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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우 롯데의 13년 기다림에 응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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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대우가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에 대한 꿈을 점차 현실로 만들고 있다.


김대우가 3년 묵은 롯데의 고민을 해결하며 그동안의 기다림에 보답할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3년 간 같은 고민을 앓아왔다. 2013년 톱타자와 좌익수 자리를 맡으며 리그 정상급 활약을 한 김주찬이 KIA로 이적한 이후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주 포지션이 포수였던 홍성흔이나 정상급 1루 수비능력을 지닌 박종윤을 좌익수에 기용했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롯데의 최대 약점은 좌익수였다.

하지만 그 고민이 드디어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 입단 이후 줄곧 유망주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김대우가 서서히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우는 롯데의 애증이 깊은 선수다. 롯데가 2003년 2차 1순위로 지명을 했으나 김대우는 이를 거절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전제로 고려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해외진출은 물거품이 되었고 대학교 2학년 때 상무(국군체육부대)를 다녀왔다. 제대 후 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만리그 진출을 권유했으나 김대우의 국내 프로야구 지명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입단 계약이 무산되었다. 그렇게 김대우는 5년을 돌고 돌아 2008년 롯데에 입단했다.

‘투수’ 김대우는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2009년 4월 25일 사직에서 LG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으나 1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5실점 6볼넷으로 무너졌다. 제구가 흔들리며 5타자 연속 볼넷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남겼다. 이듬해에도 3경기에 나섰으나 2패 평균자책점 14.09라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높은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던 시기. 우연한 계기로 인해 ‘타자’ 김대우가 등장했다. 2011년 자체 연습 경기에서 타자가 부족해 대타로 들어선 것이 계기였다. 김대우는 이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냈고 이 모습을 보던 박정태 당시 2군 감독이 타자 전향을 적극 권유했다. 김대우는 그해 7월 타자로의 변신을 선언했고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6 10홈런을 기록하며 거포 유망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13년 타율은 0.239에 그쳤으나 4홈런 27타점 장타율 0.411로 장타력을 어필했다. 한때 4번 타자 후보로도 거론되었다.

변화구 대처와 수비불안으로 2014년 출장기회가 적었던 김대우는 절치부심하며 2015년을 준비했다. 새로 부임한 장종훈 코치와 함께 타격 폼을 수정했고 1루수-외야수 겸업이 아니라 외야수비에만 전념하며 수비력도 나아졌다. 하준호-김민하-이우민과의 주전 경쟁도 자신을 더욱 채찍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김대우는 짧은 시범경기 기간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12일 kt전까지 타율 0.250(8타수 2안타)에 그쳤고 “투지가 부족하다”는 평과 함께 이종운 감독에게 퓨처스행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퓨처스 경기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자신의 능력을 어필했고 17일 삼성전을 앞두고 1군에 올라왔다.

큰 자극을 받은 김대우는 무서운 선수로 변했다. 최근 3경기에서 0.417(12타수 5안타) 3홈런 4타점 출루율 0.461 장타율 1.250으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고 안타 5개 중 4개가 장타일 정도로 놀라운 힘을 자랑했다. 20일 한화전 직후 “오늘 좌익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뛰었다”라며 주전에 대한 강한 욕심도 나타냈다. 수비에서도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7경기에서 단 하나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았다. 특히 21일 NC전에서 5회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타구를 날린 김종호를 2루에서 저격했다. 펜스플레이-강한 어깨-송구 정확도가 어우러진 수준급 수비였다.

시즌 전 롯데는 불미스런 사건으로 많은 부침을 겪었다. 장원준, 김사율, 용덕한 등 전력누수도 많아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시범경기 동안 팀 평균자책점 2.48로 독보적인 마운드 높이를 자랑하며 3위에 올라있다. 이 기세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지고 타격력까지 보완되면 모든 이의 부정적인 예상을 뒤엎을 수 있다. 13년 간 롯데의 애증을 받아온 김대우가 팀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며 위기에 빠진 롯데를 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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