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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투어 경기위원들의 꿈과 애환<3>
경기장 폭력
*헤럴드스포츠는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성공을 뒷받침한 경기위원들의 애환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스포츠 종목중 심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종목이 성공한 사례는 없습니다. 과거 제 역할을 못해 질타를 받아야 했던 KLPGA투어 경기위원들이 어떻게 달라졌으며 그들이 음지에서 어떤 애환 속에 필드를 누비는 지를 독자 여러분께 알려 드릴 것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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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야! 이 XX년아 죽고 싶어?”란 말이 끝남과 동시에 경기위원의 얼굴로 주먹이 날아 왔다. 지난 해 A선수의 팬클럽 회원이 코스로 진입하는 걸 제지한다는 이유로 K 경기위원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폭력을 가했다. 폭행 당한 K 경기위원은 경찰에 신고할 경우 진행 중인 대회에 지장을 받을까 우려해 속앓이를 하며 조용히 넘어갔다. 하지만 그의 가슴 속에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았다.

지난 달 KLPGA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정창기 경기위원장과 경기위원회를 인신공격하는 악성 게시글이 올라왔다. 늑장플레이를 한 K선수에게 2벌타와 벌금 50만원, 그리고 1게임 출장정지를 부과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골프팬이라고 자처한 글쓴이는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자 게시글을 자진 삭제했다. K선수는 ‘아웃 오브 포지션(out of Position)’ 상태에서 1분 10초가 경과되어 벌타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관계자들의 그릇된 행동들이다. 통상 선수에 대한 벌타 부과 공지는 대회 기간 중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클럽하우스 내 게시판을 통해 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관계자가 아닌 일반 갤러리가 특정 선수에 대한 벌타 부과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게시 글이 올라왔다는 것은 K선수와 가까운 특수 관계인의 소행으로 경기위원회에 대한 감정적인 흠집 내기로 밖에 볼 수 없다.

“코스를 이렇게 세팅하면 안 되죠” 장타자로 손꼽히는 모 선수의 아버지가 기자에게 경기위원회의 코스 세팅에 대한 ‘뒷담화’를 쏟아낸다. 코스가 길면 길다고, 쉬우면 쉽다고, 어려우면 어렵다고 불평들이 쏟아져 나온다. 또 자기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룰’ 해석이 나오면 거침없이 막말을 쏟아낸다. 선수들 또한 벌타를 부과 받게 되면 앞 뒤 안 가리고 해당 경기위원을 거세게 비난한다. 이런 행태들은 경기위원들의 의욕을 꺾는 ‘칼날’같은 말들이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경기위원들에게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벌타를 부과할 때”라는 답이 돌아온다. 경기위원은 개인적 감정으로 벌타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 또 일방적인 룰 적용도 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규칙에 의해서 행동할 뿐이다. 대부분의 경기위원들은 선수 출신이다. 그래서 한타 한타가 얼마나 소중한지, 드롭 위치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잘 알고 있다. 과거 감정에 치우쳐 과도한 룰 적용을 했던 일부 비뚤어진 경기위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달라지고 있다.

경기위원들도 골프 규칙을 잘못 해석해 실수 할 수 있다. 인간의 한계다. 그래도 오심은 막아야 한다. 그래서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부터는 경기위원 개인이 아닌 경기위원회가 다시 한 번 골프규칙을 엄격히 해석해 최종 판정을 내린다. 또 코스세팅도 토너먼트 코스세팅 메뉴얼에 따르고 있다.

정창기 경기위원장이 부임한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늑장 플레이가 근절됐다. 그리고 끊임없이 제기되던 억울한 판정에 대한 잡음도 사라졌다. 그 결과 KLPGA투어의 경기력 뿐 아니라 위상까지 높였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선수들 모두가 환영하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는 경기위원장 혼자 만든 것은 아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경기위원들 모두의 노력 덕이다. 경기위원회가 변한 만큼 선수와 선수 부모, 골프관계자 그리고 갤러리도 변해야 한다. 더 이상의 경기위원들에 대한 유무형의 폭력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KLPGA투어를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급 투어로 성장시키려는 집행부의 의지가 절실한 때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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