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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챔피언 최용수 43세에 현역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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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챔피언 시절 최용수의 모습.

전 WBA슈퍼페더급 챔피언 최용수가 43세의 나이에 링에 복귀한다.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 홍수환)은 25일 “최용수가 이달초 KBC 공식닥터인 박용 신경외과에서 건강진단을 받아 컴백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어 설연휴가 끝난 지난 23일 KBC로 연락해 이번 주 내로 선수등록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최용수의 복귀는 복싱으로는 2003년 1월 WBC동급 세계타이틀매치에서 시리몽콜 싱마나삭(태국)에게 판정패한 이래 12년 만이고, 격투기까지 포함하면 2006년 12월 K-1에서 일본의 격투기스타 마사토에게 기권패한 후 9년여 만이다.

최용수는 “복귀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40~50대 중년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내 나이 때 한국의 중년은 직업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중년에게 아직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하고 싶다. 두 번째는 여러 사정 상 복서가 아닌 K-1파이터로 링을 떠났다. 링의 주인은 복서다. 복서로 은퇴하고 싶어 다시 글러브를 끼려 한다. 마침 한국복싱이 너무나도 침체돼 있어 내 도전이 활력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용수의 후배로 매니저를 맡은 홍성혁 씨는 “최용수 선수가 지난 해부터 많은 고민을 해왔다. ‘그러다 다친다’는 등 주변의 만류도 있었고, 체육관을 2개나 운영하고 있기에 복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43세의 나이에 링에 선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도전이다. 선수 본인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고, 세계챔피언이라는 칭호는 이미 내려놓은 만큼 많은 성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최용수는 이번 주 선수등록을 마치는 대로 프로모션과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8월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다. 복귀전 상대로는 현역시절 많은 경기를 치렀던 일본선수나, 20살가량 어린 한국챔피언이 거론되고 있다.

홍수환 KBC 회장은 “최용수는 저돌적인 파이팅으로 1990년 한국을 대표하는 복서였다. 개인적으로 세계챔피언 후배로 인성도 좋아 복싱계 평판이 높다. 의미 있는 복귀를 결정한 만큼 KBC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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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찍은 최용수의 화보사진. 당시도 만 40세로 은퇴한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좋은 몸을 유지했다.

1990년대 한국 프로복싱의 아이콘이었던 최용수는 통산 34전 29승(19KO) 4패 1무를 기록했다. 18세의 늦은 나이에 복싱을 시작했지만 21살인 1993년에 한국챔피언에 올랐고, 이어 3개월만에 동양챔피언이 됐다. 이어 1995년 10월 아르헨티나 원정경기에서 우고 파스를 10회 KO로 꺾고 WBA 슈퍼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후 8차례의 방어전 중 4차례를 원정으로 치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2차방어전에서는 올란도 소토에게 두 번이나 다운을 당한 후 역전 KO승을 거뒀고, 라크바 심(몽골)과의 사상 최고의 난타전을 펼쳤고, 일본 원정에서 미타니 야마토를 두 차례나 셧아웃시키는 등 명승부를 펼친 것이다. 1998년 IMF 경제위기 때 하타케야마 다카노리(일본)와의 8차방어전을 일본에서 치렀는데 편파판정으로 0-2로 져 타이틀을 내줬다. 이후 일본 프로모션 소속으로 재기해 2003년 1월 WBC 슈퍼페더급챔피언 시리몽콜 싱마나삭(태국)에도 도전했으나 역시 판정패해 복서로 은퇴했다.

이어 2006년에는 K-1에 데뷔 3연승을 거뒀고, 2007년 12월 일본 격투기 스타 마사토와 일전을 펼쳤지만 기권패하고 완전히 링에서 떠났다. 이후에는 경기도 시흥과 인천에서 최용수 복싱짐을 운영하며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무명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갈비뼈에 금 간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 승리해 ‘투혼의 복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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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로 찍은 최용수의 요즘 모습.

한편 최고령 복서 기록은 한국의 경우 1959년 5월7일생인 최영곤(부산 거북체)이 2005년 5월9일 46세22일의 나이로 1회 KO승을 거둔 바 있고, 64년4월1일생인 이경훈(춘천 아트복싱체육관 관장)은 40세8개월인 2005년 1월26일 한국 미들급 타이틀을 차지하며 최고령 한국 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는 2014년 4월 버나드 홉킨스(미국)가 만 49세 3개월의 나이에 WBA라이트헤비급 획득한 것이 최고기록이다. 앞서 홉킨스가 2011년 5월 WBC동급 챔피언에 오른 바 있고(만 46세 4개월), ‘할아버지 복서’로 유명한 조지 포먼(미국은)은 헤비급에서 만 45세 10개월의 세세계챔피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한국 프로복싱은 WBA, WBC 양대기구를 기준으로 지인진이 2007년 7월 WBC페더급 타이틀을 자진 반납한 후 지금까지 노챔프국으로 남아 있다. 이웃 일본은 현재 세계챔피언만 8명에 달한다. [헤럴드스포츠=정근양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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