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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번타자, 에이스보다 강한 심판이 망친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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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성 1루심이 노 스윙 선언한 장면 (사진=SBS 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심판의 잘못된 판정 하나가 긴장감 넘치던 흐름을 단번에 한쪽으로 기울였다.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팀 간 10차전이 열린 사직야구장. 7회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3-2, 롯데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비록 롯데가 한 점 앞서고 있었지만 넥센의 강타선을 생각한다면 경기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마운드 힘의 균형은 팽팽했다. 롯데 선발 김승회는 5이닝을 2자책점으로 틀어막는 동안 81구만 던지는 효율적 피칭을 선보였다. 김승회의 뒤를 이은 심수창 역시 2이닝 1볼넷 2탈삼진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 역시 호투했다. 6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제몫을 다한 밴헤켄은 마운드를 조상우에게 넘겼다. 조상우는 7회 선두타자 박종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탈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이닝을 매조지었다.

그리고 이어진 넥센의 8회 공격. 롯데는 이명우-김성배가 볼넷 4개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김하성이 우전 안타를 때려 3루주자 박병호가 홈을 밟았다. 스코어 4-3, 넥센의 역전이었다.

비록 역전을 허용했지만 롯데가 8회를 무실점으로 막는다면 2이닝, 여섯 개의 아웃카운트가 롯데에게 남아있었다. 충분히 역전을 노려봄직한 차이였다.

그러나 이어지는 박동원의 타석에서 희망은 사라졌다. 볼카운트 2B 2S 상황, 김성배가 힘껏 던진 123km/h의 포크볼에 박동원의 스윙이 허공을 갈랐다. 방망이를 멈춰보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굳이 느린 그림으로 돌려보지 않더라도 스윙이 분명했다.

사건은 여기서 시작됐다. 박근영 구심이 이계성 1루심에게 스윙여부를 확인하자 이계성 1루심이 양팔을 가로로 쭉 뻗었다. 방망이 끝이 돌지 않았다는 신호였다. 어이없는 판정에 사직구장은 야유로 가득 찼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렇게 박동원은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었고 결국 볼넷을 얻어 밀어내기 타점을 올린다. 스코어는 5-3, 점점 벌어졌다.

이후 롯데는 서건창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실점했다. 8회가 끝났을 때 점수는 7-3이었다. 승부는 사실상 갈린 뒤였다.

흔히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말한다. 물론 사람이 판정하는데 실수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적당한 범위 내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이계성 1루심의 이번 판정은 명백히 한 경기를 망친 최악의 오심이었다.

KBO 리그에서 가장 강한 건 30홈런을 치는 거포도, 18승을 보장하는 에이스도 아닌 심판이라는 우스갯소리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장면이었다. [헤럴드스포츠(사직)=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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