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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은의 ‘위풍당당’ SK, 올해는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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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순위싸움이 3라운드 중반을 지나며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공고할 것만 같았던 선두권 4강(울산 모비스, 서울 SK, 원주 동부, 고양 오리온스)판도에는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일단 동부와 오리온스의 기세는 한 풀 꺾인 모양새다. 선두 모비스와의 승차가 각각 4.5게임, 5.5게임으로 벌어지면서 어느덧 중위권의 도전을 받게 됐다.

그 와중에 독주 체제에 나서려는 모비스를 끈질기게 추격하고 있는 SK의 저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SK는 시즌 초반 최부경의 부상이라는 예상 밖 악재를 만났지만 김민수가 화려하게 부활하며 공백을 메워줬고, 2라운드 8연승을 질주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7일 현재 모비스와의 승차는 1.5게임차.

김민수의 활약은 최부경이 빠진 사이 SK 특유의 포워드 농구를 굳건히 지켜준 단비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2년차 포워드 박승리까지 물이 올랐다. 박승리는 올시즌 출장시간, 득점, 리바운드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작년 대비 두 배 이상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가 이끄는 화끈한 공격농구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형철이 변기훈의 공백을 메울 카드로 기대 받고 있고, 그사이 최부경은 부상에서 돌아왔다. 앞으로도 질주할 일만 남은 SK다.

지난 두 시즌 분명 리그를 호령하는 강팀으로 거듭났지만,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던 SK. 문경은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강팀을 넘어 최정상에 서기 위한 ‘플러스알파’를 선수 보강에서 찾지 않았다. 외국선수도 애런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 세 시즌 째 같은 조합이었다. 그러면서도 “헤인즈만 바라보는 농구를 해선 안 된다”며 “모두가 하나 되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조직력을 강조했다.

지난여름 SK의 오프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했다고 전해진다. 선수단 전원은 우선 농구공을 내려놓고 몸부터 만들었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체력 향상에 주력했다. 장기 레이스 끝에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이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장 박상오는 “닭가슴살을 지겹도록 먹었다”며 “(체력 훈련이)너무 힘들었지만 확실히 몸이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고된 훈련의 성과는 9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드러났다. SK 선수단은 체격이 월등한 미국 선수들과의 연습경기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고, 그만큼 몸싸움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지옥의 슈팅 훈련도 있었다. 야간 훈련 때마다 모든 선수가 1000개씩 슛을 던졌다. 올 시즌부터 바뀐 공인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라지만, 결국 선수들의 실력 향상 목적이 컸다. 국가대표 슈터였던 문경은 감독도 “슈팅을 1000개씩 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시즌 개막 전 문경은 감독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 전달한 메시지는 대략 비슷했다. “특별히 보강된 선수는 없지만, 그만큼 선수들이 호흡을 오래 맞춘 만큼 조직력으로 챔피언에 도전하겠다.” 모비스가 유재학 감독의 대표팀 공백과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6강이 목표’라며 엄살(?)을 피우고, 동부와 오리온스가 신인과 외국선수로 기대감을 나타낼 때 “우리는 전력 보강이 없는 게 강점”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시즌이 중반에 접어든 지금, SK는 문 감독의 자신만만함을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출정식에서 “코트에서는 정정당당, 코트 밖에서는 위풍당당”을 외쳤던 SK. 과연 내년 봄에도 SK는 위풍당당할 수 있을까.

SK는 9일 전주 KCC를 홈으로 불러들여 3연승에 도전한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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