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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시즌 넥센 운명 결정지을 ‘토종선발·유격수 발굴’
넥센 히어로즈가 치명적인 약점을 잘 메우고 강팀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까.

2014시즌은 넥센 역사상 최고의 해였다. 10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20승 투수(밴헤켄), 50홈런 타자(박병호), 200안타 타자(서건창), 40홈런 유격수(강정호)를 동시에 배출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LG를 꺾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처음 밟아봤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게 우승컵을 넘겨주긴 했으나 값진 2승을 수확했다. 꾸준히 성장하며 강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넥센이다. 하지만 넥센이 지난 시즌의 영광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숙제를 꼭 풀어야 한다.

고질병이 된 토종선발 고민, 한현희가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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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희는 넥센의 토종선발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까?

넥센의 선발로테이션은 항상 물음표가 따랐다. 나이트, 밴헤켄, 소사 등 외국인 원투펀치는 리그 최정상을 다퉜지만 남은 토종선발 세 자리는 그렇지 못했다. 선수를 발굴하지 못 한 것은 아니다.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은 강윤구-김영민-금민철은 성장세가 더뎠고 그나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손승락은 마무리로 전향했다. 2000년대 후반 히어로즈를 이끌던 ‘좌완트로이카’ 장원삼-마일영-이현승과 ‘기대주’ 고원준은 모두 트레이드 되었다. 지난 5년 동안 넥센은 단 한 번도 토종 10승 투수를 만나지 못했다(마지막은 2009년 13승을 올린 이현승).

2015시즌은 토종선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넥센은 지난 2년간 휴식일과 외인 원투펀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허약한 선발진을 상쇄했다. 하지만 KT가 1군 무대에 올라오며 휴식일은 사라지고 경기 수는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났다. 준수한 3,4선발을 찾지 못하면 가을야구도 장담할 수 없다.

넥센의 토종선발 후보는 근래 가장 희망적이다. 제일 눈에 띄는 후보는 2년 연속 홀드왕에 올랐던 한현희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불펜에서 던지는 것에 변화를 줄 때가 됐다. (한)현희가 야구를 보는 시각을 좀 바꿔줄 필요가 있다”며 한현희의 선발전향 계획을 밝혔다. 한현희는 선발 10승을 목표로 체력 강화와 체인지업 연마에 힘을 쏟고 있다. 2011년 경남고 소속으로 15경기 중 11경기에서 9이닝 완투한 것은 물론 3연속 완봉승 기록도 가지고 있기에 선발 보직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성현도 두 자릿수 승리가 기대되는 선수다. 프로 5년차를 맞으며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쌓이고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 넥센에서 고용한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으로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는 법도 배웠다. 2014년 생애 최다승(9승)을 기록했기에 다음 시즌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이 외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롱 릴리프로 나와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대우와 지난 시즌 초반 가능성을 보여준 하영민도 선발후보다.

4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 강정호의 빈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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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의 유격수 전향은 개인은 물론 넥센에게도 엄청난 도전이다.

넥센은 큰 이변이 없는 이상 7년 동안 팀을 떠받치던 기둥을 잃는다. 2008년부터 주전으로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강정호가 해외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병호와 중심타선을 구축하며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냈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도 리그 정상급이었다.

염 감독도 강정호의 해외진출을 예상하고 시즌 중 여러 차례 차기 유격수 후보를 밝혔다. 그가 뽑은 1순위 후보는 유격수 경험이 전혀 없는 윤석민이다. 지난 시즌 장민석과 트레이드 되며 유니폼을 바꿔 입은 윤석민은 타격면에서는 강정호의 뒤를 이을 만한 거포유망주다. 데뷔 이후 주로 1루와 3루 수비를 맡아왔으나 염 감독은 “팀 내 경쟁을 통해 상향평준화를 하기 위한 것이다. 대수비로 경기를 계속 내보낼 것이고 2~3년 정도 연습을 하면 윤석민도 좋은 유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유격수 기용을 선언했다.

윤석민 유격수 카드가 실패했을 때에 대한 대비책도 있다. 지난해 프로 데뷔한 김하성은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발로 강정호의 뒤를 받쳤다. 타격은 많이 부족하지만 어린 나이이기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김하성의 동기이자 지난해 넥센의 1차 지명 선수였던 임병욱도 대형유격수로 손꼽히는 자원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며 1군 데뷔전은 치르지 못했으나 염 감독이 기대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세 선수 모두 부진하다면 김민성의 유격수 복귀가능성도 있다. 원래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었던 김민성은 넥센으로 몸을 옮기며 3루수로 전향해 이제는 국가대표 3루수로 성장했다. 염 감독은 "김민성은 이제 3루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선수다. 김민성을 다시 유격수로 옮긴다면 이제까지 발전한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며 엄포를 놓은 상태지만 최악의 상황이 되면 김민성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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