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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매치] 우즈벡 전 무승부, 감탄의 전반과 한숨의 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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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지키고 있는 구자철.

지킬 앤 하이드가 연상될 정도로 전·후반이 극명히 갈린 경기였다. 한국이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의 친선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두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시안컵의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으나 생각 외로 고전을 면치 못하며 많은 숙제를 남기게 되었다.

이날 경기에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뛰지 않았던 선수들을 위주로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4-2-3-1보다는 4-1-4-1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전술변화를 주었다. 아시안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던 김진현 대신에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으며 윤석영-김기희-곽태휘-정동호가 포백을 구성했다. 한국영이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온 가운데 2선에 손흥민-구자철-김보경-이재성이 배치됐다. 최전방은 이정협이 나서 우즈벡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전은 완벽한 한국의 페이스였다. 2선 라인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4명의 선수들이 모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자원들이었기 때문에 활발한 스위칭가 가능했다. 최전방에서는 이정협이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로 중앙 수비진의 시선을 빼앗으며 수월한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아시안컵 때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던 구자철의 활약이 제일 눈부셨다. 구자철은 지난 런던올림픽 때 보여줬던 환상적인 탈압박 능력과 연계능력이 다시 살아나며 대표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수비상황에서도 이정협과 함께 조직적인 압박으로 우즈벡의 볼 배급을 사전에 차단했다.

결국 구자철의 활약은 곧바로 득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공을 정확히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정확한 킥은 물론이고 앞에서 수비를 유인했던 이정협의 움직임, 그리고 구자철의 정확한 헤딩까지 3박자가 완벽히 맞아 떨어진 골이었다.

완벽한 듯 보였던 대표팀은 이정협의 부상으로 한 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정협이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나가 있는 사이 쿠지보예프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곽태휘와 김기희가 뒤로 돌아오는 라시도프를 완전히 놓친 것이 실점의 원인이었다.

후반으로 들어서자 대표팀의 경기력은 바닥을 기었다. 이정협의 부상이 나비효과처럼 파장을 키워갔다. 이정협 대신에 기성용이 교체 투입된 이후 구자철을 최전방으로 올리며 득점을 노렸지만 시원치 않았다. 여기에 우즈벡 선수들의 강력한 전방압박을 시도하면서 대표팀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4-1-4-1 전술의 어두운 부분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동안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 출전하던 기성용이 전방 배치되면서 홀로 3선에 서게 된 한국영은 탈압박 능력이 떨어졌다. 그로인해 2선으로의 볼배급이 제대로 되지 못했고, 애매한 볼처리가 계속되며 주도권을 우즈벡에게 넘겨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답답한 경기 흐름을 타파하기 위해 남태희, 박주호, 한교원 등을 투입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남태희와 한교원이 적극적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지만 중원에서 공을 받아 줄 사람의 위치가 애매하여 고립되기 일쑤였다. 결국 추가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승리를 챙기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가 아닐 수 없다. 전반전에 구자철과 이재성 등을 중심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정협의 부상교체와 동시에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물론 친성 경기인 만큼 여러 가지 전술변화를 시험하고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너무도 극심하게 갈린 전·후반의 경기력은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찜찜하다. 이재성의 발견이라는 수확 속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대표팀이 어떤 보완책으로 뉴질랜드 전을 맞이할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 27일 국가대표 친선경기 결과
한국 1-1 우즈베키스탄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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