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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해진 北美 설전…李·尹 누가 돼도 다음 정부 부담 백배
北 “더 강력 대응” vs 美 “상응결과 있을 것”
韓, 새 정부 출범 초부터 北美대결 직면 부담
북한의 잇단 극초음속미사일 주장 시험발사와 미국의 이에 대응한 새로운 대북제재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미대립 구도가 장기화될 경우 차기 출범할 한국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뒤따른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과 미국의 설전이 독해지고 있다. 북한이 연초부터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시험발사를 연이어 감행하자 미국은 새로운 독자 대북제재에 더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까지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즉각 ‘강도적 논리’라고 반박하면서 추가 무력시위를 예고했고, 미국은 북한의 행동에 상응하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 ‘말대 말’ 싸움 수준이지만 북미 간 대립과 갈등 격화는 오는 5월 정권재창출이든, 정권교체든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 정부에게 출발부터 큰 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美 제재 움직임에 北 즉각 반발=일단 북미 간 설전 전면에는 북한 외무성과 미 국무부가 나섰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의 새 대북제재와 유엔 안보리 추가제재 움직임에 반발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자신들의 합법적 자위권 행사를 문제삼는 것은 명백한 도발이자 강도적 논리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의도적으로 격화시킨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와 대화를 내세우지만 여전히 고립과 압살의 대북 적대정책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방위력 강화는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다. 우리는 정정당당한 자기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기어코 이런 식의 대결적인 자세를 취해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무력시위 강도를 높여갈 것임을 예고했다. 극초음속미사일 ‘대성공’을 선언한 북한은 이미 초대형 핵탄두, 수중 및 지상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다탄두 탄도미사일(MIRV) 개발과 보유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의 대북압박 메시지 수위도 높아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MSNBC 방송에 출연 북한을 적대하지 않는다며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북한의 행동에는 상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과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겠다는 점과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힌 뒤 북한은 이 같은 제안에 응답하지 않은 채 새로운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특히 “우리는 대응에 있어 북한을 제재할 뿐 아니라 유엔과 한국, 일본과 같은 핵심파트너들과 함께 깊이 관여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을 적절하게 방어하고 북한의 이런 행동에 대한 영향과 결과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일부는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은 과거에도 그랬고 아마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에도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엄중경고한 바 있다.

▶北 극초음속미사일에 李 ‘도발’·尹 ‘선제타격’=문제는 북미대화 교착 국면이 장기화된 가운데 북미 간 설전이 대결구도 고착화로 이어지면 오는 3월 대선을 거쳐 5월 출범하게 될 한국 새 정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후보 시절부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2017년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그리고 이에 대응한 ‘화염과 분노’로 대변되는 당시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기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가정이긴 하지만 문 대통령 취임 첫해 한반도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면 임기말 공들이는 종전선언의 명운도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외교안보정책에 있어서 상대방과는 물론 문재인 정부와도 차별화를 걷고 있다.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를 표방하는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겠다, 굴욕적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당당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북한 극초음속미사일에 대해서도 ‘도발’로 규정했는데 이 역시 현 정부와 온도차가 나는 대목이다.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강경한 대북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한미의 포괄적 전략동맹 실천을 앞세운 윤 후보는 특히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며 대북정책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윤 후보는 북한 극초음속미사일과 관련 ‘선제타격’을 언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외교소식통은 “북핵문제나 한반도문제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긴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며 “북미 간 공방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북한의 핵실험 또는 ICBM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힘든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도 한국 선거판에 북풍 등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문제는 선거 이후”라며 “다음 정부는 대화를 통한 협력이 진전되도록 하되 안되면 분쟁을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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