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4일(이하 한국시간)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1-6 완패를 당했다. 선발 아니발 산체스가 초반 고비를 넘지 못한 가운데, 최근 침체에 빠진 팀 타선은 이렇다 할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이로써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부터 시작된 연패 행진이 6으로 늘어났으며, 디트로이트의 6연패는 2011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투타 밸런스 붕괴의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경기였다. 선발로 나선 산체스는 2회초 빌리 번스에게 주자 일소 3타점 3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3회 조쉬 레딕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경기 초반 넉 점을 실점했다. 이후 산체스는 4회부터 7회까지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문제는 최근 디트로이트 타선에게는 초반 4실점을 극복할 응집력이 없다는 점이었다. 설상가상 이날 오클랜드 선발은 소니 그레이로, 디트로이트 타선은 그에게 8회까지 2안타 무득점으로 철저히 봉쇄당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최근 6연패 기간 디트로이트의 평균자책점은 6.30. 특히 선발 평균자책점은 7.27로 연패 기간 동안 퀄리티 스타트는 단 한 차례뿐이었다. 불펜 역시 5.28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6연패 기간 동안의 첫 경기를 제외하면 2.92로 그나마 회복세에 있다.

슈어저의 이탈과 벌랜더의 부상으로 디트로이트 선발진의 고전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 하지만 프라이스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 산체스의 부진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다(3승 7패 5.69).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셰인 그린은 최근 8경기에서 8.12로 재앙에 가까운 피칭을 계속하고 있다. 설상가상 벌랜더 대신 로테이션에서 그나마 힘을 보탰던 롭스타인마저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어제까지 디트로이트의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4.34로 아메리칸리그 9위에 그치고 있다. 되레 디트로이트의 최대 고민으로 여겨진 불펜은 소리아와 챔벌레인의 대활약으로 리그 3위에 위치하고 있다(3일 기준 2.91).

최근의 타격 부진은 디트로이트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어제까지 팀 타율 .272는 아메리칸리그 2위의 기록. 하지만 4월 .286으로 불타올랐던 팀 타선은 5월 .262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최근 6연패 기간에는 .202로, 경기 당 평균득점은 2.3점에 불과하다. 팀 타율 2위와 평균 득점 10위의 간극에서 알 수 있듯이 응집력에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큰 것 한방 역시 좀처럼 터지지 않으면서 답답한 경기력을 이어나가고 있다(팀 홈런 41개-리그 12위). 디트로이트로서는 킨슬러와 빅터 마르티네즈의 부진이 뼈아픈 상황. 킨슬러는 최근 11경기에서 42타수 3안타라는 극심한 슬럼프 속에 .309의 시즌 타율이 .261까지 곤두박질 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간 6,800만 달러의 FA계약을 체결한 빅터 마르티네즈는 .216의 타율과 1홈런 15타점만을 기록한 채 고질병인 무릎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최근 6경기 14득점-36실점에서 알 수 있는 극심한 투타 불균형은 디트로이트의 위기를 직시해주고 있다.

이날까지 디트로이트의 성적은 28승 26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3위에 위치하고 있다. .519의 승률도 그렇지만 최근 지구 우승을 독식했던 디트로이트에게 3위라는 순위는 어째 어색하기 그지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자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캔자스시티. 몰리터 신임 감독과 토리 헌터의 리더십 속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네소타. 초반 부진을 딛고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는 클리블랜드까지. 더 이상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디트로이트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과연 디트로이트가 최근의 난조를 딛고 반격의 열쇠고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2015년 MLB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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