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종운 감독이 '다친 걸 갚는' 방식?
이미지중앙

롯데 이종운 감독(오른쪽).


짜릿한 승리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미숙한 운영이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16일 청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팀 간 12차전을 치렀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호투하던 2회, 사건이 터졌다.

한화 선두타자 김태균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1사 1루 상황, 타석엔 권용관이었다. 레일리의 4구가 권용관의 머리쪽으로 향하며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포수 뒤쪽으로 공이 빠진 상황을 틈타 1루주자 김태균이 2루를 밟았다. 하지만 이때 우효동 구심의 판정이 내려졌고 권용관이 1루로 향했다. 레일리의 공이 권용관의 머리에 맞았다는 판정이었다. 하지만 후속 조치가 없었다.

결국 한화 김성근 감독의 어필이 이어졌다. 만약 그 공이 사구였다면 왜 레일리를 퇴장시키지 않느냐는 이유였다. 4심이 마운드 주위에 모여 회의를 했다. 이후 우효동 구심이 3루 측 더그아웃으로 향해 이종운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레일리는 퇴장 당했다.

그리 매끄럽지 못한 과정이었지만, 레일리의 공에 권용관이 머리를 맞았다면 퇴장은 당연했다. 하지만 '공에 맞았는지'에 대한 부분이 확실치 않았다. 경기 중계를 맡은 MBC스포츠플러스 한명재 캐스터 역시 "스쳤다고 보기가 쉽지도 않다"며 상황을 묘사했다. 그만큼 애매했다면 한 번쯤 합의판정을 시도해봄직했다. 다음은 2015 KBO 리그 규정 제1장 28조 3항이다.

3. 합의판정 대상 플레이
① 홈런에 대한 판정
② 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③ 포스/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④ 야수의 포구(파울팁 포함)
⑤ 몸에 맞는 공

이처럼 사구에 대한 판단은 명백한 합의판정 대상이다. 그러나 롯데 이종운 감독은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심판의 설명을 듣고 30초 남짓 이야기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별다른 어필없던 레일리-안중열 배터리도 아쉬웠지만, 이 모든 상황을 총괄해야 할 롯데 '사령탑'은 이종운 감독이다. 2회 롯데 불펜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뀔 투수가 몸을 풀기 위한 넉넉한 시간을 벌어줘야 했다.

롯데의 해외스카우트 업무를 맡고 있는 라이언 사도스키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경기처럼 선수가 퇴장당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리플레이(합의 판정)를 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레일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홍성민이 곧바로 맞이한 조인성을 병살타로 유도하는 등 4⅔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홍성민은 2013시즌 선발등판해 7이닝 투구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홍성민이 불펜으로 나왔을 때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건 지난 6월 28일 사직 넥센전이었다. 당시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홍성민은 4⅔이닝 2자책점으로 호투하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바꿔 말하면, 홍성민은 어떠한 준비도 없이 갑작스레 마운드를 찾아 자신의 불펜 최다이닝만큼 던지며 롯데가 맞이한 변수를 최소화한 것이다.

롯데는 홍성민의 역투와 7회 터진 짐 아두치의 석 점 홈런 등을 앞세워 7-4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결과가 좋았다고 해서 과정에서 드러난 아쉬움을 묻어서는 안 된다.

이종운 감독은 한화와 빈볼시비가 있던 직후인 4월 12일 인터뷰를 통해 "우리 선수가 다치면 두 배로 갚아줄 것"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다치다는 말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자.

다치다 [동사]
1. 부딪치거나 맞거나 하여 신체에 상처를 입다. 또는 입히게 하다.
2. 남의 마음이나 체면, 명예에 손상을 끼치다. 또는 끼치게 하다.
3. 남의 재산에 손해를 끼치다. 또는 끼치게 하다.

공이 실제로 권용관의 머리에 맞았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판정이 레일리와 롯데에 손해를 끼칠 상황임은 분명했다. 이종운 감독의 '갚아주는' 방식은 별다른 어필 없는 수긍이었을까. 승리에도 개운치 못했던 롯데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