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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리나 부상’, 반격에도 웃을 수 없는 세인트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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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옆구리 부상으로 교체된 야디에르 몰리나(좌) (사진=OSEN)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가을 좀비’ 세인트루이스가 반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몰리나의 부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남게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13일(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9회말 콜튼 웡의 끝내기 홈런으로 샌프란시스코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어제 패배를 설욕한 세인트루이스는 시리즈의 균형을 맞춘 채 AT&T 파크 원정 3연전을 맞이하게 됐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세인트루이스로선 마냥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2-2로 맞선 6회말 카디널스는 무사 1루의 기회를 맞았다. 타석에는 야디에르 몰리나. 몰리나는 제레미 아펠트의 4구째를 정확히 받아쳤지만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병살타로 연결됐다. 경기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병살타가 아니었다. 몰리나가 타격을 하는 과정에서 왼쪽 옆구리 부위에 통증을 느끼며 감독과 트레이너의 부축 속에 경기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몰리나의 공백은 곧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고스란히 반영됐다. 랜디 쵸트는 7회초 선두 타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몰리나 대신 마스크를 쓴 토니 크루즈는 후속 타자인 마이클 모스의 타석에서 어이 없는 패스트볼로 위기에 불을 지폈다. 결국 1사 만루에서 마르티네즈가 블랑코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는 9회 다시 한 번 몰리나의 빈자리를 느껴야했다. 4-3으로 앞선 9회초 2사 1,2루 상황. 풀 카운트 상황에서 마무리 로젠탈은 99마일 직구를 선택했다. 하지만 부담감에 힘이 잔뜩 들어간 로젠탈의 투구는 원 바운드로 포수 미트를 향했다. 예상치 못한 로케이션에 크루즈는 블로킹에 실패했고, 설상가상으로 공의 위치를 놓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이 풀 카운트 상황에서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2루주자 더피가 내친 김에 홈까지 질주하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가까스로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따냈지만 몰리나의 공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평가를 받는 몰리나의 부상은 세인트루이스에겐 최대 악재일 수밖에 없다. 몰리나는 지난 7월 엄지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며 약 50일 가까이 엔트리에서 제외됐었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은 몰리나가 마스크를 쓴 상황에서 3.1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반면, 그 이외의 상황에서는 4.07의 평균자책점에 그친 바 있다. 특히 팀의 에이스인 웨인라이트는 평균자책점에서 몰리나와 호흡 시 1.78에 그치지만, 크루즈 혹은 피어진스키와 짝을 이룰 때에는 3.88로 2점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팀의 중심이자 구심점인 그는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는 몰리나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62승 47패(.569), 그렇지 않은 경기에서는 28승 25패(.528)에 그친 바 있다. 밀워키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던 8월 말, 세인트루이스가 몰리나의 복귀 전 다음 경기부터 9승 1패라는 대 질주로 지구 선두를 탈환한 것은 팀 내 그의 존재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옆구리 부상은 단 기간 회복이 힘든 부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일 몰리나가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피어진스키 혹은 크루즈가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에 새 둥지를 튼 피어진스키는 팀 내 투수들과의 호흡에서 문제를 드러냈으며, 크루즈는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출전 경험이 단 한 차례도 없는 선수다. 이날 경기에서는 몰리나의 공백을 이겨내며 재역전승을 거뒀으나, 팀 내 구심점 역할을 하던 몰리나의 이탈은 향후 시리즈에서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좀비 근성’으로 똘똘 뭉친 세인트루이스가 몰리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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