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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P.’ 때와 다르다더니…해군 일병 극단 선택 수사도 난망
정 일병 소속 강감찬함 함장 1차 조사 불구 파견 내보내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 부실수사 논란 불구 책임자는 없어
해군 3함대 강감찬함 소속 정 일병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료사진. [해군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가혹행위를 당한 해군 일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야만적인 군내 부조리상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국민적 공분을 산 공군 여중사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 ‘부실 수사’ 논란 관련자들은 사실상 형사처벌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최근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웹드라마 ‘D.P.’에서 적나라하게 그려진 군내 부조리상에 대해 지금은 다르다고 밝힌 입장이 겸연쩍게 됐다.

선임병들로부터 구타와 폭언, 집단 따돌림 등을 당한 고(故) 정 모 일병 사건을 둘러싼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숨진 정 일병이 소속됐던 해군 3함대 강감찬함(4400t급)의 함장과 간부들은 현재 해외 파견근무중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하면서 현지에 남게 된 문무대왕함(4400t급)을 인수한 뒤 국내로 이송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후반께 진해항으로 입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함장에 대해 정 일병의 자해 사실을 알고도 하선 조치하지 않고 ‘도움병사 C등급’ 이상 지정 등을 하지 않은 지휘책임이 있으며, 가해자들과 분리조치는 물론 오히려 ‘사과받는 자리를 갖는 게 어떻겠냐’며 선임병들과 마주앉게 했다며 2차 가해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일병이 지난 6월 18일 숨진 채 발견되고 석달 가까이 지나서야 사건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조사가 진행될 때까지 ‘말 맞추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 해군에 따르면 관할부대 군사경찰은 강감찬함 함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파견되기 전 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지난 7월말 유족 측에 중간수사결과와 향후 추가수사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미 조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파견을 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사안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해군은 함장과 간부들이 국내 복귀하는 대로 추가 소환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군 여중사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 군검찰 수사심의위는 지난 6일 마지막 회의에서 초동 수사 감독·지휘라인에 있으면서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준장)과 공군 법무실 소속 고등검찰부장(중령) 등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재판에 넘겨진 13명 가운데 수사 관련자는 1명도 포함되지 않게 됐다. 결국 이번 사건 초동수사 과정에서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책임질 사람은 없게 된 셈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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