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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로우 스타터’ 서울의 출발은 언제쯤?
이번에도 단 한골만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무승부다. 지난 달 8경기를 소화하며 체력적인 문제를 보여준 서울은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오른 더위 속에 그렇다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불안하게 5월의 첫 경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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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5 9라운드에서 성남FC를 맞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후 서울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그라운드를 나가고 있다.



FC서울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성남FC와의 홈경기서 1-1로 비겼다. 지난 슈퍼매치 대패와 광주 원정에서의 무승부로 팀 분위기가 처져있던 서울은 이번에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여기에 7경기 연속 ‘1득점’의 수모를 이어갔다.

이날 서울은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부상당한 후 2주 만에 복귀한 차두리를 주장으로 임명하는 등 변화를 줬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전 “(고)명진이가 주장의 경험이 없기도 했고 부담감이 상당했다. 조금 더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었다”며 “차두리의 소통 능력에 믿음이 갔다. 팀을 위해 결정적인 선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은 초반부터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몰리나의 크로스를 김현성이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골문을 갈랐다. 이번 시즌 3번째 골이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몰리나는 65골 60도움으로 최단경기(182경기) 60-60클럽에 가입했다. 신태용, 에닝요, 이동국에 이어 K리그 역대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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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분 김현성(왼쪽 두번째)이 선제골을 넣은 후 코너킥 어시스트를 한 몰리나(오른쪽 첫 번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몰리나는 이번 어시스트로 K리그 역대 4 번째 60-60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성남은 실점 후 공격에 더 힘을 줬다. 김두현을 중심으로 세밀한 패스를 보여주며 차근차근 공격을 전개했다. 볼점유율도 52-48(%)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성남의 주요 공격루트였던 남준재, 루카스의 측면 공격은 김두현의 발에서 시작됐다. 성남은 끊임없이 측면을 공략했다. 특히 박태민-남준재로 이어지는 왼쪽 측면이 매서웠다. 남준재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성남으로 이적한 남준재는 지난달 2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부리람과의 조별예선에서도 결승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이끈바 있다. 그리고 이런 남준재와 맞서는 서울의 오른쪽 수비는 차두리였다.

부상에서 막 돌아온 차두리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퍼스트 터치는 위태로웠고, 패스가 번번이 막혔다. 마크맨이었던 남준재를 자주 놓치기도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동점골까지 내줬다. 전반 33분, 성남진영에서 올라온 롱 패스의 낙하지점을 차두리가 잘못 짚은 것이 화근이었다. 공은 차두리를 지나 남준재에게 건네졌고 단숨에 골키퍼와 1:1 상황이 됐다. 남준재는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전반 36분에도 차두리는 남준재를 놓쳤다. 우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받은 남준재는 차두리를 앞에 두고 2대1패스를 성공시킨 후 공을 골문 쪽으로 붙여줬다. 남준재의 크로스를 앞에 있던 서울의 오스마르가 걷어낸다는 것이 자기 진영 골문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자칫하면 자책골이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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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3분 성남 남준재가 동점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차두리는 후반전부터 경기감각이 돌아왔다. 왼쪽측면 김치우와 함께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했다. 서울은 이들의 오버래핑에 힘입어 측면 공격이 되살아났다. 후반 30분까지 볼점유율을 55-45(%)로 가져갔다.

성남도 결정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후반 24분 김두현의 왼발 중거리 슛이 골포스트를 맞은 데 이어, 후반 27분 남준재의 슛도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김두현은 후반 40분 두 번째 골포스트를 맞추기도 했다. 남은시간 서울은 박용우를 투입고 고요한을 측면으로 돌리며 변화를 꾀했다. 성남은 김동희를 동점골의 주인골 남준재 대신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별다른 소득 없이 1-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FC서울은 K리그 대표적인 ‘슬로우 스타터’다. 최근 몇 년 동안 초반 일정이 꼬여 시즌 내내 고생했다. 2013시즌도 그랬고 지난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순위가 강등권까지 떨어졌다가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때문에 최용수 감독은 2015시즌을 앞두고 “올 시즌은 꼭 슬로우 스타터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무승부로 서울은 리그 9위까지 추락했다. ‘슬로우 스타터’의 본격적인 출발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다. 분위기 전환이 실패한 서울은 무거운 마음으로 ACL 원정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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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선수들이 네팔 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고 있다.



한편 박주영은 두 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3월 11일 서울에 공식 입단한 후 훈련에 합류한 박주영은 A매치 휴식기를 거쳐 지난달 4일 제주전에 교체 투입돼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2409일 만에 K리그와 다시 만난 것이다. 박주영은 12일 인천, 15일 대전과의 리그경기에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팬들의 기대를 받았다. 그는 18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는 교체 출전했다. 하지만 무릎 부상이 발목이 잡았다. 현재 팀 훈련에는 복귀했지만 최용수 감독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그를 이번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 2일 프로축구 경기결과
FC서울(2승 3무 4패) 1-1 성남FC(2승 5무 2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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