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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 아빠’ 천대현의 남다른 각오
지난해 이맘때쯤이었다. 울산 모비스가 비상에 걸렸다. ‘모비스 고등학교’라 불릴 정도로 훈련 강도가 심하기로 유명한 모비스의 비시즌. 모비스의 ‘핵심 식스맨’ 천대현이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오르는 악재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시즌아웃이 불가피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었다.

수술 후 천대현은 이를 악 물었고, 성실히 재활에 임해 예상 보다 복귀시기를 앞당겼다. 시즌 막바지에는 D리그에 출전할 정도로 증상이 완화됐다. 그러나 천대현은 정규리그는 물론 플레이오프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몸 상태가 완벽치 못한 천대현을 실전에 투입시키지 않았다.

때문에 천대현은 모비스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3연패 금자탑을 쌓아올리는 순간을 TV 중계로 지켜봤다.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천대현은 더욱 칼을 갈았다.

사실상 오는 2015-16시즌이 복귀 시즌이 된 천대현에게 주어진 책임감과 역할이 막중하다. 우선 문태영의 이적 공백을 메워야한다. 천대현은 “감독님께서 저와 (전)준범이에게 많은 책임감을 부여해주신다. 비시즌때 더욱 열심히 훈련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를 포함한 선수단 전원이 (문)태영이형의 빈자리를 메울 것이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더욱이 천대현은 내년 1월이면 어엿한 아버지가 된다. ‘예비 아빠’ 천대현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아직까지 크게 실감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좋은 선물인 것은 확실하다.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소신껏 행동할 것이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예비 아버지가 되었기 때문일까. 시즌회원 캠프에서 만난 천대현은 유독 아이들과 해맑게 노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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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현이 시즌회원 캠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모비스 피버스 농구단.

이를 지켜본 붙박이 팬 엄현성(41) 씨는 “천대현 선수가 아이들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도 아이들과 끝까지 놀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월에 아버지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버지의 눈으로 천대현을 보면 정말 좋은 아버지가 될 것 같다. 지난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인데, 이번 시즌 멋지게 재기했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담아 응원했다. 또한 한 여성 팬은 “천대현 선수가 통증을 참으면서 비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오는 시즌 부담을 많이 느낄 것 같다. 딱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부상 없이 모든 경기에 출장하며 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바람을 말했다.

이러한 팬들의 생각을 천대현에게 전했다. 천대현은 “아무런 대가 없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어머니께서 항상 말하신다. 팬들은 가족보다 훨씬 열성적으로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라고.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굳게 다짐했다.

여러모로 천대현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특별한 목표도 설정했다. 천대현은 “모비스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오는 시즌에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하실 것 같다. 아무래도 (문)태영이형의 이적이 팬들에게는 걱정으로 비쳐지는 것 같다. 하지만 모비스에는 여태까지 맞춰온 시스템이 있다. 여기에 최고의 감독님도 계신다.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팀은 3연패를 달성했지만, 나는 아직 아니다. 다가오는 시즌 우승해서 꼭 개인적인 3연패를 이루어내겠다”며 오는 시즌 행보를 기대케 했다. [헤럴드스포츠(울산)=정성운 기자@tjddns404]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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