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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오픈을 장식한 말말말<3>로리 매킬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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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경기중인 로리 매킬로이. 사진 제공=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니 대단히 감사하다”

2009년 10월 10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제52회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는 곱슬 머리에 앳된 얼굴로 1번홀 티 박스에 섰다. 평일 임에도 ‘포스트 타이거 시대’의 선두주자인 매킬로이의 스윙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운집했다. 갤러리 무리 속엔 한국의 주니어 골퍼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그들은 이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 대적할 차세대 스타로 매킬로이를 주목하고 있었다.

매킬로이는 비교적 작은 체구 임에도 가공할 장타를 날렸다.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기록한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309야드였으나 거리를 내야 하는 홀에서는 340야드 정도를 날렸다. 매킬로이의 티샷은 고탄도로 떠서 계속 날아갔다. 마치 골프 볼이 비행물체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날 매킬로이는 시차에도 불구하고 3, 5, 6번홀에서 연거푸 버디를 잡아내며 자신을 따르는 갤러리들을 만족시켰다. 매킬로이의 스윙중 감탄을 자아낸 부분은 피니시 자세였다. 마치 발바닥에 자석이 있는 달려 있는 듯 기계적으로 완벽한 피니시 자세를 만들어 냈다. 매킬로이가 어드레스에서 피니시까지 스윙을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0.8초에 불과했다.

첫날 이븐파를 기록한 매킬로이가 프레스룸으로 들어섰다. 한국 기자가 물었다. “타이거 우즈 보다 스윙이 더 좋다. 특히 피니시 자세는 너무 훌륭하다. 어떻게 그런 스윙을 만들었나?” 약관의 매킬로이는 질문을 받는 순간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며 달아 올랐다. 그리고 질문을 한 기자에게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리곤 “사실 그런 평가는 처음 듣는다. 그렇게 생각해 주니 너무 감사하다”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어깨가 110도까지 돌아가는 매킬로이의 스윙은 “미켈란젤로의 조각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후 21개월에 플라스틱 골프채를 처음 잡은 매킬로이는 네 살 때부터 북아일랜드의 무명 스윙코치인 마이클 배논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뜨고 나면 스윙 코치를 바꾸는 여느 선수들과 달리 매킬로이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지금도 마이클 배논으로부터 스윙을 점검받고 있다. 배논 스윙코치는 “매킬로이의 스윙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자동적으로 이뤄진다”고 평가한다. 5년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보여준 것처럼 매킬로이가 왜 스윙 로봇처럼 완벽한 스윙을 하는 지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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