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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좀비‘ 카디널스, 수비에 발목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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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세인트루이스 (사진=OSEN)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세인트루이스의 가을 DNA가 예기치 않은 수비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16일(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초반 4-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1승 1패의 균형에서 내리 두 경기를 내준 세인트루이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남은 세 경기를 모두 따내야 하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앞선 두 차례의 패배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수비가 문제였다.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 2회 먼저 한 점을 내준 세인트루이스에게는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흔들리던 웨인라이트는 블랑코를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3루수 맷 카펜터는 공을 가랑이 사이로 흘리며 추가점을 내주고 말았다. 3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웨인라이트는 병살타성 2루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콜튼 웡이 이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며 상황은 2사 3루가 아닌 1사 1,3루로 연결됐고, 후속 타자인 브랜든 벨트의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3차전. 1회말 0-1 상황의 2사 만루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이시카와는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3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펜스 하단을 직접 때리는 잘 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로선 타구의 방향을 제대로 읽지 못한 우익수 그리척의 타구 판단이 아쉬운 장면이었으며, 직선거리로 쫓아갔다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리고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세인트루이스는 랜디 쵸트의 끝내기 송구 실책으로 3차전을 내주게 된다.

4차전에서도 세인트루이스는 수비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4-3으로 앞선 6회말 카디널스는 1사 2,3루 위기를 맞이했다. 6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마르코 곤잘레스는 후속 타자 블랑코를 1루 땅볼로 유도했다. 동점 허용을 막아야했던 세인트루이스는 때마침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던 상황. 하지만 블랑코의 타구를 잡은 맷 아담스의 홈 송구가 포수 좌측으로 치우치며 허무하게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아쉬운 수비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아담스는 패닉의 1루 선상 타구를 잘 잡아낸 뒤 1루 베이스를 밟으며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더블 아웃을 노린 아담스는 2루로 공을 뿌렸으나, 주자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송구가 좌측으로 치우쳤고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역전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3루 주자가 강습 타구로 인해 스타트를 빨리 끊지 못했기에 아담스의 수비가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경기의 대세를 넘겨준 6회말 아담스의 두 차례 수비는 이날 승부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이같이 세인트루이스는 챔피언십시리즈 들어 패배를 기록한 세 경기에서 모두 수비에서 사단이 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88개의 실책으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8번째로 적은 실책을 기록하며 상당히 견고한 수준의 수비를 자랑했던 팀이다. 하지만 몰리나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와 더불어 가을 좀비라는 끈끈한 이미지와 대비를 이루는 수비에서의 잔 실수들은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흔히들 강력한 원투 펀치, 확실한 마무리, 승부처에서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거포 등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한 여러 조건이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승리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탄탄한 수비다. 이제 세인트루이스에게 남은 여유는 없다. 그들이 작금의 위기에서 벗어나 대역전극을 펼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요소 역시 견고한 수비가 될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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