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이 없는 KGC는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그의 존재감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이 입증됐다.
안양KGC는 2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SK와의 경기에서 61-80으로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대패했다. 패인은 너무나도 명확했다. ‘라이온 킹’ 오세근의 부재였다.
1쿼터 초반 KGC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강력한 대인방어를 통해 SK의 첫 공격을 잘 막아냈다. 이후, 오세근과 윌리엄스가 골밑에서 자리를 잘 차지하며 우위를 점했다. 오세근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오늘 경기에서 문경은 감독은 오세근의 전담 수비를 코트니 심스에게 맡겼다. 그러다 보니 윌리엄스에게는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약한 김민수가 맡게 되고, 윌리엄스는 조금 더 수월하게 공격을 풀어나갔다.
비록 슛 컨디션의 난조로 인해 득점은 없었지만, 리바운드를 1쿼터에만 4개를 잡아내며 높이의 힘을 보여줬다. 이러한 오세근의 보이지 않는 활약은 SK를 힘들게 했다. 코트니 심스에게 점수를 내주긴 했지만 토종 선수들의 득점은 잘 틀어막은 KGC였다.
접전이 계속되던 1쿼터 종료 직전, 이동남 감독대행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던 오세근이 발목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동남 감독은대행은 바로 오세근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최현민, 정휘량 등으로 공백을 최소화 하려 했다.
하지만 오세근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커다란 기둥하나가 빠지니 KGC 가드들은 인사이드로 패스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러다 보니 공은 계속 외곽에서 돌기만 했고, 확률 적은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2쿼터 초반에는 강병현의 외곽슛이 터지면서 어느 정도 비등한 경기를 했지만, SK의 드롭존이 강화된 이후로는 속수무책이었다.
수비에서의 허점은 더욱 크게 드러났다. 오세근이 빠지니 1쿼터에 득점이 없었던 헤인즈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헤인즈는 자신의 마크맨이 윌리엄스일 때는 미들레인지 점퍼를 이용했고, 국내 선수일 경우에는 페이스업을 통해서 자신 있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3쿼터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양희종도 발목 부상을 당해 빠지게 됐다. 결국 오세근-양희종이 없는 KGC 골밑은 한없이 약했고, 결국 리바운드 숫자에서 26-37로 크게 뒤지며 대패를 하고 말았다.
오세근은 분명 KGC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이다.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선수의 공백이 팀의 패배로 직결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동남 감독대행도 이 점을 느꼈는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전 하나가 빠지게 되면 무너지는 경향이 있는데, 주전에 의존하는 팀이 되면 안 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오세근의 발목 상태에 대해 “정확한 검진을 해보지 않아서 확답을 못 준다. 오세근의 말을 들어보면 발목 쪽에 충격이 있었다고 한다. 접질린 건 아닌데 찝힌 느낌이 든다고 한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KGC는 오세근의 공백을 메우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될 것이다. 하지만 마땅한 수가 보이질 않는다. 최현민과 정휘량 등의 스몰 포워드로 상대 빅맨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센터인 하재필이 있지만 다른 팀 빅맨에 비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 ‘오세근의 부재’라는 악재 속에서 이동남 감독대행이 과연 어떤 방법으로 헤쳐 나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헤럴드스포츠(안양)=임재원 기자]
■28일 프로농구 경기결과
안양KGC(7승 12패) 61-80 서울SK(15승 4패)
부산KT(9승 11패) 73-67 원주 동부(12승 7패)
서울 삼성(5승 15패) 72-70 고양 오리온스(12승 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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