거에도 김태환 감독의 LG 등 ‘공격 농구’를 지향하는 팀이 강세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대 농구의 흐름을 감안하면 수비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최근 경기장에서 만난 추일승 감독도 화려한 ‘공격 농구’ 뒤에 자칫 가려질 수 있는 수비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고 있었습니다. 특히 헤인즈의 포스트 수비력에 대한 고민이 많더군요. 더블팀 로테이션 등 훈련 시에 그 어느 팀보다 수비 훈련에 공을 들인다고 합니다. 오리온이 예년처럼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는 3연승의 상승세로 어느덧 단독 2위로 뛰어올라 오리온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특유의 조직력이 ‘시스템’화 되어 있는 모비스는 양동근의 복귀로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모습입니다. 양동근은 지난 10일 전자랜드 전에서 복귀하자마자 더블더블(10점 10어시스트)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는데요. 특히 인터뷰에서 올시즌 모비스의 ‘키 플레이어’로 함지훈과 함께 당당히 자신을 꼽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팀의 운명을 좌우하는 선수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올시즌에도 모비스는 늘 그래왔듯, 그들만의 색깔을 지켜나갈 것 같네요.

DOWN.. ‘매년 반복되는 들쑥날쑥’ 전자랜드, ‘속절없는 6연패’ LG

개막 4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던 전자랜드는 지난주 두 경기를 모두 내줬습니다. 어느덧 3연패로, 승률은 5할까지 떨어졌는데요. 개인적으로 끈끈한 전자랜드의 팀컬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매년 끈끈한 농구를 선보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한계를 드러내는 전자랜드를 보면 결국 전력을 무시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끈끈한 조직력, 하고자하는 의지로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전자랜드 특유의 색깔은 분명 전자랜드 농구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전자랜드 라인업이 ‘우승멤버’와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죠. 어찌보면 ‘우승한번 하는게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 분명 다시 차고 올라갈 지점은 있습니다. 우선 안드레 스미스의 분전이 필요해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LG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네요. 김종규가 돌아왔지만, 결국 6연패를 막지 못했습니다. 김종규는 복귀 후 2경기에서 평균 20.5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제몫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아직 예전만큼의 활기는 보이지 않았죠. ‘급수’가 높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모비스, 오리온에 비해 지금의 LG는 구멍났던 조직력을 맞추는 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길렌워터 이외에는 확실한 공격 옵션도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요. 김시래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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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처음으로 친정팀 모비스 전에 나설 문태영(오른쪽).


■ 10월 3주, 이 경기를 주목하라


# 14일 동부 vs 모비스(19시, 원주)
지난 챔프전 상대의 올시즌 두 번째 맞대결입니다. 개막전으로 치러졌던 1라운드에선 동부가 웃었는데요. 양동근, 윤호영이 각각 돌아온 이번 대결이야말로 제대로 된 진검승부라 할 수 있겠죠. 양동근에 맞설 허웅의 활약 역시 기대가 됩니다.

#18일 삼성 vs 모비스(14시, 잠실)
문태영이 친정팀과 첫 공식 경기를 치릅니다. 1라운드에 혼자 나선 라틀리프는 무려 32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팀의 모비스전 21연패를 막지는 못했는데요. 문태영을 등에 업은 삼성이 이번에야말로 모비스와의 질긴 악연을 끊을 수 있을까요.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한판입니다.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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