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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풀어보는 골프규칙]리디아 고와 짐 퓨릭의 엇갈린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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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에 올라간 볼을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리디아 고. <골프채널 캡쳐>


지난 주 WGC-캐딜락 매치 플레이가 로리 매킬로이 선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규칙 제 2조가 매치 플레이에 관한 규정 입니다. 골프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에서 골프라는 경기가 거행될 당시 거의 모든 경기가 매치 플레이 형태로 이뤄 졌습니다. 매치 플레이는 명칭 그대로 1대1로 홀 마다 승부를 가리는 경기 형태를 말합니다.

매치 플레이의 매력은 각 홀마다 승부를 가린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샷을 공격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박진감이 넘칩니다. 승부는 승리할 홀의 수가 남은 홀의 숫자 보다 많은 경우 어디에서라도 종료됩니다. 따라서 모든 클레임은 즉석에서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치 플레이에서는 모든 매치 마다 경기 위원이 동행하면서 각 홀의 승패를 결정해 줍니다. 꼭 18홀을 플레이해야 하는 스트로크 경기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매치 플레이에서 가장 특징은 바로 스트로크를 컨시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꼭 홀 아웃을 하지 않아도 다음 스트로크로 홀 아웃한 것으로 인정하고 그 홀을 마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즉, A 선수는 6타로 홀 아웃했고 B 선수는 짧은 파 퍼트가 남아 있을 때 그 짧은 파 퍼트를 컨시드하여 들어간 것으로 인정하여 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스트로크 플레이를 하면서 짧은 퍼트를 소위 "오케이"를 주고 끝내곤 하지만 이는 매치 플레이 형태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점은 철저히 원구 선타가 이루어진다는 점일 것입니다. 즉, 홀에서 부터 멀리 있는 볼을 먼저 플레이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순서가 바뀌어 가까운 곳에 있는 선수가 먼저 플레이했다고 하면 멀리 있는 플레이어는 그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다시 순서대로 플레이할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대로 계속 플레이해도 되고요.

이에 해당하는 아주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간 대항전인 2000년 솔하임컵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13번 홀에서 그린 주변에서 아니카 소렌스탐 선수는 칩샷을 해 홀에 넣으면서 버디를 기록합니다. 이 때 미국의 캘리 로빈스 선수는 자신의 볼이 소렌스탐 선수의 볼보다 홀에서 더 멀리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미국 팀은 소렌스탐 선수가 리플레이할 것을 요구합니다. 결국 소렌스탐은 다시 시도한 칩샷을 버디로 연결시키지 못해 그 홀을 미국 팀에게 내주면서 매치의 결과는 미국 팀이 2 & 1으로 승리하게 됩니다. 당시 소렌스탐 선수는 야속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지요.

그럼 이제 스트로크 경기에 대해 알아볼까요? 최근에는 거의 모든 경기가 스트로크 플레이로 이뤄지며 아마추어 골퍼들도 대부분 스트로크로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몇 타 친 바로 그 숫자대로 누적 타수를 계산해 순위를 가르는 형태입니다. 너무 잘 아시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고 스트로크 경기에만 적용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조항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규칙 3조 3항입니다. 스트로크 경기에서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때에 따라서는 바로 재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0만평에 달하는 넓은 골프장에서 경기위원이 일정한 지역을 담당해 경기를 치르다 보니 곧바로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플레이어는 두 개의 볼로 플레이할 것을 선언할 수 있습니다. 구제를 받지 않는 원구를 먼저 플레이하고, 규칙에서 허용한다면 구제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제2의 볼을 플레이한 다음 스코어 카드를 제출할 때 보고해 재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 반드시 선언해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만일 규칙이 허용한다면 제2의 볼의 스코어를 채택하겠다" 라는 의사를 마커에게 사전에 선언해야 하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두 개의 볼의 스코어가 같은 경우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만 최근 규칙 개정으로 비록 스코어가 같더라도 두 개의 볼을 플레이한 사실을 보고해야만 합니다.

끝으로 지난주 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나온 두 개의 판정에 대해서 설명 드릴까 합니다. 먼저 LPGA투어 노스 텍사스 슛아웃 대회에서 나온 리디아 고 선수와 관련된 내용 입니다. 소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볼에 대해 경기 위원은 확인 없이 그 볼을 리디아의 볼로 인정하고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기 위해서는 나무 위에 있는 볼이 해당 선수의 볼 임을 확인해야만 적용가능한 규칙입니다. 갤러리들이 봤다는 것을 근거로 이런 판정을 내렸는데요. 애매한 판정으로 리디아 고의 유명세가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반면 캐딜락 매치플레이 3~4위전에서 짐 퓨릭 선수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그의 볼은 아무도 본 사람도 없었고 찾지도 못했기에 로스트 볼로 처리됐습니다. 이 역시 운의 영역일까요? 고충남(KPGA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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