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팬들과 함께하는 모비스의 ‘한여름 밤의 꿈’
한여름에 열린 시즌회원 캠프가 프로 농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울산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했다.

이미지중앙

모비스 선수들과 팬들이 같은 버스를 타고 함께 이동하는 모습. 사진 = 모비스 피버스 농구단.

모비스가 지난 18, 19일 2014-15 시즌회원과 함께 1박2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시즌회원 캠프(2015 SEASON MEMBER LIVE)는 조건 없는 박수갈채를 보내는 시즌 팬들을 위해 준비한 모비스의 큰 행사다.

이번 캠프는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글램핑장에서 열렸다. 최근 럭셔리캠핑으로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글램핑은 시즌회원의 입맛에 딱 맞았다. 아무 준비 없이 몸 만 가면 캠핑의 낭만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약 120명의 팬들이 참가한 가운데, 13명의 모비스 선수들이 함께했다.

양동근은 국가대표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함지훈은 돌을 맞이한 아들 때문에 자리를 빛내지 못했다. 대신 두 선수는 영상으로나마 팬에게 인사를 건넸다. 특히 함지훈은 자신을 꼭 빼닮은 아들과 함께 출연해 팬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선수들과 팬들은 각각 모비스팀, 피버스팀, 챔피언팀으로 나눠 캠프에 참여했다. 모비스팀은 송창용, 배수용, 김주성, 김동량 등이 포함됐고, 피버스팀은 박구영, 박민혁, 김영현, 김종근 등으로 구성됐다. 챔피언팀은 천대현, 백인선, 전준범, 김수찬 등이 함께 했다.

캠핑장에 도착하자 각종 이벤트가 쏟아졌다. 팬들은 선수들과 함께 즐기는 게임에 금세 매료됐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팬들 또한 패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까. 마치 승리 DNA를 이식받은 듯, 1등을 향한 팬들의 화끈한 승부욕은 재미난 볼거리 중 하나였다.

캠프 최고령 참가자 김순자(70)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니 아들과 손자를 보는 느낌이다. 확실히 농구장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즐겁다. 가족 단위로 왔는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곧이어 수영장으로 장소를 옮겨 물놀이를 즐겼다. 선수단과 팬들은 동전 줍기와 수중 격투를 통해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수중격투의 왕좌에 오른 송창용은 무리했던 탓인지, 고열 증세를 보여 남은 일정에 참여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워했다.

이외에도, 선수들이 직접 구워주는 바비큐 파티와 커플 댄스, 커플 림보, 속마음 토크, 애장품 추첨 등 선수와 팬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다양한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가장 압권은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패러디한 선수들의 무대였다.

이미지중앙

선수들이 완벽한 변장에 팬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사진 = 모비스 피버스 농구단.

첫 번째 참가자였던 ‘생각보다 이쁜데’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이적 ‘다행이다’를 완벽하게 소화해 팬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2절 부터는 졸음을 유발했다는 후문. 그는 박민혁이었다. 두 번째 참가자 ‘하이방가방가’는 입을 떼자마자 정체를 들 킬 정도로 낯익은 형체와 목소리를 선보였다. 비록 쉽게 정체를 들켰지만,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화려한(?) 기교로 팬들의 떼창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그는 ‘뜨거운 감자’전준범이었다.

선수로는 마지막 참가자였던 ‘장충동원조족발’은 유일한 트로트 참가자로 어머님의 취향을 저격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어머니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깔끔하게 무대를 마쳤다. 그는 팀에서 유일하게 트로트를 좋아하는 배수용이었다. 선수들의 끼와 매력을 확인한 팬들은 폭발적인 반응으로 완벽한 무대를 완성시켰다.

깊어지는 밤, 선수단과 팬들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캠프파이어를 위해 운동장 한가운데에 운집했다. 선수들과 팬은 한 마음으로 초를 켜고, 캠프파이어 점화식을 가졌다. 불이 활활 타는 동안, 선수단과 팬들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선수단 대표로 박구영은 “새롭게 적용되는 룰에 적응해야 하고, 고된 훈련을 이겨내야 하지만 우리는 자신 있다. 팬 여러분과 함께 모비스의 역사를 써나가겠다. 체육관 가득 팬들의 함성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겠다”며 정성스레 써온 편지를 낭독했다.

팬 대표를 자처한 어머니 팬은 “모비스 팬으로써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비시즌 선수들의 땀방울의 가치를 안다. 앞으로도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성적을 떠나 언제든 한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며 화답했다.

이튿날 아침, 선수들은 눈을 뜨자마자 ‘팬 이름 외우기’라는 기상미션을 수행했다. 마치 집 앞 마트 가는 차림의 편안한 느낌으로 졸린 눈을 비벼가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팬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며 짓궂은 장난을 치는 등 추억 남기기에 한창이었다.

선수들이 팬을 위해 준비한 마지막 선물은 손수 만든 아침 밥상이었다. 지난해 만둣국을 만들며 간을 맞추지 못해 실패로 돌아갔던 일을 교훈삼아, 이번에는 야심차게(?) 주먹밥을 준비했다. 난이도가 낮아진 만큼, 완성도는 높았다. 서투른 손놀림으로 손수 만든 아침밥은 팬들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모비스에서 새 출발을 꿈꾸는 ‘베테랑’ 백인선은 “선수생활을 오래하면서 많은 행사에 참여했는데, 울산 팬들의 참여율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사실, 경상도 분들이라 드셀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 행사보다 팬들과 단합이 잘 됐다”며 만족했다.

이미지중앙

시즌회원 캠프에 참가한 모든 인원이 힘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 모비스 피버스 농구단

대부분 구단이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해 주요 코칭스태프를 일제히 미국에 보내면서 모처럼 선수들에게 여름휴가가 주어졌다. 모비스는 이 시간을 팬들을 위해 할애하고, 우승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2015-16시즌도 모비스의 비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헤럴드스포츠(울산)=정성운 기자 @tjddns4504)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