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유도 ?60kg에 출전하는 우루과이 대표 보르헤스.
매트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많은 선수 중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왜소한 체구에 빠른 움직임을 보여 감탄을 자아낸 주인공은 바로 앙리 헤수스 보르헤스(32)였다. 우루과이 국적인 그는 30분간 훈련을 진행한 후 인터뷰 요청에 기꺼이 응해주었다.
보르헤스는 “조국을 대표하여 세계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언제나 기쁘고 설레는 일이다. 이번 대회에는 2016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9살 때 도복을 처음 입은 그는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취미 삼아 유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벌써 23년이 흘렀다”며 감회에 젖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총 9종목(육상, 체스, 축구, 골볼, 유도, 역도, 쇼다운, 수영, 텐핀 볼링)이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우루과이 선수는 보르헤스 단 1명뿐이다. 동료들이 없어 외로워할 만한데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홀로 출전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진 않다. 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일이 아니고 내 할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두렵거나 외롭지는 않다. 경기를 즐기겠다.” 오히려 의연함을 보였다.
‘나홀로 출전’ 보르헤스는 세계 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2007년 제3회 상파울로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또 2004년(그리스 아테네)과 2008년(중국 베이징) 패럴림픽에 출전한 경험도 있다. 그만큼 그의 유도 기술은 농익어 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다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32세인 보르헤스는 노장 축에 속한다. 그는 “많은 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몸 상태가 예전보다 좋지는 않은 것 같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은 무조건 출전할 생각이고, 몸이 허락한다면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또 “은퇴 이후에는 우루과이에서 학생들에게 유도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다”고 말해 뼛속까지 유도인임을 증명했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때 처음 아시아 국가를 방문했다는 보르헤스는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한국에 도착한 후 처음 이틀 동안은 탁한 공기 때문에 호흡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괜찮고 음식 또한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통역을 대동한 인터뷰가 처음이라고 한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진지함과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줬다.
보르헤스가 출전하는 유도 남자 ?60kg급 경기는 13일 오전 10시부터 32강전이 열리며 오후 4시 30분에 결승전이 치러진다. [헤럴드스포츠=유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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