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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뷰] 비극적 결말, 그럼에도 따뜻하고 소박한 연극 ‘생쥐와 인간’

  • 기사입력 2019-10-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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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티브히어로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연극 ‘생쥐와 인간’은 따뜻하고 소박하다.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작품임에도 극 전반에 두터운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원작인 중편 소설 ‘생쥐와 인간’은 1930년대 미국 대공황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젊은 시절 여러 목장, 공장, 공사장에서 일했던 그는 비참한 민중들의 삶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일자리를 찾아 시골 농장을 전전하던 두 청년의 비극을 담은 이 작품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무대에 올랐다. 브로드웨이 대극장 공연을 소극장 무대로 옮기면서 무대와 캐릭터 설정 등을 한국 정서에 맞게 바꿨다. 그리고 올해 재연에서는 더 풍성한 서사를 위한 변화도 있었다.

팍팍한 상황의 조지와 레니지만 그들이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다른 농장으로 향하는 모습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조지의 갖은 타박에도 그저 헤헤 웃기만 하는 레니, 그런 레니를 보살피는 조지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한다. ‘둘 도 없는 친구’란 말이 이 둘을 두고 나온 것처럼.

웃음이 낭자했던 1막과 달리, 2막에 들어서는 긴장감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새로 찾은 농장에서 레니가 또 예기치 못한 사고에 휘말리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둘도 없는 친구였던 조지와 레니의 끝은 비극이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돌아가는 관객들에게 ‘비극적 결말’로 각인되지 않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보여줬던 깊은 인간애가 이미 극 전체를 감싸고 있었던 터다. 등장인물은 대체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몸’을 움직여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이지만, 사람에 대한 존중과 우정을 통해 인간의 따뜻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남자들의 입을 통해 설명되던 컬리부인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면서 한 남자의 아내가 아닌,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여성의 모습도 현실과 맞닿아 있다.

‘생쥐와 인간’은 작품 자체의 힘도 있지만, 배우들의 디테일한 캐릭터 설정으로 더욱 완성도 있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특히 레니 역의 최대훈은 움직임, 말투, 눈빛을 통해 캐릭터를 구체화하는데, 캐릭터를 얼마나 관찰하고 연구했는지 예상이 된다. 문태유가 그린 조지와의 호흡도 인상적이다. 두 사람은 진지하게 극을 이끌어가면서도 엉뚱하고 수다스러운 대화 속에서 웃음의 포인트를 건드리면서 2시간에 달하는 시간동안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연극 ‘생쥐와 인간’은 11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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