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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의 '탈락 후유증' 없앤 이근호와 이동국
전북 현대가 ‘큰 형들’의 활약에 힘입어 최하위 대전을 꺾고 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대전 시티즌은 11위 부산이 같은 라운드서 패하며 ‘꼴찌 탈출’ 기회를 잡았으나, 상대가 너무 강했다.

리그 1위 전북이 20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서 대전을 3-1로 이기고 2위 수원과의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렸다. 전북은 승점 65점, 수원은 54점이다. 이날 ‘두 큰 형‘ 이동국과 이근호는 나란히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앞서 전북은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서 감바 오사카에 져 4강 진출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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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큰 형들’(왼쪽 이근호, 오른쪽 이동국)이 나한히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의 확실한 공격카드, '이근호와 이동국'
감바 오사카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이근호는 전반 3분만에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공격자 반칙이 선언돼 골이 취소됐다. 아쉬움을 삼킨 채 경기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는 현재 리그서 7경기 1골을 기록 중이다.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다소 실망스러운 기록이다. 하지만 전북의 최강희 감독을 그를 계속 믿었다. 그리고 이날 다시 한 번 선발로 선택했다. 이근호는 믿음에 화답했다.

왼쪽 측면 공격으로 선발 출전한 이근호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 한교원과 끊임없이 위치를 변경했다. 그의 특유의 활동량은 상대 수비를 초반부터 지치게 했다. 그리고 그는 전반 5분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침착한 움직임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상대 수비의 태클을 보고 반 박자 쉬었다. 완전히 타이밍을 뺏은 그는 중앙에 있는 이동국에게 정확하게 패스했다. 이동국은 침착하게 공을 골대로 밀어 넣었다. 전반 27분엔 직접 득점까지 성공했다. 페널티 박스 바깥 정면에서 루이스가 공을 잡자 이근호는 침투를 시작했다. 루이스는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스루패스를 시도했고 이근호는 이를 받았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 그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공을 띄웠다. 대전 오승훈 골키퍼가 팔을 뻗었지만 공은 팔 위로 지나갔다. 완벽한 칩슛이었다. 그는 전반 41분에도 장윤호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시키는 등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2005년 인천에서 데뷔한 이근호는 국내 무대서 145경기 50골 24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도 총 74개를 기록했다. 그는 울산 현대 소속이던 2012년 AFC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근호는 대표 팀에서는 고비 때마다 득점을 기록한 해결사다. 2007년 6월 29일 이라크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하며 대표 팀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 아랍에미리트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2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아랍에미리트를 맞아 후반 43분 결승골을 기록해 본선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상주 상무 소속이던 2014년, 그는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골을 기록해 온 국민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당시 러시아의 스타 플레이어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를 상대로 쏜 중거리 슛은 대회 베스트골 후보에도 올랐다. 상주에서 전역한 그는 지난 시즌 전북에 둥지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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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경기서 대한민국 이근호가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후반전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그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후반전에도 전반과 마찬가지로 좌우 측면을 오갔다. 그리고 후반 13분 이동국이 레오나르도와 교체 아웃되자 그 자리에 들어갔다. 그는 최전방 공격 자리서 공격을 주도하던 그는 68분에 우르코 베라와 교체 아웃됐다. 전북 팬들은 역할을 다 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이근호의 이름을 목청껏 불렀다.

이날 이동국도 이근호와 같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 역시 지난 감바 오사카전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이근호의 도움을 받아 선취 골을 성공시켜 실망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는 첫 번째 골을 넣은 뒤 후반 12분에 도움까지 기록했다.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동국은 뒤쪽에 비어있는 장윤호를 봤다. 그는 공을 정확하게 장윤호의 발에 내줬고 장윤호는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후반 13분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 아웃됐다.

이동국과 이근호가 빠지자 전북은 남은 20분간 베라를 이용한 공중 싸움을 시도했다. 후반 30분에는 마지막 교체카드로 이재성을 빼고 김동찬을 투입했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을 보지 못한 채 경기를 3-1로 마무리 했다.

답답한 대전, 이번 경기 패배로 5경기 무(無)승 이어가
대전은 점유율(대전47%-전북53%), 슈팅수(대전8-전북12) 등 모든 면에서 밀렸다. 그렇다면 역습 상황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확실한 공격루트가 필요했다. 하지만 뚜렷한 공격 루트는 보이지 않았다. 수비와 미드필더 간 거리도 멀었다. 공을 중앙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고 공격까지 한 번에 연결했다. 롱패스에 의존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 부정확했다.

그나마 완델손이 전방에서 고군분투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대전 최명식 감독은 이른 시간에 닐톤을 투입했다. 이후 공격 빈도가 서서히 많아졌다. 서명원이 전반 31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최철순을 제친 후 단독 돌파했다. 키퍼와 일대일 상황. 하지만 슛은 약해 키퍼에 막혔다. 34분에는 닐톤이 40m가량 단독 돌파 후 왼발 슛을 시도했다. 권순태 골키퍼에 막혔지만 대전의 공격 의지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대전은 전반 40분 완델손의 부상으로 추격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러자 다시 전북의 수비벽에 막혔다. 공 소유권을 빼앗아 와도 전방까지 연결되지 않는 패턴이 계속됐다.

후반이 되자 대전은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8분 서명원이 만회골을 터뜨렸다. 수비 지역에서 이재성이 컨트롤 실수를 했다. 서명원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키퍼 일대일 상황서 침착하게 공을 밀어 넣었다. 하지만 달아오른 분위기는 5분 만에 식어버렸다. 전북 장윤호에 세 번째 골을 허용한 것이다.

대전은 실점 후 이현승을 투입했다. 그는 최전방의 닐톤과 계속 자리를 바꾸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후반 23분 닐톤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서 이현승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옆 그물에 맞았다. 이후 대전은 전북의 파상공세에 그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렸다. 전북 원정서 승점을 쌓지 못한 대전은 11위 부산과 승점 차를 줄이지 못했다. 대전은 승점 12점, 부산은 24점으로 31라운드를 마무리 했다. 5경기 동안 무승(1무 4패)을 기록한 대전의 분위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앞으로 그들이 치러야 할 하위 스플릿 일정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jirrard92]

■ 20일 K리그 클래식 경기결과
전북 현대(20승 5무 6패) 3-1 대전 시티즌(2승 6무 23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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