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중겸의 MLB클립] 추신수 현장인터뷰 “두 경기가 스무 경기 같았다”
이미지중앙

소속팀 텍사스가 지구 선두로 올라서는 데 일조한 추신수.


“두 경기가 스무 경기 같았다.”

추신수가 경기 후 샤워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돌아오며 내뱉은 첫 마디는 그가 이번 4연전을 어떤 심정으로 맞이하고 있는지 고스란히 전해 준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두 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하며 최근 14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갔으며, 같은 기간 11경기에서 멀티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텍사스는 전날 필더의 8회 결승 홈런에 이어 이날은 9회 모어랜드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로 휴스턴에 6-5 승리를 거뒀다. 4연전 중 첫 2경기를 모두 잡아내면서 개막 후 처음으로 지구 단독 선두로 올라섰으며,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9월 중순 지구 선두 자리를 경험한 것 역시 오늘이 처음이다.

추신수는 “어제, 오늘 경기를 보면 정규시즌이 아니고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한 기분이다. 느낌이 분명 다르다”며, 최근 팀 상승세에 고무된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이날을 위해서 스프링캠프도 하고, 코칭스태프 이하 선수들이 모두 고생을 했기 때문에 기분은 좋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시작이니까 잘 지켜내도록 온 힘을 쏟겠다”며 오늘 당장의 승리에 도취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8회에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생경한 장면도 연출했다. 8회 2사 2루 기회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격한 감정 표현을 한 것이다. 추신수는 “모든 신경을 쏟았던 타석이었다. 너무 이기고 싶었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듯 한 에너지가 나왔다”면서,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 순간적으로 긴장이 풀리면서 아쉬움이 표출된 것 같다”라며 당시 상황을 곱씹었다.

추신수는 부진의 늪을 탈출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벨트레와 필더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 추신수는 “결국 9회 두 선수가 해주지 않았나. 그런 선수들은 해줄 때는 결국 해주는 선수들이다. 그들의 경력이나 그간 기록해 온 기록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오늘 장면을 보면서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는 심경도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선 올 시즌 추신수를 괴롭혀 온 스트라이크 존이 또 다시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4회말 1사 후 타석에 선 추신수는 볼 카운트 2-2에서 맥휴의 7구째 커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는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공에 가까스로 배트를 참아 냈으나, 심판은 스트라이 콜을 외쳤다. 하지만 맥휴의 7구는 현지 중계진의 투구 추적 시스템과 mlb.com 게임 데이에서는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이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겼으면 됐다.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 않냐”며 이미 초연하다는 듯 담담한 반응이었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추신수는 최근 팀의 기세에 고무돼 있었다. 클럽하우스 내 TV를 통해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를 줄곧 시청하며 승리의 짜릿함을 다시금 느끼고 있었다. 항상 팀 승리가 첫번째 목표라고 말하는 추신수. 가을 남자 추신수의 진짜 ‘가을 야구’가 그의 손에 잡힐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헤럴드스포츠(알링턴)=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