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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뷰] 'K리그 최고 더비' 슈퍼매치는 역설의 충돌
많은 국내 축구팬들이 기다려왔던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많은 화젯거리를 나았던 경기인 만큼 벌써부터 그 열기가 심상치 않다. 이미 빅버드 지정석은 매진된 지 오래고 자유석조차 매진이 임박했다. 2009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엘클라시코, 머지사이드 더비와 더불어 국제축구연맹이 선정한 세계 7대 더비로 선정될 정도로 뜨거운 이 경기를 미리 살펴봤다.

‘뜨거운 블루’ vs ‘차가운 레드’, 역설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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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웃는 감독은 누가 될 것인가?

2015시즌이 시작하고 고작 한 달이 지났을 뿐이지만 양 팀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난다. 두 팀의 유니폼 색과는 다르게 블루는 뜨거운 화력을 뽐내는 중인데 반면에 레드는 다소 화력이 미적지근하다. 수원은 개막전 패배 이후 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며 제주에 골득실 뒤진 4위에 랭크돼 있다. 매 경기 실점을 기록하며 수비진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공격만큼은 어느 팀도 부럽지 않다. 현재 리그에서 6경기 9골로 경기당 1.5골을 기록 중이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경기에 8골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득점력은 ‘캡틴’ 염기훈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 사정상 연봉 삭감이 불가피했던 염기훈은 당당히 받아들이며 수원과 재계약했다. 삭감액이 결코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원 사랑’으로 잔류를 결정했고 그 사랑을 피치 위에서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특히 고종수 코치에게 왼발 특훈을 받은 것이 주효했다. 기록 자체가 눈부시다. 리그 6경기에 모두 나와서 3골 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3위, 도움 1위, 공격 포인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맹활약 하며 공식전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반면 서울은 이름값에 비해 그 성과가 다소 아쉽다. 서울로서는 지겹게 듣는 비판이겠지만 데얀이 나간 이후 어떤 선수도 그의 빈자리를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 정조국, 김현성, 박희성, 윤주태 등의 이름값은 결코 타 구단에 비해 밀리지 않지만 실속이 떨어진다. 또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박주영은 제대로 된 슈팅 하나 날리지 못했다. 인천 전 PK골이 있었지만 PK키커를 데려오기 위해 박주영을 영입했을 리가 없다. 그나마 김현성이 점차 골맛을 보고 있다는 게 위안거리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용수 감독이 점차 박주영 활용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비록 ‘최하위’ 대전과의 경기였지만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을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강수를 뒀고 이는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비록 여전히 위협적인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조력자로는 제몫을 다했다. 2선에서 박주영의 움직임은 자유로웠고 분명히 최전방에 있을 때보다 날카로웠다. 기본적으로 패싱력을 갖추고 있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9번’보다는 ‘10번’이라는 옷이 박주영에게는 제 사이즈였던 것이다. 서울로서는 분명히 어느 정도 기대를 가져볼 만한 부분이다.

슈퍼매치의 KEY플레이어: ‘인민루니’와 ‘차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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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루니' 정대세(좌)와 '차미네이터' 차두리.

수원은 염기훈이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면서 공격을 이끌고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원톱의 무게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정대세와 카이오가 번갈아가면서 수원의 맨 위 꼭짓점을 책임지고 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파괴력이 크지 않다. 김주영의 이적으로 인해 다시 포백으로 돌아간 서울이 예년만큼 훌륭한 수비를 펼치지 못하는 까닭에 최전방에서 힘을 준다면 생각보다 쉽게 수원이 경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전체적인 정황으로 봤을 때 서정원 감독은 정대세를 선발출전 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제 막 입단한 카이오보다 수원식 패스축구인 ‘블루타카’를 조금 더 잘 파악하고 있고 서정원 감독의 믿음도 확고하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이타적인 면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은 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달라지고 있다. 벌써 리그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팀 동료 염기훈에 이어 도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 2013년 슈퍼매치에서 골맛을 본 뒤 석고대죄 세리머니로 많은 화제를 낳았던 만큼 팬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서울의 키플레이어는 차두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뉴질랜드 전을 끝으로 눈물의 대표팀 은퇴식을 치렀지만 소속팀에서는 아직까지도 영향력이 막대하다. 최근 왼쪽 풀백 김치우가 '폼이 많이 떨어진' 모습을 노출하고 있는데 차두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차두리가 이번 슈퍼매치에서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염기훈의 존재다. 염기훈은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페이스가 절정에 달해있다. 지난 15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수원이 전반 내내 임창우에게 꽁꽁 막혀 측면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염기훈이 투입되자마자 모든 것이 해결된 바 있다. 염기훈의 진가를 단박에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결국 서울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염기훈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인데 그 역할은 차두리에게 쏠려 있다. 차두리가 지난 시즌 염기훈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번 슈퍼매치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웃픈 화젯거리’ 정성룡과 박주영의 ‘빠따더비’는 성사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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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이 둘의 맞대결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표팀은 처참한 경기력과 결과로 축구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욕을 들은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정성룡과 박주영일 것이다. 정성룡은 조별리그 1·2차전이었던 러시아 전과 알제리 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선방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무려 5실점을 기록했다. 준수한 킥력과 수비 조율 능력에 비해 떨어지는 반사 신경이 문제였다. 여기에 귀국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과 더불어 ‘퐈이아’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그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안 그래도 부진한 성적 때문에 빈정이 상했던 축구팬들을 자극하고 말았다.

박주영 역시 정성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출전기회조차 없었음에도 홍명보호에 승선했지만 이렇다 할 슈팅기회조차 잡지 못하며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중계방송 화면에 박주영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이 제대로 잡히며 축구팬들은 ‘0골 0어시 1따봉’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빠따더비’는 ‘퐈이아’와 ‘따봉’의 대결을 줄인 조롱의 의미로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빠따더비’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로 돌아온 박주영은 선발이든 교체투입이든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정성룡은 그렇지 않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릎 인대가 손상돼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수원 삼성 소식에 능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정성룡은 부상에서는 회복됐지만 아직 실전에 투입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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