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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와 성(性)] 코가 크면 정력도 셀까?

스포츠에서 꼭 신체 조건이 불리하다고 성적까지 나쁜 것은 아니다. 물론 골프에서도 큰 신장과 긴 사지를 가진 선수는 같은 조건이라면 어느 정도 유리함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슈퍼 땅콩’ 김미현 선수의 경우처럼 작은 신장을 갖고도 얼마든지 정상을 차지할 수 있다.

이는 비단 골프 뿐이 아니다. 축구나 야구 같은 단체 구기 운동은 물론이거니와, 농구나 배구에서도 단신 선수의 활약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스포츠는 단순한 신체 조건의 경합이 아닌 기본기와 기술, 조직력과 정신력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가끔 신체 조건과 성기능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한다. 그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정말로 코가 큰 사람이 성기의 크기도 큰가?’ 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와 성기 크기의 관련성에 대한 증거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신체 부위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연구들이 있다.

사실 성기는 평상시에 외부로 드러낼 수 있는 신체 부위가 아니다 보니, 과거부터 인류는 밖의 다른 신체 부위를 보고 성기의 크기를 예측하려는 짓궂은(?) 시도를 해 왔다. 고대 로마에서도 코가 큰 남성이 정력이 좋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아마도 코가 얼굴에서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고대인들은 그런 판단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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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크다고 꼭 큰건 아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연구 결과들은 어떨까? 1993년에 6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발의 크기 및 신장과 성기 크기에 약한 연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2002년에 영국의 연구팀은 104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발의 크기와 성기의 크기 사이에는 상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했다.

2011년에는 터키에서 무려 2200여 명을 대상으로 음경의 크기와 각종 신체 지수를 비교한 논문도 있었다. 그 결과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BMI)와 음경의 길이에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보고됐다. 같은 해 국내에서 보고된 연구에서는 검지와 넷째 손가락 길이의 비율(digit ratio)이 성기 크기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신체 각 부위와 성기 크기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한 증거가 모이지 않았고 또 그마저도 엇갈리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신체의 특정 부위와의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앞서 신체 조건이 불리한 선수가 꼭 경기에서 지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성행위 역시 단순한 성기의 크기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간의 정신적인 사랑의 감정을 비롯해 많은 변수들이 만족스런 성관계에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성기의 크기에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한 성문화는 아닐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작은 왜소 음경이나 함몰 음경의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쳐서 수술적 교정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음경의 길이 및 둘레를 보강해 주는 수술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그러나 남용되어서는 안되고 어디까지나 의료진과의 적절한 상담 후에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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