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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임지섭 키우기 프로젝트’ 결실 거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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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임지섭 키우기 프로젝트'는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2014년 3월 30일. LG는 ‘한 지붕 두 가족’인 라이벌 두산과 가진 개막시리즈 2차전에 고졸 신인 임지섭을 깜짝 선발로 기용했다. 임지섭은 5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로 류현진(현 LA다저스) 이후 8년 만에 데뷔전에서 승리한 고졸 신인 투수가 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기쁨도 잠시, 임지섭은 이어진 3경기에서 프로의 벽을 느낀 후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들쭉날쭉한 피칭을 보이던 임지섭에게 새로 부임한 양상문 감독은 “내년에도 1군 등판은 없다고 생각하자”며 임지섭에게 2년간의 2군 생활을 선고했다.

이는 벌이 아닌 ‘임지섭 키우기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다. 덜 가다듬어진 상태에서 계속 경기에 뛰는 것보다 확실히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였다. 양상문 감독은 역대 투수 최다출장 기록(901경기)을 가지고 있는 좌완 스페셜리스트 류택현을 임지섭의 전담코치로 붙였다. 류택현 코치는 남아있던 현역생활에 대한 꿈도 접고 임지섭에게 몰두했다.

류택현 코치가 가장 중점을 두고 가다듬은 것은 투구 폼이었다. 임지섭은 고교 시절부터 150km 속구를 주 무기로 수많은 탈삼진(97이닝 163탈삼진)을 뽑아냈다. 하지만 속도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투구 폼에 많은 힘이 들어갔고 제구가 안 되는 날은 5이닝도 버티기 힘들었다. 130km대 느린 공으로도 오랫동안 프로에서 살아남은 류택현 코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임지섭의 투구 폼을 고쳤다.

우선 축이 되는 오른 무릎을 최대한 세워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도록 하고 팔의 뒷 스윙도 줄이는 투구폼을 갖추게 했다.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어깨의 극상근을 키웠다. 팔을 올리는 근육인 극상근이 강화되면 투구 시 타점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이는 제구와 구속에 도움이 되며 몸에 과한 힘이 들어가지 않아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공을 놓는 순간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힘을 주는 것이 아닌 마지막 순간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며 구속이 아닌 회전을 늘리는 법을 전수했다.

LG의 ‘임지섭 키우기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빨리 시험대에 오른다. 2015 시즌은 신생팀 kt가 들어오며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났고 휴식일도 사라졌다. 6선발 로테이션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번 시즌 LG 선발진 사정은 좋지 않다. 류제국이 오른 무릎 연골 수술, 우규민이 엉덩이 근육 물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 우규민은 개막전까지 복귀할 수 있지만 류제국은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신정락은 최근 사회복무요원으로 아예 2년 동안 전력에서 빠진다. 확실한 선발투수는 외국인 선수 하렐과 소사 두 명뿐이다.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으나 바뀐 투구 폼에 적응해나가고 있고 마무리캠프에서 147km까지 구속을 끌어올렸다. 임지섭 자신도 "선발 기회가 왔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보다는 반갑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내 몫을 해내겠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양상문 감독은 “솔직히 올 시즌 6∼7월이나 내년 초까지도 봤는데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며 “이번 겨울에 만들어보고 시범경기를 통해 점검할 예정이다”라는 청신호를 보냈다.

만약 '임지섭 키우기 프로젝트'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LG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동시에 이병규(9번) 이후 18년 만에 신인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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