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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로 보는 '2015 롯데 최상/최악 시나리오'
138일 만이다. 야구 없이 못사는 사람들 곁을 매몰차게 떠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돌아왔다. 길었던 기다림만큼 간절함도 커졌다. 팬들은 각자 응원하는 구단의 2015시즌에 장밋빛미래를 기대한다. 수십 년간 야구해설을 도맡아 온 사람조차 “야구 몰라요”라고 외치는 걸 떠올릴 때, 그 기대가 전부 들어맞긴 어렵다. 정수근(은퇴)의 말처럼 ‘야구에 만약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만약을 계산하며 시즌을 맞이해보고 싶다. 한 눈으로 보고 다른 한 눈으로 흘리면 좋을 이야기, 시즌이 끝났을 때 펼쳐진 결과와 비교해봄직한 이야기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저 유명한 영화대사처럼 “시나리오 쓰고 있네. 미친 기자가!”라고 외치면 된다. 확실하지 않으니 승부를 걸진 말자. 그저 재미로 보는 2015 롯데 자이언츠 최상/최악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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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사직구장'

최상의 시나리오
개막전부터 매진이다. ‘구도 부산’의 자존심을 지켜준 팬들에게는 승리가 보답이다. kt는 개막전부터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한다.

‘긁지 않은 복권’ 브룩스 레일리와 조쉬 린드블럼은 잭팟이었다. 쉐인 유먼(한화 이글스)과 크리스 옥스프링(kt 위즈) ‘상위 호환’인 둘 중 누구에게 투수 골든글러브가 돌아갈까? 팬들은 이에 대해 침을 튀겨가며 논쟁을 펼친다.

작년의 부진을 지운 송승준은 세 경기 연속 완봉승에 도전한다. 집을 떠나는 아들을 붙잡고 그의 어머니가 한마디 한다. “SK는 꼭 이겼으면 좋겠다.”

4월말 복귀한 조정훈에게 예전의 포크볼은 없다. 대신 노련미가 생겼다. 낙차가 덜해진 포크볼로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킨다. 6년 만의 10승 도전은 실패했지만 내년의 희망을 보는 걸로 족하다.

선발투수들의 연이은 호투로 힘을 아낀 불펜에 정대현과 강영식이 가세한다. 최대성의 사용법까지 깨우친 이종운 감독에게 무서울 건 없다. 막강이 된 롯데 불펜에는 양승호 전임 감독의 ‘양떼 불펜’을 넘는 ‘운떼 불펜’이라는 칭호가 붙는다.

이종운 감독 선임 때 롯데 프런트가 사용한 ‘델파이 기법’은 진리로 여겨진다. 여우같은 작전은 돌아온 ‘야신’을 연상케 한다.

더는 아섭 자이언츠가 아니다. 짐 아두치와 황재균은 누상에 나가면 집에 돌아오지 못해 안달이다. 손아섭과 최준석, 박종윤이 경쟁적으로 그들을 불러들인다. 이제 롯데에는 손아섭말고도 막아야 할 타자가 넘친다.

이종운 감독은 좌익수 자리를 놓고 고민이다. 김대우는 연일 장타를 뿜어내고 김민하는 4할 출루율과 안정된 수비를 7월까지 유지 중이다. 손아섭 다음 개명 성공 사례는 이우민이 장식한다. 어느 선수를 내보내도 제 몫을 하니 이종운 감독은 연일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탑데 자이언츠’는 현실이 된다. 한국시리즈 최종전이 끝났을 때, MBC스포츠플러스 한명재 캐스터는 하늘에서 후배들을 지켜 볼 故 최동원에게 고한다. “보고 계십니까. 들리십니까. 당신이 꿈꿔온 그 순간. 2015 KBO 리그 챔피언.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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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사직구장'

최악의 시나리오

개막전임에도 매진이 되지 않는다. 이제 롯데 프런트는 매진을 잊는다. kt의 첫 승 제물은 ‘기록의 롯데’가 담당한다.

‘긁지 않은 복권’ 레일리와 린드블럼은 휴지조각이었다. 유먼과 옥스프링 ‘하위 호환’인 둘 중 누가 먼저 고향에 돌아갈까? 팬들은 이에 대해 침을 튀겨가며 논쟁을 펼친다.

송승준은 작년 그대로였다. 여지없이 부진한 그에게 ‘노쇠화’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송승준에게서 보이는 당당한 모습은 머리숱이 전부다.

4월말 복귀한 조정훈에게 예전의 포크볼은 없다. 1군에 연착륙하지 못한 그는 상동과 사직을 오가는 선수 중 하나가 된다. 홍성민과 이상화, 심수창은 모두 4~5선발 자리를 채우지 못한다.

선발투수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다. 엎친 데 덮치 격, 정대현과 강영식의 복귀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이종운 감독 선임 때 롯데 프런트가 사용한 ‘델파이 기법’은 웃음거리가 된다. 번번이 실패하는 작전은 롯데 전임 감독을 연상케 한다.

더는 아섭 자이언츠가 아니다. 아두치와 황재균은 ‘테이블세터’ 역할을 망각한 채 큰 스윙을 고집한다. 최준석은 시범경기 부진을 탈피하지 못하고 시즌 내내 잠수다. ‘족발 2인분’ 오해를 산 세레머니를 선보일 기회는 점차 준다. 여전히 롯데는 손아섭만 막으면 되는 팀이다.

이종운 감독은 좌익수 자리를 놓고 고민이다. 김대우는 스윙 때마다 눈을 감고 삼진 신기록을 경신한다. 김민하는 4할 출루율과 안정된 수비를 7월까지 유지 중이다. 이우민은 그저 이승화였다. 어느 선수를 내보내도 제 몫을 못하니 이종운 감독은 시름시름 앓는다.

“형. 저 마음에 안 들죠?”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고 분위기는 가라앉는다. 급기야 팀에 분열이 생긴다. ‘형님 리더십’은 물거품이 된다. [헤럴드스포츠(사직)=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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