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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CL 16강 바르샤 먼저 1승] 실패로 돌아간 밀너-페르난두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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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예그리니 감독은 제임스 밀너를 중원에 기용했지만 처절한 실패로 끝이 났다. 사진=맨체스터 시티 홈페이지

지난 시즌 16강에서의 맞대결이 재현되는 것일까.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가 2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수아레즈의 멀티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두었다.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맨시티보다 한층 탄탄한 조직력을 보여주며 8강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게 되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맨시티의 페예그리니 감독은 중원 조합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에이스’ 야야 투레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돌아와 리그 복귀전을 치렀지만 퇴장 징계로 인해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야 투레의 공백기간 동안 어려운 시기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심 끝에 페예그리니 감독은 제임스 밀너와 페르난두를 중원 콤비로 내세웠다. 야야 투레가 없었을 때 주로 나왔던 페르난지뉴-페르난두 조합이 큰 성과를 못 거뒀던 기억이 1차적인 이유였다. 여기에 더불어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바르샤의 중원을 막기 위해 수비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중도 들어있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과 동시에 페예그리니 감독의 선택은 오판으로 결정났다. 바르샤의 중원을 미리 두려워한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맨시티는 전체적으로 라인을 내린 채 경기에 임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밀너와 페르난두도 아래쪽에서 경기를 펼쳤다.

이는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바르샤에게는 오히려 안성맞춤이었다. 맨시티가 알아서 내려가주니 바르샤는 아무런 방해 없이 상대진영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심지어 최종 수비로 출전했던 마스체라노와 피케가 직접 드리블을 하며 2선까지 올라오는 모습도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강한 압박플레이가 아닌 지키는 수비를 한 것도 패인 중 하나였다. 바르샤는 잘 알려진 대로 흔히 ‘티키타카’라고 불리는 짧은 패스위주의 경기를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 성향은 강하게 남아있다. 티키타카 전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압박보다는 조직적인 압박이 중요하다. 탈압박의 대가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2~3명이 협력해서 지역을 감싸는 형태로 압박을 해야 한다.

그러나 맨시티는 전반45분 내내 이 점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개인의 압박도 거의 눈에 띄지 않은 채 그저 자리만 지키는데 열중했다. 이는 바르샤에게 곧 축복이었다. 압박이 없는 지역방어는 티키타카로 깨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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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의 중원이 헐거워지자 메시의 활동은 자유로워졌다. 사진=맨체스터 시티 트위터

중원이 헐렁하자 이는 곧 메시의 중앙 이동으로 이어졌다. 본래 포지션은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했지만 중앙이 비었는데 굳이 클리시가 버티고 있는 오른쪽 측면을 택할 필요가 없었다. 메시는 중앙에서 프리롤 역할을 수행하며 한 차원 높은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경우가 두 번째 골 장면이었다. 전반29분 패널티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메시는 한 명씩 상대하는 수비를 간단히 제친 뒤 호르디 알바에게 스루패스를 넣어줬고 이는 곧 수아레스의 결승골로 이어진다. 지역적인 압박이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물이었다.

후반에 들어서면서 페예그리니 감독은 지키는 수비를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물론 그 어느 팀의 수장이라도 팀이 2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키는 수비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점이 너무 잘 통했다는 점이다.

강한 압박을 시행하자 곧바로 바르샤는 흔들렸고, 맨시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좋은 분위기를 감지한 페예그리니 감독은 후반16분 부진했던 나스리를 빼고 페르난지뉴를 투입하게 된다. 밀너를 측면으로 보내고 중원에서 페르난지뉴-페르난두 조합을 가동한 것이다.

페르난지뉴의 교체투입은 신의 한 수였다. 밀너가 중앙에 위치했을 때보다 훨씬 원활한 공격이 이루어졌다. 페르난지뉴는 중원에서 볼을 잡고 적절히 소유한 후 빈 공간으로 잘 찔러주었다. 야야 투레가 자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후반 23분 아게로의 골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맨시티의 기세는 한껏 올라갔지만 이미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게다가 후반28분 클리시가 다니엘 알베스를 막는 과정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사실상 경기가 어려워졌다.

홈에서 먼저 패하며 맨시티는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캄프 누에서 치러질 2차전은 1차전 보다 어려우면 어려웠지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이번 경기를 통해 중원 조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을 것이다. 결국 다음 경기에서도 승부처는 중원싸움이 될 것이다. 야야 투레가 가세하는 2차전에서 진정한 싸움이 다시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 25일 UCL 16강 1차전 경기결과
맨체스터 시티 1-2 FC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FC
2-1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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